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로 알아야 동력을 얻는다! 캄보디아 교회 역사를 연구하는 한인들

기사입력 : 2019년 10월 14일

교회 수는 늘어나는데 왜 교인 수는 줄어드는걸까?

캄보디아 교회는 왜 스스로 부흥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까?

▲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 외관

▲ 윤해미 총무, 레악스메이(Ket Tetyaraksmey) 부원장, 고영실 이사장, 이형식 부원장, 장완익 원장 (왼쪽기준)

장완익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장은 캄보디아에서 선교사로 13년을 보내는 동안 ‘스스로 부흥하지 못하는 캄보디아 교회’에 대한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러한 의문을 해결하고자 거꾸로 들여다 보니 눈에 띄는 통계자료를 하나 발견했다.

캄보디아 교회사 연구를 시작하다.

MK2020가 2012년,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통계자료를 보면 캄보디아에 개척 교회수는 약 500개가 늘었지만 교인 수는 오히려 감소한 결과를 알 수 있다. 교회수가 늘어나는 이유는 뭘까? 선교사가 많이 오기 때문이다. 타 국가에 비해 선교에 문이 열려있는 캄보디아는 매년 선교사 수가 늘고 있고 단연 한인 선교사수가 가장 많다. 교회 개척에 필수적인 요소로 교회 건물을 짓고, 교인을 모으고, 외국 선교사와 현지 사역자가 협력하여 유지를 한다. 그렇다면 교인 수는 왜 줄어들고 있나? 생각보다 이 협력관계 ‘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점차적으로 선교사의 개입이 줄어들수록 현지 교회가 자립을 하지 못하고 건물만 남아있는 경우가 생긴다. 캄보디아 사람을 전도하고 훈련하고 양육하는게 먼저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런 루트나 교재가 부족하여 현실적으로 직면하게 되는 어려움이 많다.

▲ 1948 바탐방 C&MA 교회 (사진제공: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 ICCHI)

레악스메이(Ket Tetyaraksmey) 부원장은 이 문제에 대해 “교회가 캄보디아 교회사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교회사를 아는 것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할 때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정체성이 명확할 때 하나님을 섬기는데 더 열심히 할 수 있다. 역사를 인지하지 못한 경우 고난과 역경이 다가오면 쉽게 포기한다. 역사 속에 실제 존재하고 현재까지 이어지는 캄보디아 교회 성도, 외국인 선교사, 과거 기독교 캄보디아 리더십의 희생과 헌신을 안다면 현지 교인들이 믿음을 지키는 큰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1947 바탐방 바이블 스쿨 첫 졸업생 (사진제공: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 ICCHI)

한국인 선교사에 의해 시작했고 운영중인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Institute for Cambodia Church History, ICCHI)은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하여 한국의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을 착안했다. 130년이 넘은 한국의 기독교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초기에 희생된 외국인 선교사를 기억하고 역사적으로 기록함으로서 후세 한국 교회의 부흥과 민족교회로의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도 비슷한 사명을 띠고 있다. 캄보디아 교회 역사, 선교 역사를 수집하고 책자 및 시청각 자료를 통해 널리 보급하여 캄보디아인에게 기독교가 ‘외국인 선교사들의 종교’가 아니라 ‘내 종교, 민족종교’가 되는 첫 발걸음에 힘을 실어줄 것이다.

▲ 장소와 날짜를 알수없는 캄보디아 초기교회 (사진제공: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 ICCHI)

캄보디아 뚜얼슬랭 대학살 박물관을 방문하는 99% 방문자가 외국인인 점은 불과 40년 전 일어난 민족적인 트라우마를 해결하지 못한 캄보디아 사회의 단면을 보인다. 고영실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 이사장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맞대면서 살고 있는 현실 속에서 역사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고민하는 마음으로 이 사역에 동참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과거의 잘못을 정확히 인지하고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한다. 캄보디아 사람들의 역사성 인식 부족은 앞으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동력을 잃어 가는 것이다.”고 캄보디아인의 역사성 인식 부족을 안타까워하며 “캄보디아 교회사가 곧 100주년을 맞지만 기독교인들조차 관심없는 이 문제를 조금이라고 해결하고자하는 의식을 갖고 한국인 선교사 몇몇이 모여 고군분투중이다. 비록 연구원이 외국인 선교사의 손에서 시작했지만 5년, 10년 후에 역사 의식을 갖고 있는 캄보디아 기독교단체에 이양을 하여 그들이 자신의 기독교 역사를 세워갈 수 있도록 주춧돌이 되고자 한다.”고 다짐을 밝혔다.

캄보디아 교회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이곳에

프놈펜 시내에서 5번 국도를 타고 약 20분가량 가다보면 오른쪽에 회색 빛깔의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ICCHI) 건물이 보인다. 건물은 현재 두 개의 동으로 구성되어 있고 전시관 내부를 보면 2023년 100주년을 맞는 캄보디아 교회 역사가 차곡차곡 정리되어있다.

▲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 내부. 연도별로 캄보디아 선교 역사를 정리해놨다. 총 5가지 섹션으로 구별되어 있으며 영문, 캄보디아어 시청각 자료도 준비되어 있다. (사진제공: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 ICCHI)

전시관은 다섯 개 관으로 나뉜다. 첫째 1923년 1월 캄보디아에 첫 선교사가 들어와서 초기 교회를 개척하고 성경번역하고 신학교 세운 시기. 둘째 캄보디아가 공산화가 되면서 난민캠프 초기와 셋째로 난민캠프 그리고 마지막으로 93년 지금의 캄보디아 정부가 들어선 현대 교회사를 시대별로 전시한다. 다섯째 관은 캄보디아에 선교하는 한인 선교사 역사를 전시한다. 캄보디아에서 순직한 선교사님의 사진과 설명이 있고 역사별로 정리된 연합사역을 자세히 설명했다. 시청각실에서 캄보디아 현지 교회 지도자들이 증언하는 캄보디아 교회 역사의 필요성을 약 7분짜리 영상을 통해 볼 수 있다. 자료는 캄보디아어와 영어만 준비되어 있지만 상주하는 한인 선교사가 있어 한국 선교팀의 방문도 가능하다. 전시관 뒤쪽으로 제자 훈련, 합숙 훈련, 워크샵, 세미나를 열 수 있는 건물을 증축할 계획이다. 윤해미 총무가 모든 프로그램의 텍스트북이 될 사진 중심의 크메르 복음 100년이라는 책자를 편집하고 있으며 12월에 발간 예정이다. 이처럼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은 캄보디아 최초의 기독교 역사 연구원이자 훈련원인 셈이다.

“프놈펜을 방문하시는 분들이나 캄보디아에 거주하는 분들에게도 저희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에 한번 와 보시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겁니다. 교회사이지만 정치, 역사와 동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초등학생 중, 고등학생 자녀들을 둔 교민들이 방문하시면 눈도 많이 열리고 의식도 갖춰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캄보디아 교회 안에도 순교의 역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만 돌아가도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부합니다!”/정인솔

“크메르 복음 100년” 기념책 발간 예정

ICCHI에 전시된 크메르 선교역사 사진을 책으로 보실수 있습니다.

(발간예정일 12월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