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당 코로나 사망자 한국 5명, 미국 300명…이유는?

기사입력 : 2020년 06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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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국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사망률이 유럽과 미국 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주요 언론들이 원인 분석에 나섰다. 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는 중국이 3명, 일본이 7명, 한국과 인도네시아가 5명, 인도가 3명이다. 베트남과 캄보디아, 몽골은 0명에 가깝다.

반면 미국은 100만명당 사망자가 300명에 근접했고, 유럽 국가도 코로나19 피해가 큰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의 경우 500명을 넘어선다. 유럽에선 방역이 잘 됐다는 평가를 받는 독일도 약 100명에 이른다.

WP는 그 이유로 우선 사회적 통념에 따른 초기 대응 차이를 거론했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은 아시아가 코로나19에 신속히 대응한 반면 미국과 유럽은 ‘남의 일’로 생각하며 초기 대응을 주저했다는 것. WP는 그러나 초기 대응이 빨랐다고 볼 수 없는 일본과 인도의 사망률이 낮은 것은 과학자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캄보디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의 사망률이 낮은 것을 들어 열과 습도가 바이러스 확산 속도를 늦춘 것으로 보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브라질과 에콰도르 등 중남미 적도 국가에선 발병과 사망자가 많아 기후로만 설명할 수도 없다는 설명이다.

이탈리아 등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유럽 국가의 고령화를 이유로 연령 분포를 중요한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 경우 세계 최고 고령화 국가 중 하나인 일본의 사망률이 낮은 것을 설명하기 어렵다. 바이러스 변이도 변수로 꼽힌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확산하면서 저항력을 극복하기 위해 변이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과학자팀은 전염성이 더 강한 바이러스가 유럽과 미국에 퍼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유전자와 면역체계의 차이 가능성 역시 있다. 노벨상을 받은 일본 면역학 전문가인 다스쿠 혼조는 아시아계와 유럽계는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체계의 대응을 조절하는 유전자에서 큰 차이를 갖고 있다면서도 이것이 유일한 이유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결핵 예방용인 BCG 백신 접종률이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도 나왔다. BCG를 의무 접종 하는 나라의 코로나19 사망률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 핵심이지만, 일본과 프랑스의 BCG 백신이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것 만으로 양국 간 사망률 차이를 설명하기 어렵다.

비만도와 코로나19 사망률의 관계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피해가 큰 미국(36%), 영국(28%), 스페인(24%), 이탈리아(20%) 등 서구 국가의 비만율이 높은 반면 중국(6%), 한국(5%), 일본(4%), 베트남(2%) 등 아시아 국가는 낮기 때문이다. WP는 “모든 역학 연구가 불완전한 자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여전히 연구 초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원인을 규명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조선비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