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시대&캄보디아] 26.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그리고 국정원의 사이버 공작

기사입력 : 2014년 10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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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은 그 전문에서 헌법의 목표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건설함에 있”다고 밝힙니다. 자유민주주의는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하여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헌법을 세우고 민주적 절차 아래 다수에 의해 선출된 대표자들이 국민주권주의와 입헌주의의 틀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체제입니다. 이 체제를 보장하기 위해 헌법은 법치주의를 내포하고 적법절차를 누누이 강조합니다. 법치주의는 사람이나 폭력이 아닌 법이 지배하는 국가원리, 헌법원리입니다. 공포되고 명확하게 규정된 법에 의해 국가권력을 제한·통제함으로써 자의적인 지배를 배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즉 국민들의 준법이 아니라 통치기관, 정부권력이 법을 따라야 함을 강조하는 정신입니다. 위로는 대통령에서부터 아래로는 말단 공무원들 하나하나 모두 이 헌법을 준수하기로 맹세합니다. 이것이 대한민국 존재 가치의 핵심입니다. 개인의 자유를 불법적 행위로 억누르고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며 시민들의 대표 선출 절차를 교란하는 행동은 분명 헌법을 어기고 무시하는 행동입니다.법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 직원들에게 지시해서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불법 정치개입을 해왔다고 판결하였습니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현직 부장판사는 이 판결을 두고 “법치주의는 죽었다”,

“원세훈 선거법 무죄는 궤변”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하였습니다. 원세훈의 지시를 받고 활동한 국정원 직원들은 대선 기간 중 야당 후보들을 욕하고 야유하며 박근혜 당시 여당 후보를 지지하는 글들을 유포합니다. 또한 박근혜 후보 대선 선거운동 지원하는 연락처들을 배포하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공직선거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결받았습니다.재판부는 원세훈의 위법에 관하여 이렇게 적시합니다.”원세훈 피고인은 국정원 수장으로서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고 정치관여 행위를 방지해야 할 막중한 책임 있는데도 직원들에게 국책사업 성과 홍보를 지시하고 국정운영 방침에 반대하는 정당과 정치인 반대를 지지했다. 조직적인 정치관여 활동이 이뤄지게 해서 자신의 책무를 저버렸다. 특히 주권자인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합리적 토론을 통한 여론 형성은 대의민주주의 핵심 요소로, 국가기관이 특정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자유로운 여론 형성 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행위는 어떤 명분으로도 절대 허용될 수 없다. 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으로 그 죄책이 무겁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또한 양형 사유를 이렇게 씁니다. ”적극적으로 위법성 인식하고 범행 지시한 걸로는 보이지 않는다.

” 궤변이 맞습니다. 공직자들이 헌법을 인식하지 않고 그 위에 군림하는 대한민국은 이제 그 존재 가치를 잃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