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BJ 시신 웅덩이에 버린 中부부 공개 의문만 쌓여가는 잇단 한국인 사망 사건들

기사입력 : 2023년 06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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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캄보디아에서 한국 유명인들의 석연치 않은 사망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캄보디아 교민 사회는 물론 한국 사회도 술렁거리고 있다. 지난 13일 캄보디아 검찰이 피의자 중국인 부부를 고문을 동반한 살인 혐의로 기소하였고 이에 흉악 범죄에 노출된 교민 사회가 더욱 큰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되어 있던 캄보디아 내 한인 상권들은 회복세로 돌아오는 이 시기에 흉흉한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하며 다시 캄보디아를 향한 발걸음이 끊길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인근 칸달주의 한 마을에서 붉은 천에 싸인 채 웅덩이에 버려진 한국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이후 12일 이 여성이 아프리카TV와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BJ아영(본명 변아영, 33)으로 밝혀졌다. 피의자는 칸달주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30대 중국인 부부로 현재 시신을 유기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경찰 조사에서 중국인 부부는 변씨가 치료받다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 사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아영2▲캄보디아에서 숨진 변아영 씨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오른쪽). 인스타그램·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캄보디아 경찰은 변씨와 캄보디아에 동행한 지인들과 병원 관계자들을 수사 중이다. 이들이 운영한 병원이 정식으로 보건당국 허가를 받았는지, 진료 과정에서의 과실 여부 등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변씨의 얼굴이 심하게 부어있고 시신에는 심한 구타 흔적이 있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캄보디아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캄보디아에 와 있는 유가족은 반대 의견을 표하며 조속히 장례 절차를 마무리하자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현지 사법 체계상 검사가 부검을 명령하면 거부할 수 없는데다가 현지 사법당국과 한국 대사관의 설득 등으로 유족이 마음을 바꿨다.

다만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진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 부검이 이뤄지더라도 채취한 시료를 정밀 검사할 수 있는 인력이나 장비 등이 없어 해외로 보내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편, 캄보디아 검찰은 현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변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인 부부를 기소했다. 검찰은 ‘살해 및 고문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고문을 동반한 살해’ 혐의로 두 사람을 기소했으며, 유죄 판결을 받으면 부부는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은 A씨가 숨지기 전에 부상을 입은 것인지, 사망 후 유기 과정에서 시신이 손상된 것인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수사 결과는 한국 경찰청과 외교부에 통보되지 않았다.

피의자 중국인부부 모자이크▲BJ 아영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검거된 30대 중국인 부부. 캄보디아 검찰은 지난 13일 중국인 부부에 대해 살해 및 고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변씨의 유족은 11일 캄보디아 현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캄보디아 대한민국대사관 관계자는 “장례 절차 등을 위해 유족에게 영사 조력을 최대한 제공할 계획”이라며 “현지 경찰이 수사 내용을 공유해주면 본국 경찰청과 외교부로 즉각 보고하면서 긴급히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12일 유튜브 채널 ‘연예뒤통령 이진호’ 측은 영상을 통해 “캄보디아에서 서세원 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준 가운데 다시 한 번 한국 BJ의 사망 소식이 전해졌다”라면서 “허술한 유기장소, 폭행 흔적, 동행한 여성의 행보 등 여러 의문점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유가족은 부검을 거부하고 영사관들은 입을 닫고 있다”고 의혹을 품었다.

지난 4월 20일 개그맨 서세원도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한인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세상을 떠났다. 캄보디아 경찰이 밝힌 사인은 당뇨에 의한 심정지였으나 서세원이 사망한 당시 해당 병원에서 쓰다 남은 프로포폴이 발견됐다고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또한 해당 병원은 정식 개업을 하지 않은 곳이라 의사도 없던 곳으로 알려져 의혹은 더욱 커졌다. 2020년 9월에도 중국인 남성 두 명과 같이 호텔에 있던 한국인 여성이 캄보디아 24층 호텔에서 추락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사건은 자살로 종결됐고, 중국인 남성도 단순 참고인 조사만 받고 수사가 종결됐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주캄보디아 대한민국대사관은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서세원 사망사건에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발생한 한국인 사망사건으로 캄보디아에 거주중인 교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만약 이 일이 사고가 아닌 사건이라면 억울한 죽음에 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엄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