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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순칼럼] 발 없는 소문이 천리 가는 SNS 시대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벽촌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사십여 가구쯤 되는 마을로, 온 동네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여있었다.”입소문”이 바로 그것이다. 나쁜 소문일수록 맹렬하게 퍼져나갔고 어른들의 수군거림은 어린마음에도 악마의 속삭임처럼 가슴 떨리게 했다. 신식 젖싸개(브래지어)라는 게 새로 유행을 할 때였는지 그 첨단물건으로 가슴을 뾰족하게 하고 다니는 처자들은 모두 화냥년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연애편지는 주로 어린 심부름꾼에게 맡기곤 했는데, 그 사랑의 전령이 해괴한 소문이라도 퍼트리는 날이면 당사자는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고, 저수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적도 있었다. 그 시절 부친의 훈시레퍼토리 중에 다양한 경험만큼 인생에 보탬이 되는 것도 없으나, 화냥질과 도둑질만을 하지 말라는 당부가 있었다.”질”이라는 낱말을 질끈 씹으시며 사람 입을 타고 죽을 때까지 뱀꼬리처럼 따라다니는 것이”이력”이고 누구나 늘그막에는 명예를 쫒기 마련인데, 화냥질과 도둑질은 횟수에 상관없이 돌이킬 수 없는 “낙인”으로 작용한다는 요지셨다. 요즘같이 온 세상이 발라당 바람이 나고 무슨 돈이 됐건 돈이 곧 명예인 세태로서는 한물간 사고방식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인터넷 신상 털기로 십년공부 도로 아미타불이 되거나 멀쩡하던 사람이 목숨을 버리는 사건이 심심찮은 걸 보면 그렇지만도 않은 듯싶다.
중세 유럽에서 나라 안의 절름발이들이, 즉석에서 저는 다리를 고치는 기적을 행하는 마르티누스라는 성인을 피해 국경까지 멀리 달아났던 일이 있었다. 저는 다리가 주 수입원인데다 적지 않은 수의 절름발이들이 가짜 장애인행세를 해왔기 때문이다. 가짜라는 정보가 들통 나면 생계가 막막해질 뿐 아니라 거지로서의 명예(?)가 실추될까 우려했던 것이다. 진실이란 이처럼 누추하기 십상이고 불명예를 싫어하는 인간은 불편한 진실이나 추한 현실을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된다. 거짓말을 재미삼아 일삼는 경우도 적지 않은 점을 들어 정신과의사 조지 서번은 거짓말은 “인간의 제2 천성”이라고 주장한다.
SNS 확산속도를 보면 가히 빅뱅을 연상시킬 정도다. 차분한 되새김보다 속전속결이 중요해진 인터넷 환경이다 보니, 사실처럼 포장돼있지만 검증을 거치지 않은 거짓 정보가 상당하다. SNS와 악성루머의 조합만큼 끔찍한 사태도 없을 터이다. 확대 재생산을 거치며 전파되는 과정에서 파멸을 부르기도 하니 말이다. 우리 모두 루머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이며 희생자가 될 수 있다. 오죽 문제가 심각하면 개인정보의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잊힐 권리”도입이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겠는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보는 그림은 윈도우 바탕화면이고 가장 자주 듣는 음악은 윈도우 부팅음이라고 한다. 올 한 해 동안 SNS 상에 쏟아낼 말, 말, 말의 성찬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배가 불러온다. 새해에는 험담이 아닌 덕담의 성찬이 되길…/ 나순 ( 건축사, http://blog.naver.com/naa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