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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한국이나 캄보디아나
캄보디아 총선이 끝난 지 한 달이 지났다. 아직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선거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집권 여당이 자신들의 승리를 선언하자 야당은 자신들의 승리를 빼앗아갔다며 이에 승복하지 않고 있다. 야당의 선거 부정에 대한 조사 요구로 캄보디아 정국이 매우 시끄럽다. 야당은 납득할 만한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는 한 이번 선거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대규모의 시위를 벌이겠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 폭력 사태에 대비하여 훈센 정부는 프놈펜 근교에 장갑차와 무장 병력을 배치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 동안 절대 빈곤과 집권층의 부정부패에 염증을 느껴 왔던 대다수의 국민들이 훈센 정부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들 대부분이 야당 지지 성향으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따라서 훈센 정부가 계속 집권을 하더라도 앞으로 캄보디아 정국은 순탄하게 돌아갈 것 같지 않다. 국회의원의 45% 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야당의 강력한 견제가 수반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캄보디아는 연립 정부를 거쳐 CPP의 절대적인 독주 체제로 정권을 유지해 왔다. 그러한 힘을 바탕으로 장기 집권하는 동안 권력자와 고위 공무원은 막대한 부를 거머쥐는 한편 부정부패의 원흉으로 자리잡았다. 권력과 결탁한 사업가가 각종 이권을 독식하여 경제권을 잡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은 지금 어떠한가?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사건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여야 합의에 의해 국가정보원 직원의 댓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겠다고 해 놓고 이를 풀어 나가려는 노력은커녕 이를 덮기 위한 여당과 정부의 물타기 전략이 국민을 더욱 혼란스럽고 짜증나게 만든다. NLL 대화록으로 야당을 압박하고 전두환 재산 환수로 국민의 관심을 돌리더니 급기야는 군사정권의 단골 메뉴였던 좌파 몰기까지 등장해서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사건은 변방으로 몰리고 있는 형상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의 중요 인사는 지난 대선 기간 중의 여론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우위로 올라선 직후 경찰의 국가정보원 직원 댓글 사건 수사 발표가 나오면서 박근혜 후보가 다시 역전했다고 주장했다. 박빙의 선거 결과에 비추어 볼 때 댓글 사건이 정권의 향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추정도 가능하다. 국가 기관의 정권 탈취 행위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말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경제적으로 선진국의 문턱에 와 있다는 한국이나 세계 최빈국의 수준에 머물러 있는 캄보디아나 정치적 수준으로는 도토리 키 재기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와 캄보디아 총선 후유증을 보면 그렇다. 이미 확고하게 구축하고 있는 기득권을 절대 내놓을 수 없다는 욕심이 부정을 낳고 이것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민생을 책임지는 집단이 엉뚱한 문제로 다투는 사이에 국민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된다. 한국과 캄보디아가 처한 현실이다.
며칠 한국에 가 있는 동안, 집 근처인 분당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비빔국수 한 그릇에 8,000원, 맛으로 쳐도 집에서 대충 해 먹는 비빔국수나 별반 다르지 않은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도 손님은 꽤 많았다. 쾌적한 빌딩에 고급스런 인테리어, 깔끔한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가 그 비결인 듯싶었다. 알고 보니 대그룹 계열사가 운영하는 국숫집인데 전국에 많은 체인점을 거느리고 장사를 한다고 한다. 국숫집까지 대기업이 차지해 버리니 서민들이 벌어먹고 살 입지가 좁아드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강자의 이익이 더욱 공고해지는 사회, 한국이나 캄보디아나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 한강우 한국어전문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