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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프놈펜 한글학교 이야기
(2023년 3월 13일 연재 칼럼)
프놈펜 한글학교에 교장 직무를 대행한지 10개월이 지나고 있다. 어머님의 갑작스런 부재로 맡게 된 자리었고,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자리를 지키고 있다. 프놈펜 한글학교와의 인연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한다. 2001년 처음 캄보디아에 왔을 때는 보조교사로 봉사했고 나의 아이들이 자라면서 학부모로 함께했다. 평생 생각도 못했던 교장 대행을 하면서 한글학교에 대한 애정이 감사하게도 더 깊어지고 있다.
필자는 중3에 캄보디아에 온 한 명의 TCK(Third Culture Kid, 제3문화 아이들)이다. TCK는 성장기 동안 2개 이상의 문화적 배경을 경험하며 자란 사람들을 말한다. 그렇기에 한국인의 정체성을 타국에서 지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대부분의 재외동포들은 TCK이다. 전 세계에 110여국에 약 1,500개 한글학교는 재외동포 자녀에게 한글을 교육할 뿐만 아니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길러내는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한글학교는 한글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한국 정부에서 지원받은 국정교과서로 국어, 수학, 사회 등 과목을 가르친다. 이렇게 설명하면 대부분의 반응이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질문은 ‘프놈펜 한국국제학교’와 뭐가 다르냐는 것이다. 적은 오해를 풀어보길 바라는 마음에 답변을 칼럼을 통해 써본다.
첫째, 프놈펜 한글학교는 토요 학교다. 매주 토요일 오전 주중에 한국어로 교육을 받지 못한 교민자녀, 한국어로 교육을 받아보고 싶은 모든 국적의 어린이가 올 수 있다. 학생의 95%는 교민자녀이고 한국에서 근무하거나 유학했던 소수의 타 국적의 자녀가 다니고 있다. 매주 70-80여명의 학생이 출석 중이다. 시엠립에도 같은 형태의 시엠립 한글학교가 있다.
둘째, 프놈펜 한글학교는 재외동포재단 산하의 교육 기관이다. 재외동포재단에서 한글 보급과 동포자녀의 한국인 정체성 확립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참고로 프놈펜 한국국제학교는 대한민국 교육부에 설립 인가를 받고 2019년 정식 개교했다.
4세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80여명의 학생이 모여 매주 토요일 오전 왁자지껄 수업을 한다. 운영위원 중 한 분은 수 년 동안 전교생의 간식을 무료로 제공해 주시고, 10여명의 교직원과 여러 보조교사들이 토요일을 반납하고 동포자녀 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지만 사랑과 열정으로 우리 동포 자녀들이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기를 수 있도록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동포자녀는 우리 사회의 꿈이다. 우리 아이들이 더욱 크고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더 많은 교민들의 참여가 있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