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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운전
(2022년 2월 4일 연재 칼럼)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지만, 가능하다면 안할 수 있다면 끝까지 하고 싶지 않은 것이 운전이었다. 어릴 적 빈번하게 내가 운전하는 꿈을 꾸곤 했는데 그게 나에게는 최고의 악몽이었다. 초등학생이 운전을 하는 꿈은 내겐 너무 아찔한 상상이었다. 한번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적이 없고 운전을 하는 사람은 ‘무조건 어른’으로 보였다.
다시 처음과 같은 문장으로 돌아가서,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는 없기 때문에 운전을 부득불 해야 하는 상황이 찾아오고야 말았다. 10년을 가까이 운전을 해주시던 운전사분의 거주지가 작년 4월 딱 레드존이 되었고 출근을 하지 못한 뒤, 여러 사정으로 ‘스스로’ 운전을 해야하만 하는 상황이 되었다.
누군가에겐 정말 별 것도 아닌 이 일이 내겐 운전대를 잡기 몇 시간 전부터 머릿속에서 수도없이 시뮬레이션을 해야 하고 등에 땀 범벅이가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나.. 해야하니 하기 시작했다. 정인솔이었으면 끝까지 안했을 것 같은데, 엄마니까 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딸래미들은 지름길을 가야한다며 엄마를 훈련(?)시켰다. 좁디 좁은 지름길도 몇 번 가보니 수월해지고, 장거리도 이제는 오히려 설교를 들으면서 갈 수 있어서 좋아졌다.
이렇게 운전에 익숙해질 즈음, 하루는 밤 시간에 갑자기 누군가를 픽업해야 하는 일이 생겼었다. 운전을 하기 전 같으면 그 시간에 나설 생각도 못할텐데, 차 키를 들고 ‘내가 갈게’라고 씩씩하게 말하고 어두운 밤길을 달렸다. 그 때 알게 되었다. 아,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운전을 하게 되었구나. 별거 아니지만 나의 손이라도 기다리는 그를 위해서 지난 1년간 운전수를 고용할 수 없는 환경이 되었고, 좁은 골목길을 연습했으며, 장거리 취재를 다녔었구나. 그 짧은 찰나에 지나간 긴장의 시간이 다 해소됐다. 운전이 이제는 무섭지만은 않다. 아직도 느릿 느릿 거북이 신세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