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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세상이 줄 수 없는 행복
(2021년 7월 30일 연재 칼럼)
캄보디아에 첫 봉쇄가 시행되고부터 일주일에 4일은 재택근무 중이다. 가족을 제외한 모두에게 거리를 두고 있는 반면, 일하는 엄마라고 바빠서 가까이 하지 못했던 자녀들과는 지나칠 정도로 거리가 좁혀져버렸다. 함께 있어야만 하는 시간으로 인해 워킹 맘으로서 늘 갖고 있던 미안함과 아쉬움이 많이 사그라졌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순기능이랄까?
지난 몇 년간은 교통이 혼잡한 출근 시간을 피하려고 아이들 등교보다 먼저 집을 나서고 저녁 시간이 지나서 퇴근하던 일상의 반복이었다. 기계적으로 ‘엄마’라는 ‘아내’라는 기능만 채우기에 급급했던 지난 몇 년 동안 몸도 마음도 메말라갔다. 자의는 아니지만 코로나 이후 눈을 뜨면 바로 아이들과 부둥켜안고 뒹굴 수 있는 지금이 참 감사하다. 매 끼니를 함께하고 같이 운동하고 공부하고 지지고 볶는 이 시간이 물론 힘들 때도 있지만 언제 또 이런 날이 올까 생각하면 다 감사할 뿐이다.
사실 코로나로 인해 너무나 많은 것들이 제한적이다. 수입도 많이 줄었다. 경기는 어렵고 아이들 학업도 온라인으로만 하다 보니 손실이 많을 것이다. 체력적으로도 한계를 느끼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암담한 시국이 무너지게 하기도 한다. 심리적인 무게에 그치지 않고 몸도 고단하다. 회사 업무에 집안일까지 하다 보니 손목이 너덜너덜해진다. 투덜거릴 이유가 셀 수 없이 많은데 이상하게 어디서도 찾지 못했던 기쁨이 문득문득 밀려온다.
오늘은 뭘 먹을까? 궁리하며 마음 담아 조리한 음식을 온 가족이 게 눈 감추듯 먹을 때, 샤워하고 난 보송보송한 아이들과 살을 맞대고 굿나잇 인사를 할 때, 수화기 너머로 부모님의 건강한 목소리를 들을 때… 소소하지만 가장 소중한 행복을 느낀다.
언제 끝날진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지금의 감사는 오늘이 아니면 다시는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24시간 붙어있는 남의 편도, 자녀들도, 캄보디아의 무더위마저도 감사하는 하루가 되시길 바란다. 아! 마스크를 벗고 함께 웃는 그 날을 향한 희망도 잃지 않으시길!
※이 글은 캄보디아 주간교민정보지 <뉴스브리핑캄보디아>에 연재 중인 두번째 창문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