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의료 지원을 위해 더 많은 의사 필요Posted 934 days ago
- 태국 국경 개방과 동시에 통행증 신청 쇄도Posted 934 days ago
-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수 제로를 향하여 5월1일 단 2건에 그쳐Posted 935 days ago
- 캄보디아-베트남 국경 인접 7개주 도로망 건설Posted 935 days ago
- 5월 초 집중호우·홍수경보Posted 935 days ago
- 캄보디아-베트남 돼지고기 밀수 단속 강화Posted 935 days ago
- 미국, 캄보디아에 코로나19 백신 200만 회분 기부Posted 935 days ago
- 캄보디아 2022 경제 성장률 5.4%로 하향 조정Posted 935 days ago
- 캄보디아 학교 폭력, 금품 갈취는 기본, 교사 폭행 등 심각Posted 935 days ago
- 캄보디아, 우기 오기도 전에 폭우로 6명 사망, 재산 피해 수백Posted 935 days ago
[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221화 캄보디아 고대 유물 수집가 더글라스 래치포드
캄보디아 고대 유물 수집가로 알려진 영국인 크메르 더글라스 래치포드(Douglas Latchford)는 1931년 10월 15일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1858-1947)의 뭄바이에서 태어났다. 영국 브라이튼 칼리지에서 수학한 후 인도에서 제약 산업에 종사했다. 1956년 방콕으로 이주했고, 1963년에는 의약품 유통회사를 설립했다. 태국 토지 개발에 수익성 있게 투자해서 1968년에 태국 시민권자가 되었고 태국 여성과 결혼도 했었다. 보디빌딩 스포츠에도 열광적이어서 2016년부터 태국보디빌딩협회 명예회장을 역임했다.
1950년대 중반에 첫 조각상을 700달러에 구입하고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개인 소장품을 사들이는 수집에 몰두했다. 이후 그는 박물관 수준의 크메르 조각품과 보물의 축적자로 불리는 반면에 크메르루즈(1975-1979)의 불법 유물 거래를 주도함으로써 대량의 캄보디아 유물을 도매급으로 약탈해서 거액으로 팔아치웠다. 1970년대 초부터 전 세계 주요 경매장, 미술상, 박물관에 이러한 유물을 공급했다. 이와는 모순되게 2002년에는 참담하게도 목과 팔이 잘려나간 유물 일부를 캄보디아국립박물관에 기증하고 박물관 재정을 모금하는 데 앞장섰다.
이에 따라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은 2008년에 그의 기부와 전시품을 기증한 공로를 인정하여 최상급의 기사 작위(Grand Cross of the Royal Order of Monisaraphon; GCM)을 하사했다. 또한 학계에서 저명한 미국인 엠마 벙커(Emma Bunker)와 공동으로 세 권의 책을 집필했다. “숭배와 영광: 크메르 예술의 황금기(Adoration and Glory: The Golden Age of Khmer Art)”, “크메르 황금(Khmer Gold)”, “크메르 청동(Khmer Bronzes)”이다. 당시 캄보디아국립박물관은 이러한 저작 덕분에 많은 해외 방문객이 캄보디아를 찾아오고 박물관도 발전하고 있었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책은 모두 자신들이 소장한 수집품을 개인들에게 불법으로 판매하는 정교한 판매 브로셔였다. 이를 통해 래치포드와 벙커는 세계 최대의 수집가 및 딜러들과의 관계를 활용하여 미국의 유명 박물관들이 수집품을 늘릴 수 있도록 도왔다. 이에 따라 래치포드는 나중에 도난당한 유물의 밀매와 관련된 범죄로 기소되고, 벙커는 해당 사건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2012년 미국 검찰청이 뉴욕시 연방 법원에 제기한 민사 사건에 따르면, “이들”은 “약탈” 혐의를 면피하고자 유물의 출처를 거짓으로 주장하고 경매를 진행했다.
캄보디아가 해당 경매를 저지하고 미국 정부로부터 반환을 진행한 유물은 1972년에 조직적인 약탈 네트워크를 통해 도난당한 10세기 사암 조각품인 두료다나(Duryodhana; 힌두 서사시 마하바라타의 주요 인물)이다. 이 조각품은 올해 9월에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된 꺼께(Koh Ker) 사원 단지에서 약탈된 여러 점 가운데 가장 유명한 걸작이다. 프랑스아시아연구학교(EFEO) 고고학자들은 사원에 남아 있는 도굴의 잔해들과 밀매되어 전 세계로 흩어진 조각품을 3D 이미지로 결합했다. 이처럼 학계의 연구와 캄보디아 정부의 반환 의지가 가시화하면서 래치포드와 연관된 수집가와 딜러의 기부 및 판매의 비윤리성이 밝혀졌다.
2019년 11월, 당시 혼수상태였던 래치포드(89세)는 크메르 예술 작품의 출처를 위조한 혐의로 뉴욕 검찰에 기소됐지만, 사건은 이듬해 그의 죽음으로 종결됐다. 그의 거짓말을 도와서 수많은 밀수품의 신분을 세탁했던 벙커는 2021년에 사망했다. 이전까지는 이들의 이름을 내걸 만큼 자랑스러울 정도로 추앙했지만, 이제 해당 조각품의 최종 수집가들은 비윤리적인 수집 관행의 심판대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표적으로 덴버 미술관은 2021년 11월에 캄보디아 유물 4점을 자발적으로 반환하기로 합의하고 높은 수준의 투명성을 위해서 미국 및 외국 정부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언론 보도에 따르면 2023년 8월까지도 덴버 미술관은 해당 유물을 반환하지 않았다. 이러는 이유는 씁쓸하게도 인종차별적이고 편향된 정당성에 기반한다. 즉, 캄보디아가 유물 관리 능력이 없을뿐더러 더 많은 세계 시민이 보도록 자신들이 전시해야 마땅하단다. 호주국립박술관도 래치포드에게서 구입한 유물의 반환을 밝혔지만, 당초 매입 과정에서 150만 달러의 상당한 뒷돈을 언급하는 뒤끝을 남겼다. 지난 12월 15일에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이 래치포드가 밀매한 유물 13점을 반환하기로 보도했다. 이렇게 기사를 터트리고 각 문화재 1점당 실제로 캄보디아에 도달하기까지는 또 수년을 훌쩍 넘길 것이다.
글 이영심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