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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여행] 17,000명의 아픔이 묻힌 죽음의 뜰 킬링 필드(Killing Fields)
캄보디아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꼭 가봐야 할 두 곳이 있다. 한 곳은 누구나 알다시피 세계문화유산으로 널리 알려진 앙코르와트 사원이고 다른 한 곳은 크메르루즈 정권(1975-1979년)때 많은 사람들이 매장 된 아픈 역사의 현장 ‘킬링필드’이다.
사실 우리가 영화 제목을 통해 잘 알고 있는 ‘킬링필드’라는 지명은 캄보디아어로 ‘쯔응 아엑’이라고 한다. ‘쯔응 아엑’ 박물관의 이름은 박물관이 위치한 마을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쯔응 아엑은 참혹한 학살 현장으로 1만7천명의 캄보디아인들이 뚜얼 슬렝 교도소(현재 뚜얼 슬렝 박물관)에서 고문당한 후 처형된 곳이다.
쯔응 아엑은 왓 프놈의 서쪽 13.5km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프놈펜에서 약 25분정도 걸린다. 쯔응 아엑 입구에는 거대한 영령 위령탑이 있는데, 탑의 아랫부분은 아크릴 유리로 되어있어 유리를 통해 그 속에 있는 5천여 개의 두개골을 볼 수 있다. 해골을 보러 계단을 올라가기 전 조의를 표하기 위해선 신발을 벗어야 한다.
입장료를 포함해 5달러를 내면 오디오 투어를 함께 할 수 있다. 오디오 투어를 신청하면 목에 걸어주는 헤드폰을 걸어 준다. 오디오 투어는 여러 언어로 준비되어 있는데 한국어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헤드폰을 끼고 다니며 우리말로 참혹한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 들을 수 있다. 현장과 공동묘지마다 번호가 쓰여 있으니 번호에 적힌 트랙을 따라 장소에 맞는 설명을 찾아 듣도록 하자. 또한 안내책자를 챙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쯔응 아엑에서 가장 끔찍한 곳은 목 없는 시체들의 무덤과 엄마들이 보는 앞에서 어린아이들의 발을 잡고 머리를 나무에 세게 쳐서 죽였다는 아름드리나무가 아닐까 싶다. 무덤 주변의 울타리와 아름드리나무에 걸려있는 많은 팔찌들은 당시 안타깝게 죽은 이들에게 조의를 표하는 기원의 표시라고 한다. 쯔응 아엑의 곳곳에서는 사체들이 묻혀있던 웅덩이도 볼 수 있다. 그 웅덩이들은 뼈가 무더기로 발굴된 장소이다. 지금도 웅덩이에서는 뼛조각, 옷가지 등이 발견된다고 한다.
쯔응 아엑은 크메르 루즈 정권의 극악무도한 역사적 사건을 통해 인류가 얼마나 쉽게 잔인해 질 수 있는 지 일깨워 주는 곳이다. 충격과 아픔의 현장이지만 캄보디아의 아픈 역사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곳이니 꼭 한번은 가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