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캄보디아 입국자 대상 격리조치 강화… 사전고지 못받은 캄보디아 입국 교민 불편

기사입력 : 2020년 05월 22일

- 20 방역 지침 발효 캄보디아 입국 교민 불편입어
- 위생 간격, 보건 지침 없는 격리시설수용소연상
- 38일만에 신규확진자 나와… 필리핀 출발 캄보디아인 남성

 

#프놈펜 국제공항 인근 공군기지 내 마련된 임시시설 외관. 노란 줄로 NO ENTRY라는 표시만 되어 있을 뿐 방역, 격리가 아닌 수용소의 형태다.▲ 프놈펜 국제공항 인근 공군기지 내 마련된 임시시설 외관. 노란 줄로 NO ENTRY라는 표시만 되어 있을 뿐 방역, 격리가 아닌 수용소의 형태다.

캄보디아 당국이 지난 15일 최근 한국 항공편으로 캄보디아에 입국한 승객에 사전 고지 없이 강제 격리 조치를 취해 한국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강제 격리는 코로나19 외부 유입을 방지하려는 정부 지침이 구체화 되면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어 20일 밤 한국발 프놈펜 도착 아시아나 항공 탑승객 중 필리핀에서 출발한 캄보디아인 남성 1명이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아 동승 탑승객 62명(한국인 21명)은 14일간 프놈펜 내 지정 호텔에서 격리 중이다. 신규확진자는 5월 20일부터 발효되는 캄보디아 보건당국의 개정 규정이 적용되기 전 캄보디아에 입국했다. 개정 전 규정은 캄보디아 국적자에게 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요구하지 않았다.

 

일방적인 강제 격리에 당혹, 낙후된 격리시설에 충격

KakaoTalk_20200521_132629936_05▲ 프놈펜 공항 인근 공군기지 내 준비된 임시시설. 1인당 침대, 베개, 베개커버, 모기장이 제공된다. 침대 간격은 1m 이내, 101명 수용 공간에 화장실 6칸, 샤워실 4칸, 한국발 비행기 탑승객의 경우엔 하루를 지내야 하는데 남녀 시설이 별도로 준비되지 않았다. 손소독제와 마스크 등 기본적인 방역 시설도 구비되지 않았다.

15일(금) 프놈펜에 도착한 대한항공 항공기 KE689편 탑승객 전원(68명, 한국인 30명)이 격리 시설 이동에 대한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채 강제 격리를 당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5일 탑승객 전원 강제 격리를 일방 통보 받았으며, 이민당국은 고위험국 출발 환승객이 탑승하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일 기내에 미국 출발 캄보디아 국적 탑승객이 동승했다. 캄보디아는 5월 19일까지 미국, 이란,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프랑스를 고위험국으로 분류하여 입국 금지령을 내린바 있다.

첫 강제격리 이틀 후인 17일 프놈펜에 도착한 아시아나, 대한항공 승객에게는 탑승 전에 격리시설 이동에 대한 사전 안내가 나갔다. 지난 18일 격리시설에서 본지와의 인터뷰에 응한 승객은 “K 방역을 경험한 한국인에게 이 시설을 ‘격리’라는 단어로 설명하면 안된다. 집단 수용소에 가깝다.”고 강하게 주장하며 “한 공간에 100여명의 남녀노소를 모아두고 있는데 무슨 격리냐. 사람이 100명인데 와이파이 공유기는 1대여서 사실상 사용할 수 없고 화장실 6칸, 샤워실 4칸이 전부다. 침대 간격은 1m 미만이며 손소독제, 마스크 등 기본적인 방역 시스템도 갖추지 않고있다.”고 열악한 시설에 경악을 금치못했다.

#▲ 임시시설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검사는 파스퇴르 연구소(캄보디아 보건당국 지정 검사기관)에 보내지고 전원 음성 결과가 나올 경우 14일간 자가 격리가 허용된다. 만일 1명이라도 양성자가 나올 경우 14일간 격리 조치 되며 격리비용은 승객 자부담이다. 지난 20일 필리핀에서 온 캄보디아인 남성이 양성 확진 판정받아 동승 탑승객 전원이 프놈펜 내 지정 호텔에 14일간 격리 조치 되었다. (제보사진)

