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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캄보디아 근대사를 엿볼 수 있는 시엠립 지뢰 박물관
캄보디아는 세계에서 지뢰가 가장 많은 나라에 속한다. 캄보디아에는 아직도 천만 개의 지뢰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프놈펜과 같은 도시에는 이제 더 이상 지뢰가 남아있지 않지만 외진 농촌지역에서는 어디있을지 모를 지뢰가 두려워 쉽게 경작지를 개간하지 못한다고 한다. 특히 밀림지역이나 태국 국경 인근의 우더미은쩨이 지역과 쁘레아 위히어 지역이 지뢰 위험 구역으로 알려져 있다.
수 년 동안 캄보디아를 괴롭히고 있는 이러한 지뢰 문제들을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시엠립에 있는 지뢰 박물관에 가 볼 것을 추천한다. 이 지뢰 박물관은 규모는 작지만 지뢰로 인한 캄보디아인들의 고통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는 곳이다.
캄보디아 지뢰박물관은 1997년에 시엠립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초라한 가건물에서 개관했다. 그러나 캄보디아 정부에서 앙코르와트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지뢰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될까 걱정된다는 이유로 폐관시켰다. 이후 2007년에 시엠립에서 북쪽으로 약 25km 떨어진 곳이자 반띠에이 쓰레이 사원에서 7km 떨어진 새로운 장소에 허가를 받고 다시 개관되었다. 지뢰박물관을 세운 아키라 씨는 어린 나이에 소년병으로 끌려가 크메르 루주군에서 지뢰를 설치하는 일을 했었다. 죄책감을 느끼던 아키라 씨는 전쟁이 끝난 후 계속해서 지뢰 제거에 앞장서고 있다.
박물관에 가면 입구에 로켓이 세워져 있는 모습이 보인다. 박물관에는 주로 녹슨 탱크와 장갑차, 포탄, 지뢰 등이 전시되어 있으며 지뢰를 제거하는 과정이 담긴 사진과 각 나라의 많은 봉사자들의 사진 등으로 채워져 있다. 박물관 개장시간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며 입장료는 3달러이다. 입장료는 지뢰 피해자들을 돕고 지뢰 제거 사업을 추진하는 자금으로 사용된다.
시엠립에서 앙코르와트 사원을 구경하고 난 후에 짧게 구경하기 적절한 장소라고 생각된다.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캄보디아 내전의 고통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장소이며 더불어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지뢰나 폭탄들을 가까이서 관찰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글 : 박슬기, 자료제공 : 멩 보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