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메르인의 미소가 담긴 사원 쁘라쌋 바이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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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수백만 관광객들이 앙코르와트 유적군을 찾고 있다. 앙코르와트 사원을 비롯한 각종 사원의 건축양식과 그 위용에 감탄하고들 하는데, 가장 인상적인 사원을 꼽으라면 아마 앙코르와트, 따 쁘롬, 바이욘 사원 정도가 있을 것이다.

바이욘 사원은 앙코르톰 내 위치한 앙코르 유적군 유일의 불교사원이다. 거대한 도시라는 뜻의 ‘앙코르 톰’은 인도차이나를 평정한 앙코르 제국의 마지막 수도이자 10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한 12세기 최고의 도시였다. 이 앙코르톰의 정 중앙에 앙코르톰을 대표하는 사원이 있는데 바로 쁘라쌋 바이욘(바이욘 사원)이다. 우리에게는 빵집 이름으로 더 익숙한 바이욘(BAYON) 사원은 동서남북을 바라고보 있는 4면 석상과 벽에 새겨진 생생한 부조로 잘 알려져 있다.

바이욘 사원은 자야바르만 7세가 건축한 사원이다. 자야바르만 7세는 캄보디아 역사상 국민들 사이에서 가장 존경을 받는 최고의 성군이다. 자야바르만 7세는 대승불교를 받아들였는데, 바이욘 사원이 불교에 입각해 지어졌다. 바이욘 사원의 정확한 용도와 상징에 대해서의 의견이 분분하다. 학자들 사이에서는 자야바르만 7세가 참파와의 전쟁에서 승리 후 그것을 기념하여 세운 사원 또는 자야바르만 7세의 무덤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바이욘 사원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동서남북을 바라보고 있는 사면상 조각이다. 모두 54기의 석탑에 네 면으로 216개의 얼굴이 조각되어 있다. 이 얼굴에 대해서는 자야바르만 7세의 얼굴이라는 주장이 있기도 하고, 관세음보살의 얼굴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미소의 모습은 굉장히 다양하다. 인자하고 온화하면서 자애롭고 때로는 무표정하게도 보이는 이 미소에는 동서남북을 어우르며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대승불교의 교리가 녹아들어가 있는 것 같다.

사원 내부로 들어가면 3층 대칭구조와 중앙 사원을 중심으로 5개 원뿔형 탑이 둘러싸고 있다. 내부 회랑에는 당시 크메르인의 신앙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부조가 새겨져 있다. 크메르와 참과의 전쟁에서 치열하게 전투를 하는 모습, 승전행렬, 전쟁에서 승리하고 축제하는 장면, 돌을 나르며 사원을 건축하는 모습, 요리하는 사람들, 춤추는 모습, 병원의 모습, 닭싸움을 하며 여가를 즐기는 모습, 서로 이를 잡아주는 모습 등 당시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자세히 엿볼 수 있는 부조가 생생히 새겨져 있다.

바이욘 사원은 앙코르와트에서 차로 5분정도 거리에 있으며, 앙코르와트 관광 프로그램서 꼭 빠지지 않고 들르는 장소이기도 하다. 바이욘 사원을 관람하기 좋은 시간은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이다. 해가 뉘엿뉘엿 할 즈음 석양에 비춘 아름다운 ‘앙코르의 미소’가 더 온화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 글 : 정인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