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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운전면허와 운전자 관리
집 근처에 남녀 공학 중고등학교가 있다. 오전 11시쯤이면 오전 수업을 끝낸 학생들이 일제히 교문을 빠져나온다. 걸어서 나오는 학생도 있지만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끌고 나오는 학생이 더 많다. 오토바이를 타고 통학하는 학생 중에는 열서너 살 앳된 소녀들도 있다. 무거운 오토바이를 끌고 힘겹게 교문을 나오는 애처로운 모습은 그 학생이 오토바이를 올라타는 순간 싹 사라진다. 능숙하게 오토바이를 타고 내달린다. 혼자 타고 다니는 학생도 있지만 더러는 뒤에 두세 명을 태우고 다니기도 한다.
캄보디아에서 오토바이는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이다. 성인들의 필수 이동수단이지만 학생들의 통학 수단으로도 많이 이용된다. 시골에 사는 학생들은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지만 프놈펜 같은 도회지 학생들 중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학생들 비중이 꽤 높다. 캄보디아에서 18세가 되면 오토바이 운전면허를 딸 수 있다고 한다. 18세가 되어야 오토바이를 타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도 면허증을 소지한 사람은 극소수라고 한다. 그러니까 오토바이 운전면허를 가지고 있는 학생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버스 같은 대중교통 수단이 없다 보니 면허가 없거나 나이가 어려도 오토바이 타는 것을 묵인해 주는 것 같다.
며칠 전에 운전면허증을 갱신했다. 외국인은 1년에 한 번씩 면허증을 갱신해야 하는데, 면허증 만기일이 두 달이나 지난 뒤에야 만료된 것을 알았다. 두 달 동안 무면허 운전을 하고 다닌 셈이다. 부랴부랴 새 면허증을 받고 안도하였다. 캄보디아에서는 나 같이 안이한 운전자가 수두룩하다. 차를 몰고 가다가 혹시 교통 위반으로 교통경찰에 단속이 돼도 면허증을 집에 놓고 왔다고 둘러치고 돈 몇 푼 쥐어 주면 해결되니까 사람들이 별로 긴장하거나 걱정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캄보디아 사람들 중에는 아예 운전면허 없이 차를 몰고 다니는 사람도 꽤 많다고 한다.
최근 캄보디아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수년 전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이렇게 교통사고가 많이 나는 원인 중의 하나가 운전면허 제도가 허술하고 운전자에 대한 정보 관리가 제대로 안 되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운전면허 따기가 쉽고(돈으로 땄다는 사람도 더러 있다.^^) 최초 면허 취득시는 물론 사후에도 운전자에 대한 안전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내거나 교통위반을 해도 운전자의 이력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기 때문에 안전의식 고취가 안 된다. 운전면허가 있는지 없는지, 사고나 위반 전력이 얼마나 되는지 알 길이 없다.
대학생쯤 되는 여학생들 무릎에는 십중팔구 흉터가 있다.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를 당해서 생긴 흔적이다. 한국에 갔다 올 때면 꼭 사 오는 약이 하나 있다. 상처에 붙이면 흉터가 안 생기는 밴드다. 수년 전에 오토바이 뒤에 탔다가 떨어져서 얼굴에 심한 찰과상을 입었었는데 이 약을 써서 효험을 톡톡히 봤다. 그 후 상비약으로 집에 늘 비치해 놓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한 여학생이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다고 전화를 해서 약을 갖다 주었다.
남의 뒷자리에 타든 자신이 직접 몰든 캄보디아 사람이라면 오토바이 없이 생활하기 어렵다. 그 만큼 항상 사고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자동차나 오토바이나 운전면허 제도를 철저히 시행하고 운전자 관리와 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