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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호의 국립소아병원에서 드리는 편지] 여덟 번째 편지 ‘프나엑 네오, Salle Neonatology’
캄보디아 교민 여러분 안녕하세요. 쏙써바이떼?
오늘은 ‘‘국립소아병원 신생아 병동” 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여덟 번째 편지의 제목은 ‘프나엑 네오, Salle Neonatology’ 입니다.
학생 때 신생아학을 가르치셨던 교수님은 신생아를 이렇게 표현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럭비공 만한 데 말이야…’
정말 럭비공처럼 작은 갓 태어난 아이들을 보면 참으로 신비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이 태어나서 곤히 잠든 모습이나 배고프다고 우는 모습, 손 발을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시간이 빨리 지나갑니다.
소아과에서 신생아학은 ‘소아과의 꽃’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신생아학은 다른 과의 의사들이 감히 손댈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립소아병원에서도 신생아실이 가지는 위치는 참으로 중요합니다.
치료적인 면에서 국립소아병원 신생아실과 신생아 중환자실은 국가의 모든 신생아 중환들을 끌어 안을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교육적인 면에서 국립소아병원은 지방 병원에 비록 인큐베이터나 광선치료기(신생아 황달 치료용)가 있어도 신생아학 교육연수를 받지 못한 일반의들을 위해 신생아학 교육 기회를 제공하여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습니다.
이런 엄중한 현실과 책임 가운데 오늘도 국립소아병원에서는 교육, 치료 그리고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두 분이 있는데 한 분은 한국분이고 다른 한 분은 캄보디아 분입니다.
한국분은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의 전임 소장님이셨던 김상균 전 소장님이시고 캄보디아 분은 현재 신생아실 수간호사님이며 캄보디아 간호사협회 부회장님으로 계시는 Ms. Pay Soklim 선생님입니다.
김 전소장님은 캄보디아 의료 관계자분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으시면서 그들의 필요를 듣고 이를 지원할 방안을 찾아서 캄보디아 의료진들의 교육을 위해 애쓰셨습니다.
KOFIH 는 ‘이종욱 펠로우쉽’이라 하여 전 WHO 사무총장이셨던 고 이종욱 박사님의 뜻을 기려 설립된 재단으로 ‘의료진 연수기회 제공’이라는 중요한 사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한국에 보낸다고 좋은 것이 아니고 이 분들에게 꼭 필요한 분야를 찾아내어, 될 수 있으면 그 나라 안에서, 될 수 있으면 길지 않은 기간에, 꼭 필요한 실제적인 지식과 경험을 전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찾아내는 것은 진흙에서 진주를 발견하는 것처럼 귀하지만 어려운 일입니다.
김 전소장님은 NPH 원장님과 수시로 만나시고 친구처럼 대화하셨습니다.
그럴 때 ‘지방 의료진 신생아학 연수’라는 중요한 아이템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말그대로 지방 의료진들에게 NPH의 신생아실과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6개월 정도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연수생들이 6개월동안 프놈펜에 머물러야 하고, 일하던 병원에서 진료 공백이 메워져야 하는 등 행정적 절차도 필요하기에 서로 긴밀한 네트워크가 필요합니다.
제가 이 일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는 것은 6개월 마다 연수생들의 쫑파티를 근처 음식점에서 하는데 그 때마다 저도 김 전소장님 초청으로 참석하여 축하 인사를 건넸기 때문입니다.
이 일을 실제적으로 맡으셨던 분이 Ms. Pay Soklim 간호사님입니다.
제가 이 분을 처음 만났을 때 상당히 미인이시고 영어가 유창하신데다가 친절하셔서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언제 한 번 KOICA에서 후원한 캄보디아 간호협회 학회에 참석하여 이 분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강의도 참 잘 하시고 능력이 많은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의 약력 중에 한국에 유학을 가서 학위를 하신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캄보디아 의료계의 리더들 중에 한국에 장학생으로 유학을 다녀 오신 분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분이 한국인인 제게도 친절하게 대해 주셨다는 것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밤에 한 교민분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태어난지 며칠 안 된 아이가 NPH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상태가 어떤지 매우 궁금해 하셨습니다.
저도 신생아 중환자실은 별로 가본 적이 없지만 부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보게 되었습니다.
중환자실 답게 인공호흡기며 주사들이 여럿 달려 있고 여기저기서 삑삑 기계 소리가 나고 병상마다 인큐베이터가 있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다들 바쁘게 일을 하고 있어서 누구에게 물어봐야 되나 고민하는데 신생아 연수 종료 파티 때 안면이 있었던 캄보디아 의사 선생님 한 분이 먼저 말을 걸어 주었습니다.
사정을 이야기했더니 금새 안내해 주며 담당 의사 선생님도 연결해 주었습니다.
담당 선생님 왈,
아이는 ‘신생아 패혈증’이 의심되어 프놈펜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후송되어 왔고 현재 주사 항생제 치료와 콧줄을 통한 영양 공급을 통해 호전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예전에 NPH 연례 학술대회에 참석하여 ‘신생아 패혈증’이야말로 신생아 사망의 주범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
아이는 열이 없을 수도 있고 단순히 호흡이나 맥박이 빨라지고 상태가 불안정해지는 등의 비특이적 증상만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조기 진단하는 것이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다행히 이 아이의 경우 분만을 담당했던 산부인과에서 조기에 국립소아병원으로 후송을 했고 중환자실로 옮겨져서 조기에 항생제 치료가 시작되어 상태가 좋아지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며칠 후 더 회복되어 신생아실로 옮겨진 후에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 안겼습니다.
신생아실과 신생아 중환자실은 저희 병원 한캄우호건물(Cambodia Korea Friendship Building) 2층에 있는데 병실 앞에는 보호자분들이 함께 숙식하며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때로는 ‘캥거루 케어’라고 하여 부모가 직접 아이를 배위에 올려 놓고 있기도 합니다.
이는 중환자실의 삭막한 환경에서 아이가 부모의 체온을 느끼며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행복감을 준다고 합니다.
또 신생아들에게는 정기적으로 ‘모유수유’를 해야 하기 때문에 엄마가 옆에 꼭 있어야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국립소아병원에서 신생아학을 연수 받고 각자의 근무지로 돌아간 선생님들이 그곳에서 신생아들을 돌보는 비전을 보게 됩니다.
신생아 돌봄이 잘 되면 영아 사망율이 낮아지고 캄보디아는 더 건강해질 것입니다.
신생아 치료를 위해 굳이 멀리 프놈펜까지 오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이제 벌써 몇 년동안이나 했기 때문에 웬만한 도립병원에서 거의 다 참여했다고 합니다.
캄보디아의 각 병원에서 신생아 돌봄이 발전하는데 애써 주시는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이 감사 드립니다.
오늘은 국립소아병원 ‘신생아 병동’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다음 번에는 ‘국립 소아 병원 외과 병동’’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국립 소아 병원이나 환자 관련 문의가 있으시면 언제든 말씀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캄보디아 KOICA 의사 서정호 올림 ( 011 944 511, 텔레그램, 카톡 모두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