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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캄보디아를 돕는 일
왕립 프놈펜대학 구내 서쪽 편, 우리 학교 바로 앞에 건물이 하나 들어섰다. 작년의 일이다. 한국 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지어 프놈펜 대학에 기증한 CKCC(캄한협력센터) 건물이다. 이곳에는 중대형 미팅이나 공연을 할 수 있는 복합 공간과 학습실, 사무실, 도서관 등이 마련되어 캄보디아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두루 이용하고 있다.
한국이 KOICA를 통해 캄보디아를 지원하는 사업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댐과 발전소를 건설하고 수리 시설을 확충하는 대규모의 사업에서부터 농촌 소득 증대와 현대화 사업, 빈민층 구제 사업, 교육 지원 사업 등 지금까지 완료했거나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KOICA의 이러한 활동은 전세계의 후진국을 대상으로 하지만 지원 규모나 지속성, 실질적인 효과면에서 캄보디아만큼 큰 혜택을 받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
최근의 캄보디아에 대한 투자나 원조 규모로 보면 중국이 단연 앞선다. 일본도 지속적인 원조 공여국이다. 그러나 이들 나라들과 한국의 캄보디아에 대한 지원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중국은 도로 건설이나 국토 개발 등 캄보디아의 기간 사업 지원에 비중을 두고 있고, 일본은 하수도 정비나 학교 시설 확충, 유적 복원 등 공적 편익을 증대하는 방향으로 지속적인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캄보디아 국민들의 의식 전환과 교육 기반 조성, 빈민 구제와 생활 향상, 시스템 구축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부 차원의 공적 지원 이외에 개인과 기관, 단체의 캄보디아에 대한 지원 활동은 세계 어느 나라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하다. 낙후된 생활환경을 개선해 주고 빈민과 노약자를 구제하려는 한국 봉사자들의 활동은 1년 내내 지속되고 있다. 의료 봉사팀만 하더라도 한 해에 수십 팀이 캄보디아를 찾아 의료 혜택에서 소외된 이들을 치료해 주고 있다. 장애인이나 환자를 한국으로 데려가 수술을 해 주는 일도 자주 있다. 캄보디아에 정착해서 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 선교사들 중에도 봉사 활동에 적극적인 분들이 많다. 고아들을 거두어 돌보기도 하고 빈민 가정의 자녀들에게 침식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고 한국어나 기술을 가르치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얼마 전, 캄보디아에 봉사하러 온 KOICA 신규단원 교육을 맡아 진행했었다. 대학 재학생부터 직장 생활을 끝마친 50대 장년층까지 연령층은 다양했지만 봉사의 열정은 한결같아서 현지어 습득 교육에 임하는 자세가 매우 진지했다. 미술 교육, 과학 교육, 한국어 교육, 사회 복지, 도서관 관리 등 각자 전공과 경험을 살려 캄보디아의 낙후된 분야에 씨를 뿌리는 임무를 맡게 된다는 데서 이들의 봉사가 캄보디아의 미래를 만드는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캄보디아의 발전과 직결되는 주요 정책 수립, 첨단 기술 전수, 시스템 구축, 교육 기반 조성 등을 위한 지원은 다른 나라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한국이 절대적이다. 한국의 발전 경험과 모델,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노력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물고기를 잡아 주는 데에 그치지 않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지금 이 시간에도 KOICA 봉사단과 각 분야의 전문가, 그리고 곳곳에 숨어서 활동하는 순수 봉사자까지 합해서 수백 명의 한국인들이 캄보디아를 위해서 땀을 흘리고 있다. 그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 한강우 한국어전문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