재캄보디아한인회(회장 박현옥)는 일방적인 강제 격리가 시행되자 발빠르게 식사 및 생필품 등을 지원하였고 주재국 대사관은 신속한 검사 진행 및 음성판정 확인 후 자가격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재국 보건부와 긴밀히 협의하여 지원했다. 박흥경 주캄보디아 대사는 20일 보건부 차관과의 면담에서 한국 항공편으로 캄보디아에 입국하는 승객에 대한 격리조치 강화하는 것에 관련하여 입국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을 요청했다. 특히 현지 음식이 입에 맞지 않은 승객을 위해 한인회 차경희 간사와 전주식당 측은 자발적으로 한식을 제공하는 등 불편을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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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국 환승객 99% 캄보디아 국적자’ 코로나19 음성확인서 불요

캄보디아 당국은 기존에 캄보디아에 입국하는 캄보디아 국적자에게 코로나19 관련 서류(코로나19 음성확인서)를 요구하지 않았다. 캄보디아 정부가 분류한 코로나19 고위험국가에서 캄보디아에 들어올 수 있는 루트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뿐이기 때문에 자국에 돌아오려는 캄보디아 국적자는 양 항공사를 통해 환승한 뒤 캄보디아에 입국해왔다. 항공사 관계자는 캄보디아 국적자에게 전혀 까다롭지 않은 보건당국의 입국 규정으로 강제 격리가 처음 발생한 15일 이전까지 아무 문제 없이 입국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한국에 거주하는 캄보디아 국적자도 캄보디아 입국에 걸림돌이 없었다.

반면 외국인은 △코로나19 음성확인서 (72시간이내) △ 건강보험가입 증명서(5만불 이상)제출이 필수며 4월1일부터 도착비자 임시 중단되어 기존 복수 비자 소지자 혹은 출발지 소재 캄보디아 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아야 캄보디아에 입국 할 수 있다.

맘분행 보건부장관▲ 맘 분행 캄보디아 보건부장관 (구글검색)

이번 강제 격리 조치는 캄보디아 보건당국이 지난 19일 발표한  <캄보디아로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들에 대한 입국제한조치 개정안> 발효일인 5월 20일 이전에 일방적으로 시행되었다. 항공사는 물론 주재국 대사관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캄보디아 입국 필요 조건을 완비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승객들이 애먼 피해를 입었다.  보건당국이 설명하는 ‘코로나19의 외부 유입 차단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는 결국 고위험국가에서 캄보디아에 입국하는 자국민들에게만 느슨했던 캄보디아 입국 규정의 헛점으로 인해 다수의 한국 승객을 피해자로 만든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했다.

개정안이 발효되는 20일 한국발 프놈펜 도착 아시아나 캄보디아 국적 탑승객에는 개정 전 규정이 적용되어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없이 캄보디아에 입국하였다. 보건당국은 승객 전원은 프놈펜 도착 후 공항 근처 격리시설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였고 필리핀에서 출발한 캄보디아인 남성 1명이 양성 확진을 받아 동승 탑승객 전원이 프놈펜 내 지정 호텔에 격리되었다.

 

5 20 발표 개정안, (모든 입국자)캄보디아 국적자도 코로나19 음성확인서 필수’

보건당국은 5월 20일부터 효력을 발휘하는 개정안에 △캄보디아 국적자도 캄보디아 입국 시 코로나19 음성확인서(72시간 이내)를 소지, 캄보디아 입국한 모든 캄보디아인과 외국인들은 임시 시설로 이동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파스퇴르 연구소(코로나19 지정 검사기관)에서 결과가 나올 때 까지 대기 △승객 전원이 코로나19 음성으로 판정될 경우 자택에서 14일간 자가격리를 허용 (자가격리 13일째 되는 날 보건 당국 재검사 실시) △승객 중 코로나19 양성으로 판정된 승객이 한 명이라도 있을 경우, 모든 승객은 캄보디아 정부 지정 시설에서 14일간 격리 (시설 격리시 비용 승객 자부담) 을 추가했다.

개정 규정에 모든 입국자(캄보디아 국적자 포함)에 코로나19 음성확인서가 필수조건이 되어 외국인에게만 불합리한 격리조치라는 오명은 벗었다. 승객 전원이 음성확인서를 소지하였기 때문에 코로나19 해외 유입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격리시설이라고 볼 수 없는 낙후된 환경때문에 캄보디아에 입국하려는 한국인의 발길이 당분간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캄보디아 정부가 발표한 캄보디아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23명이고 122명이 완치 후 격리해제했다. 캄보디아 내 코로나19 음성 확인 검사수가 턱없이 적고 해외 출국 이후 확진으로 확인된 캄보디아인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정부가 발표한 수치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분분하다./정인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