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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디지털 금융 가속’ 캄보디아 공략 ‘박차’
은행권이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시장을 떠나 신성장 동력을 찾아 글로벌 영토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금융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캄보디아에서 입지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캄보디아는 지난 20년간 7% 내외의 경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곳으로 최근에는 중앙은행이 블록체인 기반의 결제와 결제 시스템인 바콩(Bakong)을 도입, 모바일 뱅킹이 전 연령대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캄보디아에 진출한 국내 은행 법인은 모두 바콩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디지털 전환을 통해 현지 고객을 빠르게 흡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시중은행은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캄보디아에서 디지털 금융을 바탕으로 글로벌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캄보디아는 201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경제 성장과 정치적 안정, 통신 인프라 개선에 힘입어 인터넷·모바일 이용자 수가 증가하면서 전자결제, 모바일 뱅킹 시장이 급속히 성장했다.
소매 전자결제액 시장 규모는 2019년 344조리엘(캄보디아 화폐 단위)에서 2022년에는 1110조리엘로 연평균 47.8%, 전자지갑 계정 수는 520만개에서 1950만개로 연평균 55.4% ,그리고 모바일 뱅킹 거래액은 114조리엘에서 672조리엘로 연평균 80.7%가 증가했다.
다만 농촌을 비롯한 디지털·금융 인프라 열악지역에서의 디지털 금융 소외 현상과 결제 업체 간의 제공 서비스, 보안 수준의 편차가 커지면서 투명한 관리·감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캄보디아 중앙은행(NBC)은 지난 2020년 10월 금융 접근성 개선, 결제사업자 간의 연결성 향상을 통한 효율성 제고와 달러 의존 경제 탈피를 위해 국가 주도의 결제·송금 시스템인 바콩을 도입했다.
바콩은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2022년까지 캄보디아 인구(약 1680만명)의 절반 수준인 850만명 이상이 바콩 시스템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했으며, 총 2610만건·62조 7000만리엘(153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성사됐다.
바콩 도입 이후 모바일 결제가 급격히 증가했을 뿐 아니라, 은행을 비롯한 공식 금융회사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소비자, 특히 농촌 지역의 거래 편의성이 증대됐다는 평가다.
이에 캄보디아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 역시 바콩 시스템을 가동하고,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57개 은행 및 금융사가 바콩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으며 현지에 진출한 국내 은행 법인인 △KB프라삭은행 △신한캄보디아은행 △DGB은행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 등이 포함됐다.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에서 모바일 금융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비대면 상품으로 디지털 금융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지 금융권 최초 디지털뱅킹 플랫폼인 ‘리브(Liiv) KB캄보디아’과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KB스마트론’을 출시했다. 특히 KB스마트론은 현지 은행에서 통상 1~2주 소요됐던 대출 심사기간을 5~10분 이내에 완료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 출시 1년 만에 대출 잔액 1000만달러를 돌파했다.
우리은행은 2022년 우리페이(KHQR)를 출시, 결제시스템(Payment)를 도입했으며 모바일 뱅킹 기능개선 및 기업고객 대상 인터넷 뱅킹을 구축해 비대면 채널을 강화했다. 지난해에는 현지 윙뱅크(Wingbank)와 제휴를 맺고, 캄보디아 휴대전화번호로 송금하면 윙뱅크 점포에서 출금이 가능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올해는 1억달러 규모의 증자도 계획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22년 모바일앱 SOL 2.0을 출시하고 비대면 실명확인 및 계좌 신규가 가능한 ‘e-KYC’ 프로세스를 신설, 모바일에서 간편하게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차랑 호출 업체인 타다(TADA)앱 전자지갑 충전이체 프로세스, 디지털 광고판을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사는 바콩 시스템을 활용해 한국-캄보디아 간의 송금·결제의 편의성과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해외법인 실적 기준으로 캄보디아에서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곳은 KB국민은행이다. KB프라삭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173억 2100만원으로 주요 시중은행 법인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이어서 캄보디아 우리은행이 235억 3300만원으로 뒤를 이었으며 신한캄보디아은행은 89억 7200만원을 기록했다./한스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