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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편익을 생각하며
한국 취업을 위한 캄보디아 기초 한국어 능력 시험 결과가 발표되고 시험 합격자들에 대한 취업 등록 신청이 있었다. 합격증을 받고 건강진단을 받은 후 서류를 갖추어 취업용 여권을 만드는 일이었다. 한국 같으면 하루나 한나절이면 충분히 끝낼 일을 1주일씩이나 걸리는 것을 보고 국민의 편익과는 거리가 먼 캄보디아의 행정 절차를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서류를 접수하는 곳은 프놈펜 시내 중심에서 20여km 떨어진 기술대학(NPIC). 자신의 오토바이를 이용한다 해도 기름값이 왕복 2달러 가까이 나오고 오토바이 택시를 탈 경우에도 왕복 5달러 이상이 드는 먼 곳이었다. 이런 곳을 한 사람당 너댓 번은 가야 등록 신청을 마칠 수 있었다. 아침에 가서 저녁때까지 기다리고, 업무가 지연되면 그 다음 날 다시 가서 줄을 서고, 준비 서류에 이상이 있으면 또 다시 왔다 갔다 해야 하고… 월급이 150달러도 안 되는 하급 노동자가 등록 서류 만드는 데 교통비만으로 이삼십 달러를 쓰는 진풍경이 1주일간 벌어졌다.
어디 그뿐인가. 직장에 매여 있는 사람 중에는 예측할 수 없이 길어지는 일정 때문에 조퇴나 결근을 하느라 고용주로부터 싫은 소리를 듣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아예 직장을 그만두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등록을 위해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프놈펜에서 며칠간 숙식을 해결하느라고 더 많은 돈을 써야 했다. 등록 기간만이라도 프놈펜 시내 곳곳에 널려 있는 공터 같은 곳을 이용했더라면 수천 명의 불편과 비용을 크게 줄여 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놈펜의 대중교통 수단은 오토바이와 툭툭이다. 그런데, 이것들의 이용 요금이 무척 비싸다. 모토(오토바이 택시)를 탈 경우 반경 4km가 채 안 되는 프놈펜 시내에서 좀 먼 곳을 가자면 2달러 이상 줘야 하고 가까운 곳도 보통 0.5달러 정도가 든다. 시내 끝에서 끝까지 가도 2,000원이 채 안 드는 서울 교통 요금의 두세 배가 족히 넘는 수준이다. 수입의 상당 부분을 교통비로 지불해야 한다. 괜찮은 일자리가 생겨도 집에서 좀 떨어져 있으면 포기할 정도로 교통요금 문제가 심각하다. 국민 편익을 위해서 시급히 해결해 줘야 할 당면 과제다.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라는 말이 있다. 캄보디아에 살면서 자주 떠오르는 말이다. 제반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지 못하니 대부분의 일은 일일이, 그리고 스스로 챙겨야 살아갈 수 있다. 국제 소포가 와도 우체국에 가서 여권을 보여 주고 수수료를 내고 찾아야 하고(보낸 사람이 탁송비를 다 지불했는데 왜 돈을 또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하찮은 서류 하나를 만들어도 대개는 급행료가 필요하다. 수도 요금이나 전기 요금, 전화 요금 같은 공공요금도 일일이 해당 회사에 가서 내야 하고, 은행간 계좌 이체나 카드 이용도 일반화 되어 있지 못하다. 그러니 일일이 현금을 들고 다녀야 한다.
국제 기름 값이 내리면서 휴발유 값이 조금 내렸다. 그렇지만 교통요금은 전혀 변함이 없다. 정부에서 인하 압력을 넣고 있다고 하는데 그 효과기 미미하다. 또, 교통요금은 운전자의 자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기름값 인하와 상관이 없는 듯하다. 일반 물가도 오르기는 하지만 내리진 않는다. 서민 생활이 그만큼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 눈으로는 발전을 실감하지만 서민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기초 생활조차도 버거운 사람들이 많다. 맨땅에 헤딩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국민 편익’ 운운하는 것은 허영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