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예술 이야기] 제17화 Nessun Dorma

기사입력 : 2021년 12월 03일

류기룡 타이틀

Nessun Dorma

지오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서 칼라프 왕자가 부르는 아리아 Nessun Dor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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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페라 아리아는 테너가 부르는 노래 중 자신의 기량을 무대에서 뽐내기에 가장 어렵다고 대다수의 성악가는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곡이 지금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즐겨 듣고 부르는 노래가 되었다. 왜 이 노래 한 곡에 사람들은 그토록 열광을 하며 성악가들은 왜 이 곡을 부를 수 있기를 그토록 열망하는 것일까?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그 강력한 소리를 뚫고 나오는 청아한 테너의 화려한 고음으로 울려 퍼지는 목소리 때문일까? 아니면 노래를 부르는 성악가의 세상의 모든 것을 담은듯한 얼굴 표정과 터질 듯 부풀어 오르는 핏줄이나 힘줄에서 느끼는 긴장감일까?

과연 무엇이 무대 위의 공간과 객석의 시간을 이렇게 절묘하게 어우러지게 만들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전율을 느끼게 하는 것일까! 필자는 그 이유를 목소리에 녹아 든 성악가의 삶의 시간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그 시간에는 인생의 희로애락과 더불어 수많은 경험과 노력 그리고 철학 등 삶의 발자취가 목소리에 스며들어 음악이라는 감정으로 표현되어 우리의 가슴에 전달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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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 대한민국의 핫 아이콘으로 불리며 클래식 음반으로는 드물게 소프라노 조수미 이후 처음 100만장의 음반 판매고(요즘은 대중가수들의 음반도 10만장 판매고면 대박이라고 함)를 올린 트바로티 김호중을 처음 만났을 때는 10여년의 러시아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성악가와 예술행정가의 길을 걷고 있던 필자가 비슬락 음악회에 출연하였을 때였다. 이 음악회는 클래식과 대중가요를 넘나드는 한마디로 장르에 구애 받지 않던 자유로운 음악회로 전국에서 아는 사람들만 오는 매니아들만을 위한 가든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자리였다.

긴 시간 학교에서의 공부와 무대에서의 경험을 쌓고 귀국하여 무대에 서는 필자와 함께 무대에 선 어리다고 표현하는게 어울리는 밤톨머리 친구가 Nessun Dorma를 겁도 없이 부르던 자리였다. 꽤 좋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재능이 있어 보이는 그저 고등학생, 다듬어지지 않은 목소리와 거친 음악이었지만 힘있는 그의 목소리에 담겨진 느낌은 내 심장에 작은 파동을 주기에는 충분했었다. 그와의 첫 만남은 이렇게 스쳐 지나갔다.

두 번째 만남은 필자가 매주 패널로 출연하여 진행했던 대구MBC FM 라디오 방송의 ‘류기룡의 숨은 클래식 찾기’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였다. 이 프로는 클래식 음악과 무대에서 있었던 뒷이야기 그리고 음악가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음악과 함께 소개하는 내용이었는데 함께 방송을 진행하던 이대희씨께서 고딩 파바로티 김호중을 초청하여 그의 이야기와 노래를 라이브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아이디어를 내면서였다. 방송을 위해 언론을 통해 알려져 있던 그의 이야기와 노래들을 찾아 방송 시나리오를 준비했지만 실상 녹화 당일 진행을 위해 준비한 나의 원고는 거의 필요가 없었다. 그냥 그가 살아왔던 이야기를 듣고 완벽한 방음이 된 자그마한 녹화용 스튜디오에서 그가 부르는 노래를 라이브로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시간이었다. 그때 나의 입을 통해 나왔던 김호중에 대한 이야기는 ‘10년 후가 기대가 된다’라는 이야기였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적인 테너 ‘마리오 란자’의 음악을 대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설했던 부분이다.

우리의 세번째 만남은 필자가 당시 근무했던 시립예술단 기획공연 무대에 초대가수로 김호중을 초대하면서 이어졌다. 오케스트라와 라이브로 연주하는 자리가 처음이었던 젊은 성악가에게 무대 연습 시간을 통해 선배 음악가로 콘서트 프로듀서로 이런 저런 조언을 하면서 필자의 호기심은 관심과 애정으로 옮겨가게 되었다. 당시 들었던 생각이 만약 이 친구에게 좋은 선생님과 환경이 주어진다면 미래에 우리는 괜찮은 성악가를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뇌리에 새겨지기 시작했었다.

시간이 지나고 필자가 이곳 캄보디아로 와서 왕립예술대학교 근무를 하기 시작하고 난 후 나와 그가 직접적으로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없었지만 TV방송과 언론 그리고 전화로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도였으며, 가끔 잊을만하면 지인을 통해 그의 소식은 들을 수 있다. 그가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 시작할 때쯤 한국으로 유학을 간 딸아이에게서 들려온 소식이 ‘아빠, 호중이 오빠 미스터 트롯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왔어요 트바로티라고 불리고 있다’며 전해온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바로 유투브를 통해서 찾아본 그의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호중이에게도 또한 성악가로 오페라 무대에 서야 할 친구를 트로트 무대로 불러낸 방송국에게도 치밀어 오르는 화를 숨길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그의 다음 무대들을 보면서 필자는 그의 무대에서 다른 도전자들이 부르는 노래와는 다른 김호중만의 일관된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트로트라는 포장을 하였지만 그 내면에 숨겨진 오페라 본능은 숨져지지 않았음을 봤고, 오히려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초반 유럽과 미국의 성악가들이 무대에서 불렀던 스타일의 노래, 한국의 옛 가수들이 불렀던 노래들을 연상하게 만드는 매력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프놈펜 노래하는 남자들 단원 모집
노래 부르기 좋아하는 남자 성인

테너1 : 4명, 바리톤 : 3명, 테너2 : 4명, 베이스 : 3명

연습시간 : 주1회 2시간, 연습장소 : KR ARTS CENTER(tk 에비뉴 근처)

문의전화 089 340 530

류기룡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