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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캄보디아에 기증한 코로나 백신 ‘시노팜’ 에 대한 이모저모
중국 정부가 캄보디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을 대거 기증한다. 일간 크메르타임스 등 현지 언론과 AFP 통신에 따르면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1월 15일 페이스북 음성 메시지를 통해 중국 정부가 캄보디아 정부에 백신 100만 회분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왕 주변 인사들과 상·하원 의장, 의료진, 교사, 군인, 법관 등이 우선 접종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훈센 총리는 이어 “친구인 중국이 100만 회분 백신을 제공해 우리를 도울 예정”이라며 “감염을 막기 위해 이미 중국의 지도자들과 수백 만 명에게 사용되고 있는 백신들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12월 중순부터 시노팜 백신 접종을 시작한데 이어 올해 들어 춘절(중국의 설) 연후 대규모 확산을 막기 위해 백신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중국은 앞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150만회를 포함해 지금까지 900만여 회의 접종을 진행했다. 그러나 중국 백신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또한 중국 제약업체 시노백의 코로나19 백신인 코로나백의 경우 예방 효과가 정확히 입증되지 않고 있다. 브라질과 터키, 인도네시아 등 각 국가에서 임상시험 3기 결과가 50%대에서 90%대로 모두 다 다르게 나왔다. 논란이 많은 시노팜 백신이지만 서구 제약회사의 백신은 선진국들이 재빨리 사들여 여유 물량이 거의 없는 만큼 신흥국 사이에서는 유일무이한 선택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시노팜 안전한가?
중국은 시노백과 시노팜, 그리고 캔시노가 백신을 개발 중인데 시노팜 백신은 2020년 12월 31일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았다. 중국은 승인 전인 2020년 12월 15일부터 전국적으로 사실상 백신 접종에 들어가 허가 시점에 이미 450만 명이 접종을 받았다. 문제는 중국의 시노백과 시노팜 백신은 모두 고전적인 바이러스 불활성 기술을 적용했다는 사실이다. 실제 코로나바이러스를 배양해 포르말린 같은 화학물질이나 방사선을 쬐어 사멸시켜 독성을 불활성화한 뒤 이를 인체에 주입해 면역 체계를 작동시키는 원리다.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제조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이를 통해 오히려 코로나19에 감염될 수도 있다.
소아마비 백신의 경우 파키스탄과 이집트 등에서 불활성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백신을 접종하는 바람에 접종이 오히려 질병을 유행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기술 격차만 전 세계에 확인시킨 셈이 됐다. 이것이 중국 백신을 쓰겠다는 제1세계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 이유다. 중국은 백신 개발 과정에서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백신 개발 과정이나 임상 시험 결과, 부작용 사례를 충실하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바이오 분야에서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글로벌 백신 개발을 주도하지는 못했다.
건강한 사람만 맞을 수 있는 백신 ‘시노팜’
중국은 백신 접종 대상자를 만 18~29세의 신체 건강한 성인으로 제한하고 있다. 부작용 등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코로나 백신 신청서에는 개인 인적사항과 긴급 연락처 등 적어야 하고 안내서에는 부작용도 설명돼 있었다. 하단에는 12개 항목에 해당 사항이 없는지를 체크해야 한다. 예를 들어 28일 내 다른 백신을 접종한 적 없어야 하고, 현재 항알러지약이나 항바이러스 약물을 복용하면 안 된다. 심각한 알레르기 비염, 아토피, 천식 등 질환을 겪었거나 고혈압, 당뇨병, 악성 종양 등이 있어도 안 된다.
상하이 백신 전문가인 타오리나(陶黎納)씨는 최근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시노팜 백신의 설명서를 보니 부분과 전신 부작용이 총 73건에 이르렀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백신”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타오리나는 “설명서를 읽고 난 후 호흡을 가다듬어야 했다”면서 “접종 부위 통증과 일반적인 두통 외에도 고혈압과 미각상실, 시력감퇴, 요실금 등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1호 접종에 나선 훈센총리
훈센(Samdech Techo Hun Sen) 캄보디아 총리가 중국이 지원한 100만회분의 시노팜 백신을 자신이 가장 먼저 접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불식시키고 중국과의 우호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훈센 총리는 최근 페이스북에 “나는 최전선에 있어야 한다. 이는 수십 년 동안의 내 일상적인 습관이다. 중국이 지원하는 코로나19 백신을 내가 가장 먼저 맞을 것이다. 나의 자발적인 첫 접종은 사람들에게 중국백신에 대한 신뢰를 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전에 훈센 총리는 캄보디아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백신만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시노팜 백신은 WHO에 의해 아직 안정성을 입증 받지 못한 상태다.
종전입장을 번복한 것에 대해 훈센 총리는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어 WHO의 권장만을 무조건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포함해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미 접종을 받았고, 중국백신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백신들도 아직 효과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 지도자들과 국민들은 작년 10월부터 백신을 맞았는데 왕이 외교부장은 매우 건강하고 거의 모든 곳을 여행하고 있지 않냐”며 “우린 중국백신이 안전하다는 것에 대해 확신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훈센 총리는 집단면역에 이를 수 있도록 캄보디아 인구의 약 80%가 코로나19 접종이 이뤄져야 하며 확보된 백신은 의료종사자, 교사, 군대, 경찰 등을 우선으로 무료로 접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훈센 총리는 지난 22일 열린 공공사업 및 교통부 이전식에서 4월에 있을 크메르 신년 이전까지 약 50만 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훈센 총리는 보건부에 백신 접종 신청을 한 이들을 대상으로 2월에 먼저 도착하는 30만 분의 시노팜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훈센 총리는 중국의 백신이 도착하면 백신의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자신이 가장 먼저 접종을 받을 것이며, 접종 후 깔멧 병원에서 이에 대해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훈센 총리는 지난해 9월에도 주캄보디아 러시아 대사를 통해 러시아 정부에 백신 제공을 요청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메르타임스(Khmer Times)는 캄보디아 정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외 다른 나라에서 백신확보를 위해 정부가 현재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 18일에는 총리가 직접 주캄보디아 인도대사를 만나 백신지원을 요청했다”고 전했다./엄혜정 정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