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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창문을 열고] 교민사회 보호는 교민들이!
(2020년 6월 5일 연재 칼럼)
우리 나라는 아직도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고, 반쪽 남은 남쪽은 동과 서로 또 갈라졌다. 어느 작은 커뮤니티에서도 파벌이 나뉘고 ‘급’을 운운하며 끼리끼리 문화를 고수한다. 성경 고린도전서 초반부는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서 바울파, 아볼로파, 베드로파로 나뉜 교회와 성도들에게 같은 마음을 가지라고 권면하는 말들이 반복된다. 왜 사람들은 자꾸 나뉘면서 굳이 힘을 잃어갈까?
캄보디아 한인 사회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나로 결집되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누가 옳고 그름의 문제를 떠나 1만명 남짓의 작은 교민사회가 뿔뿔이 흩어지면서‘나의 구역’이외에 점점 무신경해졌다. 한번 돌아선 사람의 마음을 녹이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에 한인 사회가 다시 결집력을 발휘하고 있다. 개인의 이권보다 당장 눈앞에 어려움에 처해있는 한인을 위한 사랑으로 시작한 움직임이다. 지난 5월 15일부터 캄보디아 보건당국의 갑작스런 입국자 대상 코로나19 진단검사, 임시격리시설 이동 등이 빠르게 시행되자, 수시로 변하는 지침에 혼란을 겪은 입국자를 돕기 위해 각 한인 단체가 손을 걷어붙였다. 지난 몇 년간 한인회, 대사관, 한캄상공회의소, 캄보디아선교사협회, 캄보디아농산업협회, 다수 교민업체가 이렇게까지 혼연 일체된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임시격리시설에 아침식사를 제공한 차경희 한인회 간사와의 짧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전한다.
저는 지금 도착하시는 분들을 위한 아침식사만 준비하고 있습니다. 간혹 짝엉그레보건소에 격리되시는 분들의 점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인데요. 조금만 시간을 할애하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제게 가장 중요한 취지는 교민사회의 보호는 교민들이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차피 이 땅(캄보디아)에서 살아내야 하는 우리들이 이 곳을 살만한 곳으로 지켜내는 것이 결국은 내가 이 땅에서 잘 살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내가 이 곳을 욕되게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나 되는 힘은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함에서 비롯된다. 그럴 때 ‘내 구역’은 끝도 없이 확장됨을 믿는다./정인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