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美해군시설 또 철거… “미국 허락 받을 의무 없다”

기사입력 : 2020년 11월 17일

캄보디아는 미국의 유감 표명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건설한 해군기지를 철거하며 개보수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11일 캄보디아 현지매체 크메르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캄보디아 프레아시아누크빌의 리암 해군기지 내 고속단정(RHIB) 수리소가 지난달 1일 위성사진에 관찰됐지만 이달 4일에는 철거돼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는 캄보디아가 자체적으로 철거한 두 번째 미군 시설로 앞서 캄보디아는 리암 해군기지의 해군전략본부도 철거한 바 있다.

미군은 이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하라고 요구했지만 캄보디아는 리암 해군기지가 지난 2012년에 지어진 만큼 너무 낙후됐다며 단지 개보수 작업의 일환이라고만 해명했다. 개보수 작업을 통해 리암 해군기지는 이전보다 규모가 더 확장되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될 전망이다. 이러한 소식을 전해들은 차드 로드마이어 캄보디아 주재 미국 대사는 “우리는 미군이 자금을 들여 건설한 군사시설을 캄보디아군이 아무런 통보도 없이 파괴한 결정을 실망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의 유감 표명에도 캄보디아는 사과 한 마디 없이 내정간섭을 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캄보디아는 자신의 땅에서 미국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자체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는데다 그동안 리암 해군기지 인근 화학물질이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문제를 지적했음에도 미국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티 반 캄보디아 국방부 장관은“우리가 철거한 것은 조그마한 시설일 뿐이며 우리가 우리 땅에서 어떤 작업을 펼치기 전에 매일 미국에게 허락을 구할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캄보디아가 리암 해군기지 개보수 작업을 펼치는 것은 중국과 국방 협력을 더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캄보디아는 이같은 결정이 중국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캄보디아가 미국과는 멀어지는 대신 중국과는 더 가까워지는 모습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최근 캄보디아는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으며 인권 침해 문제로 인해 유럽연합(EU)으로부터 수입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려 하고 있고, 훈 센 캄보디아 총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최초로 방문한 세계 정상으로 기록됐다. 특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정상들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반면 센 총리는 아직도 침묵하고 있다./아시아타임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