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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기댈 곳이 필요해
(2022년 4월 4일 연재 칼럼)
우리는 마음의 감기가 만연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우울한 감정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내면에 깊은 상처가 신체에까지 작용해서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경우가 빈번하다. 공황장애, 불안장애, 양극성 장애라는 생소했던 용어들이 이제 일반인들에게 두루두루 사용된다. 그래서인지 요즘 상담 TV 프로그램 인기가 날마다 높아지고 있다. 한때 요리, 먹을거리 인기에 힘입어 백종원 선생님이 전 국민의 밥상을 책임졌다면, 요즘은 단연 오은영 박사님이 전 국민의 아픔을 살피는 것 같다.
필자도 2017년쯤인가 정서적으로 불안함을 느껴 개인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다. 상담이 참 신기한 게 ‘상담을 받자’라는 마음을 먹은 것만으로 일정부분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무언가를 혼자 해내기에 버겁다는 것을 인정하기만 했을 뿐, 아직 상담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막연한 기대감이었는지 몰라도 시작도 하기 전에 벌써부터 마음이 가벼워진 것 같았던 기억이 난다. 상담소에 들어가서 몇 마디 내뱉고 나서 눈물이 자꾸 흘렀던 기억도 생생하다.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우는 게 부끄러운데 솔직히 한편으로 후련하기도 했다. 이 시대에 만연한 우울감의 큰 이유가 외로움이었다는 것을 그때 조금 깨달았던 것 같다.
2000년대 초반 캄보디아에 갑작스레 온 뒤, 아버지께서는 이 캄보디아에서 자식들에게 ‘기댈 언덕’이 되어 주기 위해서 참 많이도 노력하셨다. 어떤 심정으로 아버지께서 ‘기댈 언덕’이 되고자 했는지 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오롯이 혼자 서야할 때가 돼야 ‘기댈 언덕’의 소중함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다시 2017년도로 돌아와서, 당시 연쇄적으로 일어난 사건들로 인해 ‘기댈 언덕’이 없어진 것 같다는 허탈함에 극도로 불안했던 것을 최근 들어서 깨달았다. 그 당시엔 먹을 수도, 잘 수도 없는 고통에 가려져 불안감의 근본적인 원인을 잘 모른 채 끙끙 댈 뿐이었다. 허탈함을 채우고자 어떻게든 기댈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정신 나간 사람처럼 꽤 오랜 시간 일에, 관계에 집착했다. 기댈 언덕이 거기 있다고 믿고 싶었다. 무엇이라도 너무나 간절했기에…
작년, 또 연쇄적으로 많은 일이 일어났다. 2017년도와는 스케일조차 달랐다. 마음이 산산조각 나는 것 같은 괴로움 속에서 4년 전과 달랐던 것은 단 하나였다. 기댈 언덕이 있다는 믿음! 사람도 아니고 스스로의 어떤 능력도 아니었다. 내가 기대면 내 무게에 짓눌려 버리는 그런 것들과는 차원이 창조주, 주권자, 구원자이신 그 분께 제대로 기댔다. 그랬더니 마음도, 생각도, 몸도 다 지켜주셨다. 스스로 지켜낼 수 없음의 무력함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낼 수 있는 힘이 나를 일으켰다.
어딘가에서 말 못하고 울고 있거나 기댈 곳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이 ‘기댈 언덕’을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