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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또 물난리
학교 뒤편 주차장이 물에 잠겼다. 지난 7년 동안 서너 번 물에 잠긴 적이 있지만 이번만큼 수위가 올라간 적은 없었다. 1~2cm만 더 올라갔어도 건물의 반지하층 안으로 물이 들어올 뻔했다. 이틀간 비가 내리지 않아서 처음보다 수위가 10cm쯤 내려갔다. 비가 더 이상 내리지 않는다 해도 물이 다 빠지려면 앞으로 1주일 이상은 걸릴 같다. 이 정도에서 비가 그치면 좋겠지만 대개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우기가 끝나기 때문에 남은 기간에 또 얼마나 비가 내릴지 걱정된다. 호수를 매립해서 그 한 쪽에 건물을 올리고 또 한 쪽에 남은 공터를 주차장으로 써 왔는데 주차장 밖 호수가 차례로 매립되어 지금은 거의 육지로 변했다. 비가 오면 빗물을 모았다가 서서히 배출하던 유수지 기능의 호수가 없어져서 지대가 낮은 곳이 침수 피해를 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프놈펜 시내 곳곳이 이렇다. 호수나 늪지를 매립한 지역 인근의 침수 피해가 특히 심하다.
1주일에 두 번 큰비가 내리고 나서 프놈펜 시내 곳곳이 물에 잠겼다. 통행이 불가능한 골목길이 수두룩하고 간선도로 몇 군데도 차량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물이 차서 출퇴근 시간에 곳곳이 마비되었다. 비가 내린 다음 날에는 지각 사태가 속출하고 몇몇 학교는 임시 휴교를 하기도 했다. 한국의 장마같이 집중 호우가 내리는 것도 아니고 며칠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것도 아닌데 몇 시간만 비가 내리면 프놈펜 시내 곳곳이 물에 잠긴다. 전에는 별 문제가 없던 곳도 주변이 매립되어 지대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으로 변해 물이 차는 지역이 되어 가고 있다. 하수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자연 배수에 의존하다 보니 몇 시간만 비가 내려도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도시 곳곳에 자리 잡고 있던 크고 작은 호수와 늪지대가 매립되어 빗물이 흘러들 곳이 줄어든 것도 침수가 잦은 이유가 아닌가 한다.
2년 전, 캄보디아에 큰 홍수가 있었다. 2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고 수십 만 헥타의 농경지와 수많은 가옥이 침수되어 다수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금년에도 10월 초까지 100여 명이 홍수로 숨졌다고 한다. 전국 20여 개 주도에 걸쳐 광범위하게 피해가 발생해서 현재 수십만 가구의 이재민이 대피중이고 물이 잘 빠지지 않아 복구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곳도 많다. 도로가 파손되거나 침수되어 고립된 지역도 있고 이들 지역 주민들에게 배를 타고 다니면서 구호품을 전달하는 모습이 수시로 TV 화면에 비친다. 홍수 때문에 세계적인 축제인 물축제를 취소한다는 정부의 발표가 나올 걸 보면 캄보디아의 홍수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 캄보디아 뉴스 채널인 CNC에서는 뉴스의 절반 이상을 각 지방 홍수 피해 상황을 보도하는 것으로 채우고 있다.
건기가 끝나고 우기에 들어섰지만 예년에 비해 비가 적게 내려서 특히 농사짓는 사람들을 애태우게 하던 때가 몇 달 전인데, 우기가 끝날 무렵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려서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맑은 하늘에 별안간 먹구름이 몰려와 소나기같이 한바탕 시원하게 쏟아지고 금세 맑아지는 것이 캄보디아의 전형적인 날씨인데 요즘 날씨는 그와 다르다. 온종일 하늘에 구름이 끼어 있기도 하고 몇 시간 비가 내리기도 한다. 가뭄과 홍수가 전보다 잦아졌다. 세계적인 현상인 기상 이변이 캄보디아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문제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일인데 정부 재정이 취약하다 보니 재난 방비에 투자할 여력이 극히 미미하다. 국제적인 구호나 지원이 없으면 이번 홍수 피해를 복구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비가 그치기를 빌 뿐이다. / 한강우 한국어전문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