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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더 알아보기] 제86화 캄보디아 대중음악: 오리지널 음악운동
▲ 2014년 다큐멘터리 필름 <Don’t Think I’ve Forgotten> 포스터
1960년대와 70년대는 서양의 로큰롤과 쏠음악이 미군의 라디오 전파를 타고 베트남 남부의 주변지역으로 유입됐다. 이러한 영향아래 크메르 특유의 창법이 가미되면서 독특한 노래가 불려졌다. 이 시기 중요한 가수들은 대부분 크메르루즈 통치기(1975-78)에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전한다. 이러한 안타까움을 담아서 미국인 John Pirozzi는 2014년에 다큐멘터리 필름 <Don’t Think I’ve Forgotten>을 제작했다. 관련 사운드 트랙의 수록곡 ‘꼼스만벙플렛(잊지 않았어요)’은 캄보디아 대중음악의 아버지 씬 씨싸못(Sinn Sisamouth; 1932-1976)의 1974년 자작곡이며 애잔한 감성의 블루스 곡으로 주목을 끈다.
이후 캄보디아 대중음악은 독창성을 상실했고 아티스트로 불릴 만한 가수들은 만날 수 없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계 기업의 모델로도 활약하는 중견급 가수 뿌리읍 소왓(Preap Sovath; 1975년생)은 1990년대부터 가수 경력을 시작했지만 대형 소속사(Rasmey Hang Meas)의 간판 가수가 되어서도 태국 곡의 캄보디아어 버전을 불러야 했다. 가수 데뷔 20년이 넘는 아옥 쏘꼰깐냐(Aok Sokunkanha; 1987) 역시 드라마 주제곡을 불러 유명해졌으며, 현재까지도 음악가라기보다는 통속적 내용을 전달하며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자판기 가수에 불과하다.
200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크메르인의 감성을 직접 쓴 가사로 노래하려는 가수들이 등장했다. 이들이 추구한 경향은 오리지널 음악운동(Original Music Movement)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는 2013년에 “똥찌엇크마에(Khmer flag)”를 불렀던 스몰월드 스몰밴드(SWSB)가 있다. 이들은 독창적인 곡을 쓰고, 녹음하고, 연주하는 캄보디아의 젊은 음악가 그룹으로서 캄보디아에서 널리 성행했던 모방음악 경향을 거부한다. 당시에 캄보디아의 대중음악은 거의 중국, 태국, 한국, 미국 및 베트남 곡에서 멜로디와 서정적 주제를 모방했기 때문이다.
2008년 데뷔한 오리지널 음악운동의 선구자 로라 맘(Laura Mam; 1986)이 캄보디아에서 음악활동을 하면서 부딪친 가장 큰 벽은 자신의 음악을 어느 기획사도 부르도록 허락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프로덕션마다 가수의 자작곡은 흥행할 수 없으니 번안곡이나 통속가요를 주는 대로 부르도록 강요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와 젊은 아티스트들의 자작곡은 기획사 없이도 유튜브나 페이스북을 타고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했다. 캄보디아와 세계의 음악팬들은 크메르인의 감성을 노래하는 자작곡 가수를 원했던 것이다. 이러한 흥행과 지지 덕분에 오늘날 프놈펜 대로변에서 캄보디아 제1위 통신사의 대형 광고판 메인모델로 이들을 만날 수 있다.
▲ 1950년대부터 크메르 올드팝의 전설적 가수 씬 씨싸못(Sinn Sisamouth)
캄보디아인이나 세계의 음악팬들도 1960년대와 70년대를 캄보디아 음악의 르네상스로 표현한다. 이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 쎄레이 쏘티어(Ros Serey Sothea)의 “쩜리엉쑤끼어(Heaven’s song)”, 씬 씨싸못의 “싼냐밧스나에하(사랑의 서약)”, 요 올라랑(Yol Aularong)의 “씨클로(Cyclo)” 등을 듣고 있으면 LP판의 올드한 감성과 함께 당시 전세계적으로 유행했던 음악적 경향이 함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늘날의 캄보디아 대중음악의 경향도 다르지 않다. 젊은 음악가들의 곡은 팝발라드, 락, 힙합이 주종을 이룬다. 또한 이에 절충하여 크메르 전통악기의 청아한 음색을 덧대는 퓨전장르를 선구하는 가수들도 음악적 다양성을 높인다.
오늘날 캄보디아 대중음악을 선도하는 젊은 세대는 내전이후의 베이비붐세대로 노동인구만 추산해도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한다. 코로나 19 팬더믹 이전만 해도 캄보디아는 연간 경제성장률 7%를 기록했고, 최근 보도에서는 국가의 재정 자립도 역시 상당히 격상돼서 20%정도만 외채에 의존한다고 전했다. 먹고 살만해진 덕분에 부모 세대의 참혹한 역사를 간접적으로만 아는 그들은 크메르제국의 후손으로서 대중음악에도 캄보디아의 자존심을 세우려 한다.
캄보디아 대중음악의 오리지널 아티스트는 위에서 언급한 가수들 외에도 최근까지도 신곡을 발표하는 팝발라드 경향의 Suly Pheng, Manith, Adda Angel, 락발라드 Mustache Band(현 Nevermind), 힙합 Khmeng Khmer, VannDa, 퓨전 Por Xeang이 부른 노래 등은 크메르어를 몰라도 흥미롭게 들을 만하고 캄보디아 젊은이들의 감성도 엿볼 수 있다.
글 이영심
왕립프놈펜대학교 한국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