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아피투, 한국이 복원하는 앙코르 유적의 숨겨진 보물

기사입력 : 2017년 12월 29일

한국이 복원하는 앙코르 유적 프레아피투 사업이 국제적으로

이례적인 호평을 받으며 캄보디아 문화유산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대한민국은 앙코르 유적 국제복원정비협력에 참여한 17번째 나라다.

 

1929년도 프레아피투 사원 사진 (EFEO제공)

1929년도 프레아피투 사원 사진 (EFEO제공)

Kingdom of Wonder는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수식구이자 그 자체가 앙코르 유적을 표현한다.앙코르 유적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고고학 유적 가운데 하나이다. 산림 지역을 포함해 400㎢ 이상 퍼져 있는 이곳은 9세기부터 15세기까지 크메르 제국의 수도로서 훌륭한 유물을 지니고 있다.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앙코르 유적은 캄보디아의 국내정세가 안정화된 직후 1992년에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됐다. 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500만명의 관광객이 앙코르 유적을 방문했다. 이처럼 앙코르 유적은 세계적인 문화유산임에도 불구 발견 당시부터 사원의 대부분이 훼손되어있어 대대적인 보존·복원 사업이 불가피했다. 캄보디아는 자체적인 기술력으로 복원사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UNESCO)와 앙코르 국제조정회의(ICC-Angkor)를 통한 세계 각국의 원조로 보존·복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숨겨진 보석, 프레아피투 사원의 재발견

KOICA 캄보디아 사무소(소장 전윤기)는 한국문화재재단과 함께 문화유산 ODA 사업으로 지난 2015년 9월부터 앙코르 유적 프레아피투 사원 복원정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 KOICA 진행중인 앙코르 유적 프레아피투 5개 사원 복원프로그램 마스터플랜도

▲ KOICA 진행중인 앙코르 유적 프레아피투 5개 사원 복원프로그램 마스터플랜도

프레아피투는 앙코르 유적 중 가장 핵심지역으로 꼽히는 앙코르톰의 북동편 지역에 위치한 유적군으로 크기는 약 300m x 600m에 이르며, 이 구역 내에 위치한 총 5기의 사원을 프레아피투 사원군이라고 부른다. 이 사원군은 역사적, 규모적 중요성에 비해 보존상태가 매우 열악했다. 프랑스 식민지시대인 1920년경에 프랑스인 전문가들에 의해 기초적인 응급 복원조치가 이루어진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거의 방치되어 왔기 때문이다.

 

▲ 현재 프레아피투 사원 사진

▲ 현재 프레아피투 T사원 사진

현재 프레아피투 복원정비 사업 담당자 박동희 연구원은 “프레아피투 사원은 앙코르톰이 건립된 이후(바이욘기 혹은 포스트바이욘기)에 조성된 사원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의 한국의 조사연구를 통해 앙코르톰이 건설되기 이전(앙코르왓 말기)에 건립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실은 왕궁 일대의 고대 도시의 형성과 발전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단서이며, 향후 프레아피투의 조사연구를 통해 크메르의 고대 왕도인 앙코르톰의 연구 발전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고 전망하며 “다른 사원과의 차별되는 프레야피투 사원의 가장 큰 특징은 증개축의 흔적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12세기부터 15세기에 이르기까지 넓은 시기의 건축과 조각양식이 공존하고 있으며, 이러한 특징은 해당 사원이 오랜 기간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타 사원과의 차별성과 프레아피투의 역사적 중요성을 설명했다.

 

코이카, 보존·복원사업 역사에 새로운 획을 긋다

▲ 앙코르 유적 프레아피투 복원사업 현장 사진

▲ 앙코르 유적 프레아피투 복원사업 현장 사진

▲ 앙코르 유적 프레아피투 복원사업 현장 사진

▲ 앙코르 유적 프레아피투 복원사업 현장 사진

▲ 앙코르 유적 프레아피투 복원사업 현장 사진

▲ 앙코르 유적 프레아피투 복원사업 현장 사진

▲ 앙코르 유적 프레아피투 복원사업 현장 사진

▲ 앙코르 유적 프레아피투 복원사업 현장 사진

한국은 자체적인 문화유산 복원정비사업은 물론 국내의 여러 세계유산 복원정비 사업을 추진하여 축적된 관련 기술과 경험으로 앙코르 유적 복원사업에 참여한 여러 국가 중 단연 돋보이는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지난 12월 씨엠립 압사라청(Apsara Authority)에서 개최된 앙코르 국제조정회의(ICC-Angkor) 연례회의에서 동 사업의 진행상황을 발표했다. 앙코르 국제조정회의(ICC-Angkor)는 이례적으로 공식 권고문에 한국의 첫 앙코르유적 복원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표현하여 한국의 높은 기술력을 인정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업은 사원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한 중장기적 복원정비 수립을 위한 첫 번째 단계다. 토목 측량 및 3D 스캔을 바탕으로 현황기록을 실시하는 한편, 건축사학, 미술사학, 보존과학, 고고학, 민속학, 구조, 지반, 암석학,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프레아피투 사원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이 사업은 캄보디아 전문가들의 역량 강화에도 중점을 두어 각각 다양한 분야의 전문 교육과 더불어 실험실 구축 등의 기자재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1차 복원 사업 대상은 ‘T 사원’ 테라스 시범복원으로 불안정 개소의 부분해체를 바탕으로 건축 부재의 보존처리와 재건축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현황 정밀 실측 및 인벤토링, 발굴조사를 통한 현황 구조 파악, 보조 처리작업, 부분 해체조사 및 원 위치 복원을 진행 중이다. 또한 지난 11월 캄보디아 앙코르유적 프레아피투 사원 복원정비사업 홍보 및 기자재 지원을 위한 프레아피투 현장사무소 내 압사라청 구조 및 재료 실험실을 개소식을 열었다. 이는 앙코르유적 복원사업 역사상 전례없는 일로 훼손된 사원을 복원하는 것뿐만이 아닌, 문화재 보존 전문가 역량강화, 다음 세대를 위한 문화재 복원 연구에 크게 기여해 매우 긍정적인 현지 반응을 자아내고 있다.

 

▲ 한국에 연수를 떠나는 압사라청 연구원 단체사진

▲ 한국에 연수를 떠나는 압사라청 연구원 단체사진

본 사업은 지역 주민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신규 관광대상지 형성, 전문 기술인력 양성, 관련 연구자들의 교류를 통한 상호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사업은 2018년에 1차 사업을 마치고 오는 2019년부터 약 5년간 2차 사업인 ‘U 사원 복원’에 돌입할 예정이다.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일본정부의 앙코르 유적 복원정비 사업에 참여한 박 연구원은 외국팀에 속해서 활동하는 동안 향후, 한국의 이름을 걸고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앙코르 유적 복원정비는 1990년대 초반부터 세계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의 협력을 바탕으로 실시되어 왔다. 25년간 국제 전문가들이 논의를 거듭해 오는 동안 앙코르 유적 복원정비는 문화유산 복원정비의 메카와 같은 곳으로 발전해 왔다. 이러한 배경은 한국의 이름을 걸고 앙코르 유적 복원정비에 참여하는 학자로서의 사명감과 더불어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이번 국제적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평가에 다소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아직 첫 단계이기에 부족한 부분도 많지만 더욱 분발하고자 한다.”라고 동 사업에 참여한 벅찬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