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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캄보디아 사람들의 하루 생활
새벽 5시 반을 넘으면서 바깥에서 들려오는 찻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날이 밝아지려면 30여 분은 더 있어야 하지만 벌써 사람들의 움직임이 잦아진 것이다. 프놈펜의 아침은 일찍 시작된다. 6시가 조금 지나면 일부 지역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길거리로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오토바이와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늘어선다. 사거리같이 복잡한 곳에서는 틈바구니마다 머리를 들이미는 오토바이로 북새통을 이룬다. 반대 차선까지 잡아먹으며 밀고 나오는 오토바이족도 흔하다. 대부분 출근을 하기 위해서 나온 사람들이다. 아침 7시쯤이면 시내 곳곳에서 정체가 빚어진다. 캄보디아에서는 아침 8시 이전에 업무를 시작하는 직장이 많다. 일부 회사나 공장은 7시에 업무를 시작하기도 한다. 1년 내내 더운 지방이라 비교적 시원한 오전에 일을 많이 하기 위해서다.
낮 12시부터 2시 사이에는 시내가 비교적 한산하다.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회사나 공장 같은 곳은 점심시간이 1시간 남짓이지만 일반인들 중에는 점심을 먹고 낮잠을 즐기기도 한다. 이 시간에 시장에 가면 한쪽에 그물 침대를 걸고 낮잠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캄보디아 사람과 용무가 있어도 이 시간에는 피하는 게 좋다. 이러다 보니 오후에는 일하는 시간이 매우 짧다. 4시부터 퇴근이 시작되어 5시쯤이면 거의 모든 직장이 일을 끝낸다. 프놈펜 시내 도로는 5시부터 6시 사이가 가장 복잡하다. 퇴근길 정체가 곳곳에서 벌어진다. 시내의 주요 간선도로는 물론 강변과 같이 휴식 공간으로 이어지는 길목이 특히 번잡하다.
태국이나 베트남, 홍콩, 대만과 같은 동남아 국가들은 밤 문화가 발달돼 있다. 하루 일을 끝내고 즐길 수 있는 곳이 많아 곳곳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밤늦도록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렇지만 캄보디아만은 예외다. 시장과 가게는 오후 5시가 되면 대부분 문을 닫는다. 저녁 8시가 지나면 시내가 한산해지고 9시가 넘으면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다. 몇몇 식당가나 일부 유흥 주점 일대를 빼고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주택가 골목은 정적에 싸인다. 대부분 집에 들어가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거나 일찍 잠자리에 든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시골길을 자동차로 달리다 보면 사람이 사는 동네인데도 불빛이 보이는 집이 거의 없다. 밤 9시만 돼도 깜깜한 한밤중이다. 아침 일찍 활동을 시작하는 반면 저녁 일찍 하루를 마감하는 것이다.
수도인 프놈펜에도 가족들이 함께 즐길 만한 시설이나 공간은 별로 없다. 연극이나 콘서트 같은 공연 예술은 거의 접하기 어렵고, 영화관이 몇 개 있지만 영화 예술이 극히 낙후돼 있고 외국 영화 수입이 잘 되지 않아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영화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캄보디아 사람들은 여가의 가장 많은 시간을 TV 시청하는 것으로 보낸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시골에서는 TV조차도 보기 어렵다. 해가 뜨면 활동하고 해가 지면 집안에 갇혀 살던 원시생활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최근 들어 프놈펜을 중심으로 밤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곳곳에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문을 열고 현대적인 카페가 생기면서 그런 곳을 찾는 젊은 고객들이 밤늦게까지 이어진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편의점 겸 슈퍼마켓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널찍한 광장과 놀이 시설을 갖춘 다이아몬드섬 같은 곳에도 젊은이들이 많이 몰린다. 서서히 하루의 생활 시간대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