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설립의 꿈’ 당구 여제 스롱피아비, 캄보디아 찾았다

기사입력 : 2022년 05월 03일

특종세상1 스롱피아비2

▲ MBN에서 방송된 시사·교양프로그램 ‘현장르포-특종세상’ 캡쳐화면. 스롱피아비 선수가 캄보디아 어린이들과 함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를 즐기고 있다.

캄보디아의 김연아라고 알려진 당구 여제 스롱피아비 선수가 캄보디아 아이들을 위한 학교 설립이라는 오랜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고향 땅을 밟았다.

지난 4월 28일 MBN에서 방송된 시사·교양프로그램 ‘현장르포-특종세상’에서는 스롱피아비 선수와 남편 김만식 씨의 모습이 나왔다. 프로그램에 스롱피아비 선수는 오래전부터 간직하고 있던 학교 설립의 꿈을 이루기 위해 1년간 캄보디아 체류를 계획하며 이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남편 김만식 씨는 아름다운 꿈을 펼치기 위해 한국의 편안한 환경을 떠나 캄보디아에서 고생을 각오한 아내를 기특히 여기며 진정어린 마음으로 스롱피아비 선수를 격려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의사가 꿈이었던 스롱피아비 선수는 가난 때문에 중학교를 중퇴하고 고향인 캄보디아 캄퐁참 주에서 아버지의 감자 농사일을 거드느라 손톱에 든 풀물이 빠질 날이 없었다. 이후 한국에서 당구로 인생역전에 성공한 스롱피아비 선수는 가난한 캄보디아를 돕는 일에 앞장서며 당시 대회 상금과 후원금을 토대로 2019년 3월 캄보디아 캄퐁톰 주에 학교부지 1헥타르(3000평)을 매입했다.

또한 마을 공터에서 마을 아이들을 위한 체육대회를 열기도 했다. 그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인해 한동안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소개하며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스롱피아비 선수는 주기적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해 아이들을 찾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함께 어울려 놀기도 하고 학용품을 선물하는 등의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캄보디아의 어린이들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자신들이 가진 꿈을 온전히 펼칠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러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캄보디아 트봉 크몸주에서 태어난 스롱 피아비는 20살이 되던 2010년 한국인 남편 김만식 씨를 만나 국제 결혼 이민자로 한국에서 거주하기 시작했다. 남편의 권유로 우연히 당구장에서 큐를 잡은 피아비는 남다른 재능을 보여 남편의 전폭적인 외조를 받으며 당구 인생을 시작했다. 뒤늦게 시작한 운동, 소통의 어려움 등이 있었으나 하루에 12시간씩 연습하면서 끊임없는 노력으로 극복했고, 2014년부터 전국 아마추어 동호인 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2017년 1월 정식으로 선수 등록을 한 뒤 6개월만에 국내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듬해 6월 캄보디아 당구 캐롬 연맹이 창립되어 캄보디아 당구 역사상 최초로 국제대회에 참가했다. 이후 세계선수권 4강, 아시아선수권 우승에 입상하면서 당당히 세계랭킹 3위에 올라섰다. 피아비는 2021년 에버콜라겐 LPBA 챔피언십 태백 우승, 2021년 블루원리조트 LPBA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했다.

IMG_0446스롱피아비 선수가 지난 4월 26일 다문화 자녀 교육 지원 기금 마련을 위한 한인친선 3쿠션 당구대회 참석했다.

한편 스롱피아비 선수는 이번 고국 방문 바로 다음날 다문화가정 자녀들로 구성된 라온제나어린이합창단(단장 옥해실)이 주관하는 다문화가족 야외 물놀이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문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