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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예술 이야기] 제22화 베르디와 리골레토 (Rigoletto), 프랑수아1세와 트리볼레②
베르디와 리골레토 (Rigoletto), 프랑수아1세와 트리볼레 ②
지난편에서 필자는 프랑수아1세와 트리볼레에 대한 이야기를 서술함으로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시대적인 배경에 대해서 설명을 하였다. 이번 편에서는 이제 베르디와 리골레토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고자 한다.
인간 베르디는 쉽게 흥분하거나 격렬한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친구이자 당대 유명한 대본작가였던 프란체스코 피아베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시대적 상황에서 그가 많은 분노를 하였음을 알 수 있다.
베르디는 친구인 피아베에게 쓴 글에서 대본을 의뢰하며 <경찰 당국이 허가를 해준다면 나는 이 시대 최고의 작품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소재도 훌륭하고 주인공 역에 맞는 아주 뛰어난 성악가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 내용은 왕의 환락이며 주인공은 트리볼레입니다. 이 편지를 받으면 바로 작업을 시작해 주십시요, 하지만 그전에 우리는 이 작품이 검열을 통과할 수 있도록 조력자가 필요합니다. 서둘러서 찾아야 합니다.>
단순히 오페라 한편을 위한 대본을 쓰고 작곡을 하여 무대에 올리겠다는 것인데 베르디는 검열 통과에 대한 걱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베네치아에 있는 페니체 극장과 그가 공연에 대한 계약을 하였기 때문이었고 당시 베네치아는 오스트리아의 통치하에 있었기 때문이다.
베르디가 리골레토 작품과 그 소재에 대하여 어느 정도 확신을 가졌었냐고 하면 <이 소재는 연극 대본으로서도 최고일 것입니다. 이것은 셰익스피어의 등장인물에 버금갈 것입니다. 성공은 따논 당상입니다>라고 피아베에게 수회에 걸쳐 강조를 하면서 조력자를 찾으라고 강요를 했다.
피아베는 베르디에게 아무 걱정하지 마라고 이야기하며, 오페라 대본을 준비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제목과 더불어 내용의 중심을 <저주>에 두며 이야기를 써나가기 시작했다. 대본집필을 종료하고 피아베는 경찰에 검열을 의뢰하였지만 베니치아의 경찰서장으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존경하는 작가 피아베와 경애하는 거장 베르디가 재능을 발휘하는 장면으로서는 그 소재가 너무 부도덕하며 저속하며 제목을 <저주>로 선택한 것에 대하여 심한 유감을 표합니다>라며 공연이 금지되었으며 일절 이의 신청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베르디는 경찰서장이 지적했던 검열대상 부분에 대해서 언급하기를 <원작에서 제시되는 노인의 저주는 매우 엄숙하며 작품의 동기가 되는 부분인데 이 것이 없어지면 우스꽝스러운 이야기가 되어 버리게 될것이며, 주인공인 공작은 반드시 방탕자로 설정하야 함을 주장하며 양보하지 않았다. 검열을 위해 이 부분을 수정하게 된다면 오페라의 줄거리가 앞 뒤가 맞지 않게 됩니다>라며 주장했다. 이에 더해 오페라에 등장하는 소품들이 경찰과 무슨 관계가 있냐며 비난하였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던 중 베르디를 구원해줄 사람이 등장하였다. 바로 카를로 마르텔로가 주인공인데 그는 중재라고 나서며 오페라의 배경이 되는 무대를 정치적인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조언을 하였다. 오스트라아와 동맹국인 프랑스의 인물과 배경을 적국인 이탈리아의 소국으로 옮기고 주인공의 이름도 바꾸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페라의 제목은 “저주”에서 “어릿광대”로 바뀌었고 중심인물이던 프랑수아1세는 만토바 공작으로 그리고 트리볼레는 리골레토로 변경되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중재자로 나선 마르텔로 그는 바로 검열을 통해 공연을 막았던 경찰서장이었다. 하지만 이 일을 통해 그는 마치 평화주의자이자 이해심 많은 예술애호가처럼 행동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실제에서 이 사람은 이탈리아의 애국자들을 검거하여 탄압한 사람으로 유명했다.
이러한 스토리를 남기며 리골레토는 1851년3월11일 페니체 극장에서 막을 올렸으며
말할 필요없이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으며 베르디의 걸작으로 가장 인기있는 작품으로 현재까지 무대에서 공연되어 지고 있는 것이다.
오페라에서 만토바 공작이나 실제 배경이 되었던 프랑수아1세는 양심없는 방탕자로 그려지고 있다. 또한 그들은 많은 사람을 괴롭히면서 결코 책임지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 군주는 죄의 대가를 치루었다고 할까? 그는 오랜 투병끝에 52세에 사망하고 말았다. 당시의 병명으로는 전염병이라고 했지만 오늘날 우리는 이것을 매독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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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기룡 교수
경북대, 러시아국립차이코프스키음악원(석·박사)
캄보디아 왕립예술대학 교수
성악가, 합창지휘자, 콘서트 프로듀서
NGO활동가로 동남아, 한국, 유럽에서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