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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삐티 본 썹
장례 풍습도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에 따라 서로 다르다. 불교국가인 캄보디아에서는 윤회사상을 믿기 때문에 죽음은 삶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환이 끝나는 것이라고 믿는다. 장례식은 그렇기 때문에 한 생애를 끝내는 의식이라고 볼 수 있으며 제대로 된 장례식을 치루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캄보디아의 장례식(삐티 본 썹)에 대해서 알아보자.
캄보디아에서는 가족이 죽으면 시신를 집으로 가져와 깨끗이 씻은 후 깨끗한 옷을 입혀 관에 넣는다. 또한 가족들은 스님들을 초대하여 사자를 위한 불경을 독경하게 한다. 주로 친척들에게는 고인의 죽음에 대해 알리고 장례식에 초대하지만, 이웃들은 굳이 초대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참석하는 것이 관례이다.
장례식장에서 볼 수 있는 악어 모양의 하얀 깃발은 죽음을 상징한다. 한국은 검은색이 죽음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 색인 반면, 캄보디아는 흰색이 그러하다. 캄보디아에서 장례식에 초대받았을 경우에는 흰색 옷을 입고 가도록 하자. 고인의 가족들은 애도의 표시로 흰 옷을 입고 한쪽 팔에는 작은 검은색 천을 두르고 있다. 장례식장에 가면 조문객들에게 애도의 표시로 빨간 실을 주며 팔목에 두르거나 셔츠 단추에 매달게 한다. 매고 있던 빨간 줄은 집에 돌아온 후에 버리면 된다. 장례식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는 죽과 음료, 과일이 제공된다. 장례식 천막 안에 앉아있으면 불경을 외는 소리에 다소 시끄러울 수 있다. 장례식장에서 나오기 전에는 장례식 비용을 위한 약간의 돈을 봉투에 넣어 주고 나오면 된다. 장례식 조의금 시세는 15불~20불을 웃도는 축의금에 비해 약간 저렴한 편이다. 약 10불 정도가 적당하다.
전통적으로 시신은 화장되기 전에 7일 동안 집에 보관된다. 그러나 요즘은 시체를 오래 보관할수록 비용이 많이 들어 3일만 보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스님들과 가족들, 그리고 다른 문상객들은 장례음악을 틀고 관을 화장터로 옮기는 데에 동행한다. 고인이 죽은 뒤 7일째 되는 날 또 다른 장례식이 거행되는데, 이는 고인이 죽은 뒤 바로 거행 된 장례식에 미처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이 주로 참석하게 되며, 100일 된 날도 같은 의식을 거행한다. 주위에 있는 캄보디아인들 중에 가족이 죽은 사람들을 보면 삭발을 한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대한 애도를 표하는 의미로 주로 배우자, 자식, 손자가 삭발을 한다.
캄보디아인들 중에는 중국계 캄보디아인들이 많기 때문에 장례풍습의 일부분은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 장례식에 가면 고인의 가족들이 흰색 옷을 입고 관 앞에서 금색 또는 은색 종이를 태우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모두 중국에서 온 방식이다. 관을 묻을 곳으로 이동하는 차량 행렬 역시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중국계 캄보디아인들은 시체를 화장하기보다는 땅에 묻는 것을 선호한다. / 글 : 박슬기 , 자료제공 : 멩 보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