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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76화 캄보디아의 노인복지시스템
이제 본격적으로 건기가 시작된 데다가 매서운 겨울을 경험할 리 없는 현지인들은 고작 20도를 웃도는 기온에도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을 한다. 그래서 혹자는 이때를 결혼식 시즌의 시작인 동시에 부지불식간에 찾아오는 장례식도 급증한다고 일소한다. 한국도 그렇듯이 많은 노인들은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는 계절에 취약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캄보디아에서 사회보장기금이 운용되는 공무원이나 군인 출신이 아닌 무자식의 노인들은 길바닥에서 동냥을 하며 죽을 날만을 기다린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실상이 이렇다는데도 정부 당직자는 누구라도 국가의 혜택을 받는다고 일축하는 게 캄보디아 노인복지의 현주소일 것이다.
▲ 시장의 길바닥에 앉아서 구걸하는 노인의 모습
유엔인구기금(2019년6월)에 따르면, 캄보디아 인구통계에서 인구의 60% 이상은 30세 미만의 젊은이들로 구성된다. 그러나 지난 20년 동안 생활조건의 개선과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캄보디아 역시 노인인구의 급증을 경험하고 있다. 이로 인해 특히 노인부양이 가능한 사람들의 수가 향후 10년간 급격한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새로운 과제로 부상했다. 또한 캄보디아 국립통계소 데이터에서 캄보디아의 기대수명은 지난 20년간 빠르게 증가했다. 1998년에 여성 58세, 남성 54세까지 살 것으로 예상됐던 반면에 2019년10월 보도에서 여성 73세, 남성 69세로 각각 26%, 28%씩 기대수명이 증가했다.
캄보디아는 전통적으로 자녀와 대가족 구성원이 은퇴한 노년층을 돌보는 책임을 진다. 그러나 2016년 발표된 캄보디아 인구 고령화 보고서는 65세 이상 인구 100명당 15-64세의 근로 연령층 인구를 측정하는 노인인구 부양비율을 검토한 결과 기존 관행의 지속가능성에도 심각한 의문이 제기됐다. 1998년 부양비율은 15.5명이었으나 2019년에 그 수치는 13.2로 떨어졌고, 2030년에는 9.3명으로 더 낮아질 전망이다. 따라서 오늘날 젊거나 중년의 캄보디아인이 과거와 같이 은퇴할 때쯤에 자녀가 돌볼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이러한 우려는 향후 몇 년 동안 “많은 정책적 파급 효과”를 예고한다.
캄보디아 정부는 노인인구 증가율에 대해서 2015년 7.2%에서 2030년 11%로 증가를 예상함에 따라 “2017-2030년 국가노인정책”을 추진 중이다. 해당 정책은 고령자가 가족과 지역사회 및 정치, 경제, 종교 활동에 자유와 존엄성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다는 관점을 전제로 노인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이에 따라 ①연령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 ②노인인구의 대다수를 구성하는 여성에게 더 초점을 맞추어 성평등을 보장하며, ③세대간 관계를 촉진하여 크메르식 전통적 공동가족시스템의 강점을 지키는 것을 접근방식으로 제시한다. 2018년1월에 시작됐으며 고령자의 재정적 안정, 건강, 생활, 여가부문과 폭력, 무관심 등의 분야를 명시했다.
▲ NGO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 소속 지역사회 노인협회가 노인을 지원하는 모습
이러한 국가정책의 일환으로서 캄보디아의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노인을 지원하는 복지시스템은 OPA(노인협회)가 담당하고 있다. OPA는 노인회원을 대상으로 사회활동을 조직하며 소액금융을 제공하거나 기타 자선활동을 수행하는 NGO이다. 1998년에 국제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HelpAge International)’이 내전 후 노인을 구제할 목적으로 캄보디아에서 처음 조직했다. 캄보디아 정부는 노인의 사회경제적 복지증진을 위해 전국적으로 OPA 설립을 강력히 권장했다. 면 단위로 OPA를 최소 하나는 필수로 두도록 규정함에 따라 언론(2019년)은 전국에 1,646개의 협회가 운영 중이고 약30만명의 노인들이 가입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캄보디아의 65세이상 노인들 상당수가 기본적인 생계를 위해 근로를 통해서 부족한 소득을 보충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2018년)에 따르면,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는데 주로 도시 26.2%, 지방 45.4%의 노인들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노인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주체의 대다수는 자녀 또는 손자녀로서, 개발도상국의 사회경제적 열악함 속에서도 부모 또는 조부모의 부양을 큰 가치로 여기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동시에 현재로선 노인복지시스템이 불완전한 캄보디아가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최대의 출구일 것이다.
※ 지난 65화 격동의 20세기 캄보디아의 애국가 ①에서 일부 내용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캄보디아의 애국가 “노꼬리엇”의 새로운 버전 녹음 작업에 한국의 참여를 밝힌 부분에서 제가 잘못된 내용을 게재했습니다. 해당 음원은 2019년8월에 경북도립교향악단과 캄보디아왕립합창단의 협연으로 제작됐으며, 캄보디아 정부와 경상북도의 문화 ODA(공적개발원조) 협약을 바탕한 것입니다. 이에 저의 착오로 언급된 새마을세계화운동과는 전혀 관련이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자 합니다. 향후에 해당 음원이 캄보디아에서 공식적으로 사용됐을 때 음원 제작 배경이 제대로 알려지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글 이영심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