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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한국어를 잘하는 한국 아이
(2022년 10월 14일 연재 칼럼)
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모는 이러저러한 바람이 생긴다. 영유아 시절엔 잘 먹고 대소변을 잘 가리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이내 학교에 들어가고 성장하면서 뛰어나길 바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캄보디아에서 아이를 키우면서 대다수의 한국 가정은 국제학교나 준국제학교 수준의 교육기관에 아이들을 보낸다. 캄보디아 현지 학교에 보내도 이왕이면 한국 교육자가 관련된 곳으로 보내고 싶어한다. 어디를 가든지 한국학교가 아닌 이상, 문제는 모국어다.
한국 부모도 외국에 살면서 아이를 한국어를 잘 하는 아이로 키우기가 어렵다. 일상생활 속에서 어느 정도 하는 것으로 한국어를 잘 한다고 하기는 어렵다. 나중에 사회생활을 할 정도의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 아이는 집에서만 소통하는 언어 외에 다양한 한국적인 경험이 필요하다. 다문화 가정의 경우는 더욱 절실하다.
이런 고민을 해소해 줄 수 있는 곳들이 있다. 프놈펜한글학교다. 4세부터 초등 6학년까지 매주 토요일 모여 한국어로 4교시 수업을 받는다. 국어, 수학, 사회과 더불어 한국의 국경일에 계기 교육을 한다. 매주 바뀌는 특별한 간식도 큰 즐거움이다.‘한글학교’란 이름 때문에 한글만 가르친다고 오해하는 학부모들이 종종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배움이 터가 가장 큰 부분이기도 하지만 사실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일주일 동안 외국어로 수업한 피로감에서 해방될 수 있는 시간이다. 나에게 가장 편한 언어로‘무슨 말일까?’ 2-3번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은 외국에서 생활해본 사람이라면 어른이라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프놈펜한국국제학교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 교육부에서 직접 파견된 정규 교사진이 캄보디아에서 한국과 동일한 수업을 한다. 거기에 원어민 교사로부터 영어, 캄보디아어를 배운다. 매일 다양한 방과후 수업도 인기만점이다. 타 국제학교에서 배우기 힘든 코딩, 소고춤 등 눈길을 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도 매일 한국어로 수업하기 때문에 놀랍게 한국어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 빨라진다.
모국어가 튼튼하지 않으면 어떤 외국어도 자리잡을 수 없다. 단순히 언어의 영역에서 벗어나 정서적인 뿌리가 튼튼히 자리잡혀야 한다. 그 시작은 정체성이다.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인으로서 자라나갈 힘을 길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