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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캄보디아 사람들의‘척’하는 이유
캄보디아 사람은 척하는 것을 좋아한다. 아는 척, 믿는 척,일한 척 등등 다양한 종류의‘척’을 좋아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도무지 속을 모르겠다고 한다. 선교사들도 예수를 믿는다는그들이 진짜 믿는 지는 수년이 지나봐야 안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그냥 믿어주는 것인지 정말 믿는 것인지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 미국의 선교사들은 캄보디아 내에서의 선교를 전폭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여러 차례 시도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프랑스 식민정부는 이에 대해 소극적이었고, 이후 독립이 되어 프랑스가 철수할 즈음 미국의 선교사들이 자문을 구하자“당신들 마음대로 해봐라”라고 했다고 한다. 그만큼 속마음의 진실을 알아 내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캄보디아 사람들의 속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앙코르이후의 고난에 찬 세월에 의해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그렇게 되었고, 가까이는 크메르루지의 학정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알아도 모른 척, 몰라도 아는 척해야 했다고 분석한다. 일면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본다면 캄보디아는 주변의 강대국에 의해 정치적으로도 퓨전 소사이어티고, 종교적으로도 퓨전이다. 인종적으로도 크메르족이 전체의 90%가 넘는다고 하지만 주변의 타이족, 참족과의 혼혈이 무수히 이루어져 크메르족의 특징마저 미미해졌고 종교적으로도 힌두교, 불교, 중국의 도교의 영향이 서로 혼합된 형태로 남아있고, 또 정치적으로 권력을 쥔 측에서 종교를 정치에 이용하고자 바꾸고 국민들에게 전파시켰기 때문에 종교적 목표가 그저 자기에게 이익을 주는 것 정도로 남아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정치적으로도 오랫동안 외세의 지배를 받아 온 결과로 자기의 것이 많이 변질되고 사라져 버렸다. 외세의 지배도 타이. 베트남, 특히 프랑스등 이질적 문화가 혼재하면서 정체성을 상실했다고 보는 것이 옳으며, 그리고 문자로 기록이 되어 전해지는 것이 아니고 구두로 전해지는 전승구조이기 때문에 복원하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그래서 외래문화에 대한 거부 반응이 무모할 정도로 높고 이런 경향은 북한과 함께 자력갱생이나 주체의 강조가 어느 나라보다 더 깊게 국민의 의식 속에 숨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이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상호이해를 필요로 하는 부분에서는 문제가 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해를 하기위해 필요한 인프라를 만들려는 우리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왜냐하면 아직도 불안감에 젖어 있고 자신감을 회복하지 못하는 이 나라 사람들의 내면에는 우리는 아직도 두려움의 대상이고 이질적이기 때문이다. /정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