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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한국 사람만 조심하면 돼!
(2020년 10월 9일 연재 칼럼)
우리는 캄보디아에서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을까? 한국에 비해서야 외국 사람을 만나는 빈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캄보디아 사람과 한국 사람을 제외하고 만나는 외국인이 얼마나 잦고 많을까? 한번만 생각하면 접하는 대다수 사람이 캄보디아, 한국 사람뿐인데 많은 교민이 캄보디아에 온지 얼마 안 된 사람들에게 중요한 팁을 가르쳐 주는 것처럼 ‘한국 사람을 조심하라.’라고 조언한다. 이 말은 앞으로 생활에 얼마나 많은 제약을 불러일으키는지 그들이 알고 하는 걸까?! 이런 말들을 안고 살아간다면 결국 부메랑처럼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와 비수처럼 꽂히게 될 텐데 말이다.
타국에 와서 사업을 하는데 단지 한국 사람이라고 해서, 나보다 캄보디아에 먼저 왔다는 이유만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람의 말‘만’ 믿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설령 흡사 분야의 캄보디아 전문가일지라도 수시로 바뀌는 규정, 현지 상황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제도, 법규, 유관기관 정보, 캄보디아인의 조언, 유사 사례를 밑바탕에 두고 선배 교민의 노하우를 듣는다면 자체 검열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또한 ‘어느 나라’ 사람을 조심해야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캄보디아에서 무엇을 하기 전 ‘내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내가 체득한 방법은 “확인하고 또 확인하라.”다. 사업이나 프로젝트처럼 거창한 것이 아닐 때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부터 식당에서 주문 할 때도 재차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캄보디아 종업원이 기억력이 부족해서 자꾸 실수가 반복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외국인인 우리의 주문을 정확하게 인지하기가 어려웠을 것, 외국인이라서 전달하는 과정에서 완벽하지 못했을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식당 주문부터 계약서 검토까지 ‘확인하고 또 확인하자’ 이게 몸에 배어 있어야 한다.
한국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다. ‘확인하고 또 확인하자’ 평생을 해오던 일을 캄보디아에서 시작 한다 해도 배경이 달라졌기 때문에 한국 같을 수가 없을 게다. 도통 내 마음처럼 되질 않는다. 그러니 관계도 어렵고, 소통도 어렵다. 이런 답답함을 안고 있는데 같은 나라 사람이라고 처음부터 마음을 탁 열 수가 없는 거다.
‘이민 사회는 삭막해.’ ‘한국에서랑 달라.’ ‘사람들이 의심병이 있어.’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편이 쓰라리다. 우선 캄보디아를 잘 알고 캄보디아에 사는 한인들을 이해하는 마음이 필수다. 그들이 나를, 나만 먼저 이해하길 바라면 아무도 이해할 수 없고, 이해받지도 못한다. 내가 판단 받고 싶지 않으면 남을 먼저 판단하지 말라는 성경 말씀을 마음이 새기며 글을 마친다./정인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