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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프놈펜의 현재와 미래
프놈펜이 캄보디아의 수도로 자리잡은 것은 150여 년 전이다. 샴(태국)의 침공으로 앙코르제국이 쇠퇴하면서 1431년 시엠립에서 천도를 시작한 이후 여러 곳을 거쳐서 1866년에 프놈펜에 왕궁을 짓고 크메르 왕국의 수도가 되었다. 프놈펜이라는 지명은 산이나 언덕을 뜻하는 ‘프놈’과 왓프놈 사원을 세우게 된 이야기에 나오는 펜 할머니의 이름인 ‘펜’이 합쳐져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왓프놈은 프놈펜을 대표하는 유적지이자 캄보디아 전국 거리 표지의 원점이 되는 등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프놈펜에 처음 온 분이라면 한 나라의 수도치고는 매우 작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차를 타고 프놈펜 시가지 중심에서 4,5km 정도만 나가면 도시 풍경이 사라지고 시골 동네 같은 분위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차를 몰고 가다 보면 들판으로 풀을 뜯으러 나가고 들어오는 소떼와 길에서 맞닥뜨리기도 하고, 모내기를 하거나 추수를 하는 풍경을 볼 수 있는 도시가 프놈펜이다. 그렇지만 프놈펜은 생각보다 의외로 넓다.
몇 해 전에 프놈펜의 초등학교에 책을 보급하는 일을 한 적이 있었다. 시교육청으로부터 166개 초등학교 학교 목록을 받아 학교마다 일일이 찾아가서 책을 전달해 주는 일이었다. 프놈펜을 권역별로 나누어 시내 중심지 학교부터 책을 배포했다. 처음에는 하루에 6~7개 학교를 찾아가 책을 배포할 수 있었다. 그런데, 중심지에서 변두리로 나가면서 하루에 두세 개 학교밖에 처리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평소에 지방으로 생각했던 곳인데 행정구역상 프놈펜인 곳이 많았다. 톤레삽강과 메콩강 건너도 프놈펜이요, 시가지를 벗어나 들판을 한참 달려간 서쪽 오지 마을도 프놈펜이었다. 배에 차를 싣고 건너서 한참 달려가야 하는 학교도 있었다.
한 때 캄보디아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농촌 인구가 최근 들어 크게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먹고 살기 위해서 도시로 몰려들기 때문인데 이들 중 상당수가 프놈펜으로 유입된다고 보면 된다. 도시가 팽창함에 따라 주변 지역에서 최근에 프놈펜 시가지로 편입된 지역이 많다. 이들 지역 중에서 일부는 개발이 진행되어 공장 부지나 상업용지, 주택지로 변한 곳이 있지만 더 많은 곳은 여전히 옛 모습 그대로 있다. 논농사를 짓는 곳도 있고, 호수나 늪지대로 남아 있는 곳도 있다. 땅값이 많이 오르다 보니 소득이 미미한 농사는 포기한 채 놀리는 땅도 도처에 널려 있다. 개발 바람을 기다리고 있는 땅들이다.
프놈펜 구 시가지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외국인에게는 좀 색다르고 흥미롭게 보이는 것들이 많다. 주택과 상업용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중심가 이면 도로 주변에는 크고 작은 자동차 정비업소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빌딩이나 주택가 건물에 인접해서 영업을 하는 주유소도 있다. 교육기관 주변은 더욱 흥미롭다. 대학 건물 바로 옆이나 건너편에서 가라오케가 손님을 맞고, 중고등학교 교문 앞에 식당 겸 주점이 있는가 하면 호텔(모텔)이나 게스트하우스가 영업을 한다. 한국 같으면 상상도 못할 풍경이지만 캄보디아에서는 아무렇지도 않다. 공해와 위험과 위해 속에서 살지만 주민들이 여기에 맞서 피케팅을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고층 아파트와 빌딩이 여기저기에 들어서고 중심지에서 벗어난 지역에는 대단위 주거지가 조성되고 있다. 이런 대규모 개발에 정부나 공공기관의 역할은 미미하다. 사업자가 주도하는 형태로 추진되기 때문에 난개발이 우려되고, 현재의 구시가지가 재현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20년, 30년 후의 프놈펜,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