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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취약한 농업 경쟁력
배추 무 호박 오이 가지 당근 대파 쪽파 양파 마늘 생강 상추 쑥갓 부추 미나리……한국인의 식탁에 단골 메뉴로 오르는 야채들인데 캄보디아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래서 각종 김치를 담그거나 찌개나 국을 끊이거나 여러 가지 반찬을 만드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야채 가격이 한국보다는 싼 편이지만 캄보디아 사람들이 즐겨 먹는 다른 야채 가격과 비교하면 상당히 비싸다. 이런 야채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해 오기 때문에 비쌀 수밖에 없는데, 인접한 베트남과 태국이 주요 수입 대상국이다. 어떤 야채는 기후 관계로 캄보디아에서 재배가 불가능해 들여올 수밖에 없지만 어떤 야채는 재배가 충분히 가능한데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왜 그럴까?
농산물도 상품이다. 상품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가격과 질이 보장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캄보디아는 농업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어떤 작물을 재배해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 영농 기술과 자본이 부족하고, 농산물의 수집과 관리, 보관, 운송 등 유통 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아서 그렇다. 인접국의 기업화된 농장에서 생산되는 각종 야채들이 주로 국경 무역을 통해 들어와 캄보디아의 시장에 깔리다 보니 캄보디아의 농업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캄보디아의 인구 분포를 보면 80% 가까운 인구가 농촌에 거주하고, 그들의 생활 기반도 농업이다. 대부분 벼농사를 지으면서 살아가는데 이것이 농가 소득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캄보디아 사람 전체가 소비하는 쌀보다 먹고 남아서 외국에 팔려 나가는 쌀이 더 많다. 쌀 수출국인 셈이다. 그렇지만 국내 쌀값이 싸고 태국이나 베트남에 헐값에 팔려 나가기 때문에 농가 소득이 형편없이 낮다. 농촌 인구의 절대 다수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해외로 수출되는 쌀 중에서 제값을 받고 나가는 것은 금년 상반기 기준으로 볼 때 8%가 채 안 된다고 한다. 캄보디아에서 생산된 벼는 추수와 동시에 태국이나 베트남의 수집상들이 헐값으로 매집해 자국으로 들여가 정미를 한 다음 각각 그 나라의 쌀로 팔린다. 국제간에 거래되는 베트남산이나 태국산 쌀 중에 캄보디아 쌀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수확한 벼를 말리고 보관하고 정미하는 제반 시설이 부족하거나 낙후돼 있어서 애써 농사를 짓고도 수익은 미미하고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이다.
벼농사뿐만 이런 것이 아니다. 한 때 카사바 농사가 인기를 끌었었다. 국제 시세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너도나도 카사바를 심었다. 그런데, 대량 수입국인 태국이 일시적으로 수입을 통제하는 바람에 가격이 폭락해서 영농비도 못 건진 이들이 속출했다. 건조, 가공, 수송, 판로 등의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재배 면적을 늘렸기 때문이다.
기후와 날씨, 풍토 등 자연 조건만으로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 작물들이 있다. 쌀과 카사바, 고무, 일부 열대 과일 등이 그것들이다. 그렇지만 재배 기술과 영농 지원이 취약하고, 자본이 부족하고, 상품화에 따른 시스템과 유통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농업을 사업화하기 어렵다. 농사를 짓는 개인들이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국가가 농업 정책을 세워 투자와 개발에 힘을 쏟아야만 농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이용하지 못하는 나라 캄보디아, 그러나 농업은 캄보디아의 블루오션임에는 틀림없다. / 한강우 한국어전문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