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의료 지원을 위해 더 많은 의사 필요Posted 959 days ago
- 태국 국경 개방과 동시에 통행증 신청 쇄도Posted 959 days ago
-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수 제로를 향하여 5월1일 단 2건에 그쳐Posted 959 days ago
- 캄보디아-베트남 국경 인접 7개주 도로망 건설Posted 959 days ago
- 5월 초 집중호우·홍수경보Posted 959 days ago
- 캄보디아-베트남 돼지고기 밀수 단속 강화Posted 959 days ago
- 미국, 캄보디아에 코로나19 백신 200만 회분 기부Posted 959 days ago
- 캄보디아 2022 경제 성장률 5.4%로 하향 조정Posted 959 days ago
- 캄보디아 학교 폭력, 금품 갈취는 기본, 교사 폭행 등 심각Posted 959 days ago
- 캄보디아, 우기 오기도 전에 폭우로 6명 사망, 재산 피해 수백Posted 959 days ago
[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191화 캄보디아 불교의 날 “비싹 보찌어”
5월 4일은 비싹 보찌어의 날(Visaka Bochea Day)이다. 이날은 캄보디아에서 불교 관련 공휴일로 유일하다. 한국은 ‘부처님 오신날’이라고 해서 부처의 탄생에 초점을 맞추어 기념하는 데 반해 캄보디아는 비싹 보찌어의 날을 기해서 “부처의 탄생, 깨달음 및 열반”을 모두 기념한다. 캄보디아 음력으로는 비싹월 15일 보름인데, 비싹월은 음력 6월을 말하고 양력으로는 대략 4월이나 5월이다. 캄보디아 외에도 태국이나 라오스, 미얀마 등의 테라와다 불교(남방불교/상좌부 불교/소승불교) 권역에서는 이날을 기념한다.
비싹 보찌어의 날은 고타마 싯다르타 부처의 세 가지 중요한 삶의 사건을 기념한다. 먼저 그는 여섯 번째 달의 만월에 석가족의 후손인 싯다르타 왕자로 태어났다. 석가족은 카필라바스투를 수도로 하던 고대 인도 아리아인 부족으로 이들의 나라는 ‘카필라 왕국’이다. 제사장들은 그가 강력한 왕 또는 위대한 영적 스승이 될 운명이라고 예언했다. 왕족으로 태어난 그는 수년간의 명상수련 끝에 서른 살에 속세와의 인연을 끊고 출가했다. 그리고 인도 북부 부다가야 마을의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서른다섯(35세)이 되던 날 깨달음을 얻었다.
▲비싹 보찌어의 날에 승려들에게 음식 공양을 주재하는 헹삼린 국회의장
깨달음을 얻은 고타마 싯다르타는 고집멸도(苦集滅道)의 4가지 진리를 제시하면서 최초의 설법을 시작했다. 진리의 첫째는 ‘존재는 고통’이다. 고통은 흔히 생노병사, 원망과 증오, 이별, 실망, 자기애 등이다. 둘째는 ‘고통은 무지에 따른 집착에서 비롯’된다. 고통의 원리와 이유에 대해서 12가지 요소의 순환, 즉 십이연기(十二緣起)로 설명한다. 12가지 요소는 무지의 ‘무명(無明)’, 의욕의 ‘행(行)’, 인식의 ‘식(識)’, 자기애를 일으키는 ‘명색(名色)’, 감각하고 의식하는 ‘육입(六入)’, 마음에서 일어나는 ‘촉(觸)’, 고락을 느끼는 ‘수(受)’, 탐욕의 ‘애(愛)’, 집착의 ‘취(取)’, 생존의 ‘유(有)’, 출생의 ‘생(生)’, 늙고 죽음의 ‘노사(老死)’이다.
이러한 고통의 과정이 순환하는 것을 ‘윤회’라고 한다. 이에 따른 진리의 셋째는 ‘괴로움은 끊을 수 있는 것’이다. 괴로움의 시발점이 되는 무지의 ‘무명(無明)’을 해소함으로써 가능하다. 괴로움이 소멸한 상태를 ‘열반’이라고 한다. 넷째는 ‘열반은 팔정도(八正道)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팔정도는 여덟 가지 수행법이다. 즉, ①바르게 보고, ②바르게 생각하고, ③바르게 말하고, ④바르게 행동하고, ⑤바른 수단으로 목숨을 유지하고, ⑥바르게 노력하고, ⑦바른 신념을 가지며, ⑧바르게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비싹 보찌어의 날의 의미를 설명하고자 부처의 탄생, 깨달음, 열반을 보여주는 이미지
고타마 싯다르타 부처의 세 번째 중요한 삶의 사건은 ‘죽음’이다. 죽기 3개월 전에 마지막 법회에서 자신의 죽음을 예언했는데, 이날을 캄보디아 음력에서는 ‘미억 보찌어의 날(Meak Bochea Day)’로 기념한다. 이에 따라 부처는 80세가 되던 날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의 제자들과 그 밖의 승려들에게 자신의 가르침에 따라 영적 자유를 위해 정진하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각 사건은 모두 비싹월 15일 보름에 발생했다. 불교도들은 삶의 지침으로 간주되는 부처의 가르침을 배우고 따르고자 이날을 기념한다.
캄보디아 불교도들은 비싹 보찌어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새벽부터 흰옷을 입고 지역 사원과 사당을 출입한다. 이들은 부처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하루 대부분을 보낸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 꽃, 양초를 가져와 승려들에게 공양으로 바친다. 때때로 방생의식의 일환으로 새를 풀어주기도 한다. 그 밖의 의식으로는 불상 씻기기, 식사 나누기, 승려의 법문 듣기 등이 있다. 불교 신도들에 대해 승려들은 경전을 암송하고 명상 시간을 가지며 부처의 가르침을 전수한다.
글 이영심
前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