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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Cheers] 느린 달팽이의 사랑
기사입력 : 2016년 08월 15일
달팽이 기어간다
지나간 새가 전해준
저 숲 너머 그리움 향해
어디쯤 왔을까, 달팽이 기어간다
달팽이 몸 크기만한 달팽이의 집
달팽이가 자기만의 방 하나 가지고 있는 건
평생을 가도, 먼곳의 사랑에 당도하지 못하리라는 걸 그가 잘 알기 때문
느린 열정
느린 사랑,
달팽이가 자기 몸 크기만한
방 하나 가지고 있는 건
평생을 가도, 멀고먼 사랑에 당도하지 못하는
달팽이의 고독을 그가 잘 알기 때문
- 유하의 시집에서 -
* 이미 환갑을 넘어가다. 눈도 침침하고, 온 몸이 고장난 기계처럼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젊은 날의 청춘 같은 그런 세상을 그리워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언젠가부터 그리움이 싹텄다. 그래서인지 자주 눈물 같지도 않은… 아련한 향수에 어쩔 수 없는 추억에 잠긴다. 언제부터인가 그립다는 단어들이 나를 점령했다. 기형도가 그립고, 술친구가 그립고, 그리고 울음이 타는 가을 강에 소주 한잔을 부으며 광주에서 죽어버린 내 우정들이 그립다.
산다는 것이 아프다./ 정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