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가나안 농군학교 방문 체험기] 농업으로 이끄는 미래의 꿈

기사입력 : 2018년 12월 05일

title2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

데살로니카 후서 2장 10절에 언급된 교육이념에 따라 근로, 봉사, 희생이라는 그리스도교 정신을 바탕으로, 인격을 도야하며 민족정신을 함양하여 사회지도자를 육성하는 목표를 가지고 운영하는 가나안 농군학교.

1954년 김용기 목사가 한국의 농촌 생활 개선을 주창, 가나안 농장을 세운 것으로 출발하여 1962년 2월 정식으로 등록, 한국 새마을 운동의 근간 정신의 바탕이 되었다. 이러한 가나안 농군학교의 개척정신은 현재 한국을 넘어 13개국에 전파되어, 캄보디아에서도 2014년부터 김홍명 교장 선생님의 지도 아래 그 가르침을 이어가고 있다.

교장선생님김홍명 교장 선생님은 중국 단동에서 15년 동안 가나안 농군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재직하면서 민족학교 운영과 농장경영으로 소득향상을 통해 지역주민 빈곤 극복과 북한 주민을 위한 식량 지원 활동, 중국 정부와 함께 선진 농업기술 전파를 위해 힘써 왔다. 그러나 2013년 북한과 접촉하는 것을 빌미 삼아 중국 당국으로부터 간첩혐의로 추방된 후, 2014년 캄보디아로 이주, 깜퐁참에서 가나안 농군학교를 시작했다.

처음 캄보디아에 도착한 후, 학교 부지확보를 위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2015년 4월 교회 건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개척이 이루어졌다.

현재 2헥타르 부지에 교회, 교육관, 사택, 축사, 비즈니스 센터를 건립, 활동하고 있다. 농장에서는 오리분양사업과 양계은행 사업을 위해 오리 2,000마리, 닭 400마리를 사육하고 있으며 매일 2,000여 알을 생산하여 프놈펜에 납품함으로써 수익을 올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촌 수입증대를 위한 특용작물 및 모링가, 버섯재배 사업, 육묘 종 공급 사업, 귀뚜라미 생육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UNDP와 협력하여 한국의 서울대, 한양대, 광주과학기술원, 숙명여대와 연계하여 지역농업전문가 양성 및 보건위생을 위한 우물 설치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한국 캄보디아 NGO 협의회 회장님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홍명 교장 선생님은 앞으로 인재양성교육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이어나가는 한편, 영농조합 설립을 위해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akaoTalk_20181129_152956251

KakaoTalk_20181129_153202014

가나안 농군학교에서의 하루
새벽 6시 반. 개척의 종소리가 울리면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향한다. 이미 닭들의 울음소리로 시작된 새벽 공기를 마시며 평소보다 이른 아침 식사를 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하루일과가 시작된다.

KCOC NGO 파견 한국인 봉사단원 2명, UNDP 파견 한국인 봉사단원 1명은 사무실로 출근하여 통,번역을 담당하는 현지인 직원 1명과 함께 각종 행정업무를 수행한다. 가나안 농군학교 본부에서 파견된 한국인 3명과 UNDP 현지인 연수생 3명은 실제 다양한 농사를 직접 수행, 새로운 농법 및 기술들을 적용하며, 보급 및 증진을 위해 애쓴다.

[광고]

기사속광고_모앤모 톡톡브리핑 734-01

 

일찍 시작한 하루만큼 여유로운 가나안 농군학교에서의 시간은 자연의 흐름에 맞춰 천천히 지나간다. 11시부터 1시까지 2시간 동안의 점심시간에는 잠시 낮잠을 자며 오후의 뜨거운 태양볕을 견딜 준비를 한다. 그리고 4시 30분까지 이어지는 업무 활동 후, 노을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5시에 이른 저녁 식사를 한다.

저녁 식사 이후, KCOC 파견 NGO 단원인 이보람(27)양과 오다슬(24)양은 전공인 유도와 태권도를 지역 청소년들에게 가르친다. 힘찬 기합 소리에 닭들이 놀라 푸드덕 거리는 소리를 끝으로 하루가 저문다.

3박 4일간 짧은 농촌 체험만으로 농부들의 고단한 삶의 무게를 짐작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식사시간 마다 울리는 둔탁한 개척의 종소리에 익숙해지고, 석양 너머로 들려오는 닭과 오리의 울음소리와 소똥내음이 더 이상 거슬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가왔을 때,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미소가 마음을 울렸다.

KakaoTalk_20181129_153646845

KakaoTalk_20181129_154124354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며 노동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들. 도시에서 서비스 노동을 제공하며 살아왔던 기자에게 가나안 학교의 삶은 들꽃의 풋풋함으로 다가왔다.

1년 내내 따뜻한 기후라 한국과 달리 농한기가 없는 캄보디아에서는 바쁘게 파종과 수확이 이루어지며 시간이 흘러가지만, 일하는 틈틈이 한국어와 캄보디아어로 농담을 주고 받으며 웃음을 나누었던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에 남았다. 한국의 가나안 학교에서 운영하는 3박 4일 성인들을 위한 혁신 교육과정을 도입하여 “학교”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잠시나마 농촌을 경험하며 치유하는 시간을 제공하겠다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며 단순한 삶의 가치를 나누어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신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