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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우칼럼] 캄보디아와 기상 이변
“한국은 한 달 내내 장마에 시달리다가 요즘 푹푹 찌는 날씨가 계속돼서 견디기 어려운데 여기는 참 시원하네요.”
며칠 전, 업무차 캄보디아를 방문한 분의 얘기다. 사실 그렇다. 우기로 들어선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우기 내내 프놈펜에는 비가 별로 내리지 않았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 햇볕이 따갑고 날씨가 더운 게 보통인데 오히려 그 반대다. 아침부터 구름이 낀 날이 많고 선선한 바람이 자주 불어 밖에 나다녀도 별로 땀이 나지 않는다. 예년에 비해 확연히 구별되는 날씨다. 기상 이변임에 틀림없다.
프놈펜 근교에 나가다 보면 물이 부족해서 아직도 모내기를 못하고 있는 논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예전 같으면 모내기가 거의 끝나 있어야 하는 논들이다. 다른 지역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관개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 하늘에 의지해서 농사를 짓는 곳이 대부분이라 쌀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 같다. 국민의 80% 가까이가 농촌 인구이고 그들 대부분이 쌀농사에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가뭄으로 흉작이 들면 캄보디아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히게 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식수나 생활용수 부족 사태를 겪기도 한다.
재작년에는 홍수가 캄보디아를 덮쳐서 큰 피해를 입혔었다. 사상자와 이재민이 발생하고 추수를 앞둔 농경지가 침수되어 재산 피해도 상당했다. 다리가 끊기고 도로가 유실되어 여러 곳이 고립되기도 했다. 캄보디아의 1년간 강수량은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그런데, 해마다 비가 내리는 시기가 들쭉날쭉해서 가뭄이나 홍수가 자주 발생한다. 수리 시설이나 홍수 방제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기상 이변에 속수무책인 나라가 캄보디아다.
프놈펜은 평지에 세워진 도시다. 지대가 높은 곳과 낮은 곳의 차이가 2~3미터를 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비가 몇 십 분만 퍼부으면 도시 곳곳이 침수된다. 차량 통행이 어려운 도로가 생기기도 하고 집안에 밀려들어온 물을 퍼내는 광경도 쉽게 볼 수 있다. 지대가 낮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하수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들이다. 그런데, 요즘은 예전에는 물에 잠기지 않던 곳이 물에 잠기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일시에 많은 비가 내려서 그럴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도시 개발의 여파가 주된 원인인 것 같다. 프놈펜 시내 지도를 살펴보면 시내와 시 외곽 곳곳에 제법 큰 호수가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지금 물이 차 있는 호수는 거의 없다. 여러 개의 호수가 전체, 또는 부분 매립을 통해 택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비가 내릴 때 빗물을 담아 놓을 곳이 줄어들었으니 침수 지역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새아침이 밝으면 맑은 해가 뜨고 따끈따끈한 햇볕이 대지에 내리쬐고 지평선 끝에서부터 하얀 뭉게구름이 피어오르고, 이것이 먹구름으로 바뀌어 한소끔 세찬 빗줄기가 내리 꽂히고, 비가 그치면 언제 그랬냐 싶게 다시 강렬한 햇살이 쏟아져 대지를 뽀송뽀송하게 말리고…이것이 우기의 캄보디아의 풍경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런 풍경을 자주 보지 못한다.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상 이변이 캄보디아에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사는 나라라 그 만큼 걱정이 크다. / 한강우 한국어전문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