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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한인 선교사 이야기] 제 5 화 캄보디아에서 선교역사 연구의 중요성
▲ 5번 국도 상의 <캄보디아교회사연구원> 전경
세계적 역사가인 E.H.Carr는 역사란 ‘끊임없는 과거와의 대화’라고 정의하였다. 필자는 여기에 하나의 정의를 추가하고 싶다. 즉 역사란, ‘과거와 현재를 통한 미래의 조감도 또는 청사진’이다. 독립운동가인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하였다. 작년 2019년은 대한민국의 3·1운동이 있었던 그리고 상해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년 되던 해였는데, 이러한 100년 전의 역사는 지금의 대한민국 건국과 직결되어 있다.
캄보디아 국가의 역사, 캄보디아 교회와 선교의 역사를 알아야 할 필요 역시, 이와 같다. 캄보디아는 지금부터 약 2,000년 전, 지금의 베트남 메콩델타 유역을 중심으로, 인도 문화의 영향을 받은 푸난(Funan), 첸라(Chenla) 왕조로 시작되었으며, 9세기경, 자야바르만(Jayavarman) 2세부터 15세기까지의 앙코르(Angkor) 제국 당시에는 동남아시아의 맹주 역할을 하였었다. 그러나 15세기 중반, 시암(Siam, 태국)의 침략을 받은 이후부터, 19세기 중반, 프랑스 식민통치 시까지 태국과 베트남의 지배를 번갈아 받았으며, 왕국의 명맥만 유지하였다.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이룬 이후, 정권은 여러 번 교체되었고, 1975~1979년의 민주깜뿌찌어 시대 및 1979~1989년의 캄뿌찌어인민공화국 시대는 캄보디아 국가 역사상 가장 암울한 시대였으며, 수많은 캄보디아인이 죽거나 실종되었고, 그 직간접적인 영향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캄보디아인 중, 역사에 관심을 갖는 이가 매우 적은데, 바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 때문이다. 또 하나는, 설사 역사에 관심을 두고 싶어도, 가르쳐줄 교수나 교사가 거의 없고, 책을 비롯한 교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캄보디아 역사 또는 세계사 등의 과목이 일반 공립학교의 정규 과정에 아직도 개설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은 캄보디아 교회 또는 신학교 안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기독교를 외국의 종교로 인식하며, 교회 사역이나 신학교 수업 역시, 외국 교회나 외국인 선교사의 재정 지원이 없으면, 더 이상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중도에 멈추는 경우가 많다. 최근 10년간의 캄보디아 기독교 통계를 분석하면, 교회 수는 증가하는데 교인 수는 감소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교회 개척(또는 건축)은 캄보디아에 주재하는 외국인(그중에서도 대부분 한국인) 선교사에 의해 꾸준히 진행되는데, 실제 인구 증가에 대비한 캄보디아인 교인은 감소하는 마음 아픈 현실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사역하는 한국인 선교사와 한국인 교민 대상의 한인 교회가 가져야 할 책무가 바로 여기에 있다. 캄보디아인 교인과 신학생들이 기독교를 외국의 종교가 아니라 자국민의 책무로 여기고, 성경·복음과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를 캄보디아 미래의 유일한 소망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캄보디아 교회역사와 선교역사를 가르쳐야 한다.
▲ “크메르 미션 100년” 책자 표지
특별히 금년 2020년은, 베트남 메콩델타에 거주하던 크메르인들이 처음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해 들은 지 100년 되는, 의미 있는 해이다. 그리고 그 이후, 첫 선교사가 캄보디아에 입국하여 복음을 전하는 등의 사진 120장을 포함하여, 본문을 크메르어/영어로 편집한 『100 Years of Khmer Mission』 (크메르 미션 100년) 책자가 두 달 전에 출판되었다. 캄보디아에서 사역하는 외국인 선교사 수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인 선교사와 20여 개 가까운 한인 교회에서는 이 책을 통해, 먼저 캄보디아 교회역사와 선교역사를 이해하고, 캄보디아인 사역자들에게 전달함으로 캄보디아 교회의 미래에 희망을 심어줌과 동시에 캄보디아 교회와 선교에 이바지하기 바란다./장완익 선교사 (KMAC 선교역사연구분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