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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부리며 차는 제기 또앗 쎄이
프놈펜에서 오후 5시 즈음 강변 쪽을 다니다보면 중장년층 남자들이 동그랗게 서서 제기를 차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캄보디아에서 제기르 ‘쎄이’라고 하는데 동사 ‘차다’와 함께 쓰여 ‘또앗 쎄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아이들이 명절 때 주로 제기를 차고 노는데 캄보디아에서는 주로 어른들 사이에서 즐기는 스포츠이다.
캄보디아식 제기 ‘쎄이’는 보통 오리나 백조 등의 깃털과 약간 무게가 있는 동그란 플라스틱을 연결해서 만든다. ‘쎄이’는 주로 흰색이지만 빨강, 노랑, 파랑, 초록 색 등으로 물들여 사용하기도 한다. 쎄이는 한국의 제기보다 훨씬 높게 튀어오르는데 제대로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테크닉과 자세가 요구된다. 스포츠샵 등에서 보통 개당 $1.5에 팔고 있다.
‘또앗 쎄이’는 적게는 2명이서도 제기를 주고받을 수 있지만 보통 5명에서 10명씩 동그랗게 둘러서서 플레이한다. ‘또앗 쎄이’를 플레이 하는데 있어서 특별한 규칙은 없지만 되도록 오랫동안 제기를 공중에 띄워놓는 게 목적이다. 손을 제외한 모든 신체부위를 사용해 제기를 찰 수 있는데 발만 써야하는 한국의 제기차기와는 차이가 난다. ‘또앗 쎄이’를 제일 잘 하는 사람들은 팔꿈치, 무릎을 제기를 차거나 마치 곡예를 부리는 듯한 소위 ‘전갈’ 자세로 뒷발차기를 하기도 하는데 그런 묘기를 보고 있노라면 입이 떡하니 벌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앗 쎄이는 장소를 구애받지 않고 프놈펜 시내 모든 공터와 공원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가장 실력이 좋은 사람들은 일요일 아침에 강변이나 왕궁 앞, 왓프놈 등지에서 볼 수 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 아니면 거의 매일같이 공터에서 제기를 차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또앗 쎄이는 팀을 구별에 점수를 내는 그런 경쟁적인 스포츠가 아닌 친한 사람들 끼리 모여 제기를 차면서 서로 웃고 즐기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그런 친목성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한번 동네 캄보디아 사람들과 친해져보고 싶다면 운동삼아 제기차기를 하면서 즐겁게 웃어보자. / 글 : 정인휴 , 자료제공 : 멩 보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