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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73화 물축제 기간의 다양한 행사 이해하기
크메르 물과 달의 축제 또는 본엄뚝은 캄보디아에서 가장 큰 축제에 속한다. 매년 캄보디아 음력 12월(카에깟떡) 상현달 15일을 전후하여 3일을 축제기간으로 삼는데, 2020년 달력은 10월30일부터 11월1일까지를 연휴로 지정했다. 이날은 5-6월부터 시작되는 우기시즌의 풍부한 빗물 공급으로 왕궁 앞 짝또목강의 메콩 강물이 상류의 똔레삽으로 역류했다가 다시 전환되는 시기와도 통한다. 똔레삽이 가득 차는 10-11월까지 호수는 생선젓갈 ‘뿌러혹’의 주재료가 되는 물고기가 풍부해지고 농경지는 양질의 흙으로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다. 이처럼 좋은 환경을 자연적으로 조성해준 “꽁끼어(인도의 갠지스강)” 여신에게 감사하고자 물축제가 열린다.
* 본엄뚝(Bon Om Touk): “드래곤보트 레이싱 축제”
▲ 물축제 기간에 왕궁 앞 짝또목 강가에서 배경기를 구경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모습
물축제는 캄보디아에서 본엄뚝으로 더 많이 불려진다. ‘본’은 ‘행사’, ‘엄뚝’은 ‘배를 젓다’라는 뜻이니까 본엄뚝은 보트 레이싱 축제라고 번역할 수 있다. 이 행사는 크메르제국 자야바르만7세 왕대(재위: 1181-1218)인 12세기에 처음으로 거행됐다. 당시 캄보디아를 침범했던 참파국과의 해전(1177-1181)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고 크메르 해군의 용맹함을 드높이고자 진행됐다. 오늘날은 물축제 한달 전부터 캄보디아 전역의 주요 강가마다 프놈펜 배경기 본선에 출전할 400여개 팀을 선발하기 위해 지역마다 예선전이 치러진다.
경기용 배는 드래곤(Dragon) 보트라고 불리는데 길이는 대략 30m이고 50여명이 승선할 수 있다. 뱃머리와 꼬리에는 신성한 제단을 마련하여 향과 쌀, 바나나, 코코넛 등의 제물을 놓는다. 선체의 모서리는 나가, 코끼리, 악어, 하누만, 공작, 가루다 등을 조각하고, 몸통은 뱀처럼 기다랗고 날렵한 유선형으로 깎았다. 경주가 시작되면 선두에 앉은 지휘자의 구령에 맞춰서 수십여 개의 노가 일사불란하게 저으며 빠르게 전진한다. 본선은 출전팀을 나눠 3일간 경주한 기록에 따라 마지막날 선정된 최종우승팀이 국왕의 상금이나 식료품을 하사받는다.
* 로이뿌러띱(Loy Bratib): “화려한 정부부처 모형배 퍼레이드”
‘로이’는 ‘표류하다’, ‘뿌러띱’은 ‘함선 또는 램프’라는 뜻이다. 역사적으로는 1528년에 앙짠1세 왕(재위: 1516-1566)이 베트남족의 침입을 막아낸 해군의 승리를 기념하고자 시작됐다. 당시에 함대마다 장식한 휘황찬란한 불빛은 전시 중 식량을 운반하던 수송선이 등불을 밝힌 데서 유래했다. 오늘날은 물축제날 밤에 정부 부처마다 크메르어 명칭과 기관 로고를 전등으로 수놓은 대형 모형배가 짝또목강을 반짝반짝 비추며 위아래로 표류한다. 일반인도 상인들이 예쁘게 단장해서 파는 작은 조각배를 구입해서 짝또목강에 띄울 수 있다.
* 썸뻬아 뿌레아카에(Sampeah Preah Khae): “달님에게 기도하기”
▲ 썸뻬아 뿌레아 카에 의식을 위한 상차림
‘썸뻬아’는 ‘절하다’, ‘뿌레아카에’는 ‘달님’이라는 뜻이다. 불교설화에 따르면, 부처의 전생이었던 신성한 토끼가 부처가 되려는 자에게 목숨을 바치기로 보름달에 소원을 빌었다. 그러자 노인으로 변장한 신(Preah Ean)이 토끼의 생명을 취하고자 했지만 토끼가 워낙 신성해서 죽일 수 없었다. 토끼는 노인을 위해 불속에 뛰어들었고, 죽기 전에 영원히 보름달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그때부터 달 표면에는 토끼 형상이 보이게 됐다. 캄보디아인은 물축제의 보름날 밤에 토끼를 위해 엄복, 바나나, 코코넛 및 음료 등으로 제단을 차리고 향을 피운다.
* 악엄복(Ak Ambok): “납짝하게 찧은 햅쌀 먹기”
물축제의 둘째날은 악엄복의 날이다. ‘악’은 ‘손에 가득 담아서 입에 털어 넣다’, ‘엄복’은 ‘볶아서 찧은 햅쌀’이라는 뜻이다. 자정이 되면 가정에서는 썸뻬아 뿌레아 카에 의식을 치르고 엄복과 코코넛 주스, 바나나를 함께 먹는 것이 전통이다. 엄복을 먹을 때는 웃기기 게임을 해서 패자는 입안 가득 엄복과 바나나를 먹는 벌칙을 수행한다. 2019년 물축제는 독립기념일 및 정치적 이슈가 연계돼서 훈센 총리는 크메르민족의 연대를 호소하며 엄복 함께 먹기 행사를 대대적으로 전개하기도 했다.
글 이영심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