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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72화 재래식으로 생산하는 요오드화 천일염
상품화 되어 시중에 유통되거나 수출되는 깜뽓 소금의 모습
올해 1월말 깜뽓-껩의 소금생산자협회(SPCKK)는 시즌이 도래했음에도 불리한 기상조건과 노동력 부족으로 소금생산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캄보디아에서 소금생산 시즌은 건기에 해당하는 매년 1월과 5월 사이인데, 보도된 시점에 겨우 1천톤만 생산했다고 하니 국내시장 수요인 8만 내지 10만톤을 감당 못할까봐 크게 우려했던 듯하다. 그런데 지난 9월초에 갑자기 더운 날씨로 양질의 소금을 풍부하게 생산했다고 전하면서 깜뽓-껩 소금생산량이 10만톤에 이르렀다는 보도가 나왔다. 덩달아 소금가격도 하락해서 자루(약50kg)당 약1만6천리엘($4)이던 것이 최고 약1만리엘($2.5)에 거래된다고 한다.
깜뽓은 캄보디아에서 두리안과 후추의 주요 생산지로 유명하다. 인근의 껩은 해안가라서 휴양시설이 소담하게 조성되어 현지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 캄보디아인들이 주로 소비하는 소금도 이 두 지역에서 공장시설 없이 재래식 소금밭에서 천연적으로 생산된다. 소금밭의 전체면적은 4,748헥타르(2020년2월기준)이며, 2015년 175,172톤, 2016년 143,145톤, 2017년 33,058톤, 2018년 수치없음, 2019년 18,430톤의 급격한 감소 추세는 중국과 태국에서 소금을 수입하고 국가전략목표로서 해결책 모색에도 역점 두게 했다.
껩주의 소금밭에서 소금을 모아놓은 모습
이처럼 건기의 기상조건에 영향 받는 캄보디아 소금은, 바다 가까이에서 논처럼 조성된 사각형 모양의 얕은 가두리에 바닷물을 들여서, 여러 날 동안 물을 증발시켜 남은 소금 결정체를 모아 세척하고 요오드를 첨가하여 생산한다. 소금에 요오드 물질을 첨가한다는 사실은 한국에서 권장되지 않는 사항이라 좀 생소했지만 국내외 시장에 유통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수적인 공정이다. 요오드 첨가를 포함한 단계적 공정을 위해서 약 30~45일을 거쳐야 비로소 건강에 좋은 미네랄이 70종 이상 포함된 소금 제품이 된다.
생산된 소금은 50kg 포대자루에 담겨서 전국으로 배송되며, 일련의 모든 소금 생산 과정은 기계 없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슬로푸드국제본부는 특히 깜뽓 소금에 ‘맛의 방주(Ark of Taste: 보존해야 하는 사멸 위기의 음식)’라는 칭호를 부여했다. 이처럼 깜뽓은 요오드화 소금생산으로 유명하지만 대량생산에 있어서 성공은 제한적이다. 이는 영세한 생산자들이 깜뽓과 껩의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데다가 기반시설과 자금 및 요오드화 공법의 법제화 미비에 따른 것이다.
캄보디아의 소금생산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뽈뽓 정권(1975~1978) 이전까지는 약 3천 헥타르의 소금밭을 소유한 소수의 사업가가 노동자를 고용하여 전국으로 유통했다. 크메르루즈 시대의 소금농업은 사회주의 협동조합의 형태로 설립됐으며, 소금제품은 보통의 품질로 보고됐다. 캄보디아국(1989~1993) 시기에 대부분의 소금농장은 국가가 소유하는 공기업이 운영했고, 일부만 민간부문에서 관리했다. 오늘날은 2009년이래로 영세한 소금 농가 200가구가 소금생산자협회(SPCKK)를 중심으로 결속하고 있다.
현재 캄보디아 소금은 위생적인 포장으로 표준을 준수하는 바닷물 소금을 홍보하고 안전한 식품으로 등재되도록 높은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2019년 보도내용에 따르면 깐깐한 일본인의 테스트를 통과함으로써 시장공략에 성공했다고 하니 캄보디아의 영세한 소금업자들이 자긍심을 가질만하다. 이에 따라 현재 이온몰 같은 슈퍼마켓, 유기농 상점, 고급 호텔 및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국외로도 제품이 수출되고 있다. 또한 2018년부터 깜뽓과 껩의 소금에 대해서 지리적 표시(GI) 제도로 보호받도록 계속 추진 중이다.
각종 젓갈류를 판매하는 씨엠립의 한 가게의 좌판
캄보디아 식문화의 중심에는 염장생선젓갈 “뿌러혹”이 있다. 그밖에도 소금은 설탕과 거의 동일한 용량으로 다량 섭취하는 캄보디아인을 위해서 국가는 매년 반드시 충분한 소금을 확보해야 한다. 그럼에도 오로지 자연의 혜택에만 기대하는 캄보디아로서는 정부와 관련단체가 매년 소금 생산량에 우려의 시선을 놓지 못하는 이유일 것이다./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학과 이영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