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의료 지원을 위해 더 많은 의사 필요Posted 994 days ago
- 태국 국경 개방과 동시에 통행증 신청 쇄도Posted 994 days ago
-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수 제로를 향하여 5월1일 단 2건에 그쳐Posted 995 days ago
- 캄보디아-베트남 국경 인접 7개주 도로망 건설Posted 995 days ago
- 5월 초 집중호우·홍수경보Posted 995 days ago
- 캄보디아-베트남 돼지고기 밀수 단속 강화Posted 995 days ago
- 미국, 캄보디아에 코로나19 백신 200만 회분 기부Posted 995 days ago
- 캄보디아 2022 경제 성장률 5.4%로 하향 조정Posted 995 days ago
- 캄보디아 학교 폭력, 금품 갈취는 기본, 교사 폭행 등 심각Posted 995 days ago
- 캄보디아, 우기 오기도 전에 폭우로 6명 사망, 재산 피해 수백Posted 995 days ago
캄보디아 정권의 사이버 탄압… 페이스북 가짜 뉴스로 인권활동가 음해
훈센 총리가 36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는 캄보디아에서 페이스북이 반정부 인사들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랍의 봄 당시 소셜미디어는 기성 매체를 대신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해주는 수단으로 각광받았으나, 캄보디아에서는 독재 권력이 가짜 뉴스를 유포해 반정부 인사들을 음해하는 수단으로 역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캄보디아의 대표적 인권운동가이자 승려인 루온 소밧(42)이 여성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난 6월 승적을 박탈당한 사건에 캄보디아 정부가 개입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5월30일 캄보디아 북서부 시엠레아프에 사는 간호사 띰 라사(30)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4개의 동영상이다. 각기 7~10분 분량의 영상에는 루온 소밧의 사진과 함께 한 남성과 네 여성 사이의 성적인 대화가 담겨 있었다. 영상에 딸린 자막은 이들이 루온 소밧과 띰 라사의 자매들, 그리고 자매들의 어머니라고 설명했다. 이 동영상은 루온 소밧의 이름으로 된 페이스북 계정에도 게시돼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시엠레아프 종교위원회는 나흘 만인 지난 6월3일 계율을 어긴 루온 소밧의 승적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달에는 시엠레아프 검찰이 루온 소밧을 자매 중 한 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이날 영상을 초단위로 분석한 결과 정부 관계자 두 명의 개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들은 캄보디아 정부의 선전 담당 기구인 ‘신속 대응 유닛’ 소속이라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동영상이 게재된 띰 라사와 루온 소밧의 페이스북 계정은 신속 대응 유닛이 고용한 사이버 공격팀이 만든 허위 계정이다.
루온 소밧은 강제 철거 반대 활동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캄보디아의 인권운동가다. 2012년에는 ‘인권 노벨상’으로 불리는 마틴 에널스상 후보에 올랐다. 2018년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그의 활동을 담은 영국 감독 크리스토퍼 켈리의 다큐멘터리 <캄보디아의 봄>(A Cambodian Spring)이 극장에서 개봉하기도 했다. 루온 소밧은 당국의 체포를 피해 현재 스위스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뒤늦은 대응으로 문제를 키웠다. 페이스북은 동영상이 올라온 가짜 계정들을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 가까이 지난 6월27일 휴먼라이츠워치의 신고를 받고서야 삭제했다. 가짜 계정은 삭제됐으나 동영상은 여전히 인터넷에 유포돼 있다. 리온 소밧 사건은 언론 자유도가 낮아 시민들의 소셜미디어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소셜미디어가 어떻게 정치 권력의 혐오 선동 도구로 악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