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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184화 캄보디아인의 생활 간식 “나엠”
나엠은 잘 알려진 크메르 진미 중 하나이다. 다진 고기를 양념해서 비닐이나 바나나잎으로 감싼 것으로 새콤매콤한 맛이 중독적이다. 그래서 특히 5번 국도를 따라 바탐방 지방에 접근하면 가판대에 올망졸망 주렁주렁 매달린 나엠 상품을 놓칠 수가 없다. 이처럼 바탐방은 나엠 제조로 유명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나엠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지방이다. 그래서 프놈펜에서 접하는 나엠이지만 산지를 물었을 때는 으레 바탐방이라고 밝힌다. 나엠은 생선 나엠 외에도 돼지고기 나엠, 새우 나엠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바탐방 나엠은 주로 생선 나엠을 이른다. 생선 나엠의 재료는 러 생선(Great snakehead; 가물치) 또는 틀랏 생선(Bronze featherback; 칼고기) 등의 흰살 1kg, 설탕 2큰술, 소금 1큰술, 갈랑갈(Galangal) 3뿌리, 마늘 1통, 고추, 껀뚜엇(Phyllanthus acidus; 스타구스베리) 나뭇잎이다. 바나나잎이나 비닐봉지는 나엠의 모양을 만들고 보관과 이동을 용이하게 한다. 특히 바나나잎으로 포장된 나엠은 화덕에서 구운 다음에 캄보디아 전통 쌀국수면인 놈반쪽과 허브 및 야채를 곁들여 먹는 성왁(Sangvak)의 주재료이다. 성왁은 프놈펜의 주요 식당에서 바탐방 브랜드로 메뉴화에 성공했다.
생선 나엠의 제조 순서는 먼저, 갈랑갈과 마늘을 절구나 분쇄기로 갈아준다. 생선도 살만 발라서 분쇄기로 갈아준다. 다음으로 갈아놓은 생선에 갈랑갈과 마늘 다진 것을 넣고 섞은 다음에 설탕과 소금도 넣어서 좀더 강력하게 장시간 치댄다. 이제 비닐봉지에 공기구멍이 없이 빡빡하게 넣거나 바나나잎으로 여러번 감싸서 단단히 묶으면 된다. 기호에 따라 밀봉 전에 생고추와 껀뚜엇 나뭇잎 두세 장을 넣어도 된다. 그리고 2박 2일 동안 냉장고가 아닌 직사광선이 없는 장소에 보관한다. 그러면 나엠이 숙성해서 시큼하면서도 매콤한 맛을 낸다.
나엠 제조 절차를 뒷받침하는 표준화된 기술은 종종 바나나잎으로 싸서 30°C 및 50% 습도에서 3~5일(계절에 따라 다름) 동안 놓아둔다. 또한 쌀은 발효 중 젖산 생성을 돕는 성분이자 탄수화물 공급원으로 사용될 수 있다. 캄보디아의 경우 발효는 높은 주변 온도에서 발생하며 이는 박테리아 증식의 위험을 높임에 따라 생산 초기 단계에는 나쁜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젖산이 생성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쌀만으로는 대사 과정이 매우 느려서 발효의 가속화를 위해 포도당과 동일한 덱스트로스(dextrose)를 첨가할 수도 있다.
이처럼 젖산의 생성을 인위적으로 빨라지게 하려면 지켜야 할 측정치가 있다. 쌀은 일반적으로 2.5% ~ 4.0% 범위에서 소비된다. 마늘은 최대 5%를 함유할 수 있다. 후추는 0.1%까지 사용 가능하다. 효모 배양과 같은 박테리아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적인 방법에 따라 효모의 분해를 유도하려는 경우에는 우선 소금양을 3%로 늘려야 한다. 그리고 온도를 30°C로 높여야 한다. 30°C에서 3일, 24°C 이하일 경우 5일 동안 발효한다. 빛이 들지 않는 서늘한 그늘에서 보관해야 한다.
한편 나엠 애호가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있다. 2016년 이래로 일부 생산자들이 나엠의 쫀득한 식감과 보존 기간을 늘릴 목적으로 화학 물질인 붕산(Boric acid) 분말을 소량 첨가한 것이 대대적으로 적발된 것이다. 붕산은 단 1g만 섭취해도 심각한 중독과 대사 장애를 일으키는 약품이다. 특히 장기간 복용할 경우 다량의 붕산이 장기에 축적, 심각한 중독 증상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붕산은 한국에서도 과거에는 식품에 첨가했지만, 오늘날에는 식품첨가제로의 붕산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올해 바탐방 주지사는 지방을 UNESCO의 ‘무형문화유산 목록’의 식품 범주에서 ‘혁신 도시 네트워크’ 부문에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위해 여러 세대에 걸쳐 맛과 위생에서 정체성을 확립한 지역의 음식으로 성왁을 선두에 거론하고 있다. 생선 나엠의 붕산 스캔들을 잠재우고 우려를 불식하려는 뉴스도 작년부터 나왔다. 주지사가 접시의 나엠을 포크로 집고는 식품의 안전성을 믿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바탐방 5번 국도의 판매상에서도 지속적인 단속으로 불법적인 식품첨가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글 이영심
前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