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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의 참된 의미를 찾아가는 애니멀마마 “새로운 가족을 기다립니다.”
캄보디아에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쥐를 잡기 위해 고양이를 키우고, 집을 지키기 위해 개를 키웠다면 최근에는 집안에서 함께 생활하며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을 칭하는 ‘펫펨족’이 늘고 있는 것이다.
국내 반려동물 인구가 천만을 돌파했다. 국내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으며 그 인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과거에는 사람과 같이 생활하는 동물을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르는 동물이라는 뜻으로 ‘애완동물’이라고 불렀지만 요즘에는 동물이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며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친구, 가족과 같은 존재라는 뜻에서 ‘반려동물’이라고 불리고 있다. 반려동물은 전통적인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뿐만 아니라 앵무새, 고슴도치, 토끼, 햄스터 등으로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그렇지만 반려동물이 생명을 다할 때까지 책임지는 가정은 얼마나 될까? 새끼였을 때의 귀여움이 사라지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싫증나거나 병이 든다는 이유로 많은 반려동물들이 유기되고 있다. 동물은 버려도 된다는 인식, ‘누가 대신 키워주겠지’라는 막연한 기대 심리가 맞물려 반려동물은 차가운 길로 버려지는 것이다.
프놈펜 벙뜨러바엑 지역에 위치한 Animal Mama Veterinary Hospital & Pet Wellness Center(이하 애니멀마마)는 보통의 동물병원처럼 보이지만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사람과 동물이 공생하는 따뜻한 캄보디아를 만들고 있다. 애니멀마마의 대표 율리아(Yulia Khouri)는 2010년 처음 동물 구조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10년째 유기된 동물들과 길거리 생활을 하며 사고와 질병에 노출되어 있는 동물들을 치료하고 입양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율리아는 구조 활동을 이어가던 중 2012년 코콩 파라다이스섬에서 원숭이를 구조하게 된다. 일단 구조는 했지만 개, 고양이와는 달리 원숭이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던 그녀는 야생동물보호협회에 도움을 청하고 모금을 통해 크봉트몸지역에 있는 야생동물 구조센터에 원숭이 우리를 지어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2016년 율리아는 뮤리엘이라는 이름을 가진 은퇴한 지뢰탐지견과 운명처럼 만나게 된다. 8년동안 전 세계를 돌며 3~4천개의 지뢰를 제거해 수많은 목숨을 살리고 은퇴한 뮤리엘은 보호자의 이사 때문에 안락사를 당할 위기에 처해있었다. 주로 소형 동물만을 구조해왔던 그녀는 잠시 고민을 했지만 사람의 생명을 위해 수많은 훈련과 고통을 이겨낸 탐지견의 노후를 안락사로 끝낼 수 없다고 판단, 뮤리엘 이외에도 갈 곳 없는 은퇴한 지뢰탐지견들을 모두 입양했다. 그리고 시엠립에 Home of Heroes라는 센터를 설립해 현재 21마리의 은퇴견들을 돌보고 있다.
율리아는 이러한 구조활동은 프놈펜 포스트 1면에 실리기도 하며 유명해졌지만 구조 활동을 이어갈수록 감당해야하는 동물들의 병원비와 식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해내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기부를 하는 손길도 있었으나 보호소의 한 달 식비만으로 사용되는 $2,000~$3,000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구조한 동물들의 치료와 은퇴한 노견들의 건강을 살피기 위해 의료에 들어가는 비용도 큰 부분을 차지했다. 더 많은 동물들을 구조하고 충분한 의료를 제공하고 싶었던 율리아는 2016년 동물병원 애니멀마마를 설립. 비즈니스와 동물 구조 활동을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다.
▲ 애니멀마마의 대표 율리아 코우리(Yulia Khouri)
율리아는 애니멀마마에서 50m 떨어진 곳에 보호소도 운영 중이다. 비위생적인 좁은 철장을 연상시키는 ‘보호소’라는 이미지와 달리 마당이 넓은 큰 집에서 개와 고양이 60~70마리 정도가 자유롭게 지내고 있다. 이중에 입양이 가능한 동물은 절반 정도이며 나머지는 장애가 있는 동물이다. 대부분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동물로 대소변을 스스로 처리하지 못해 손이 많이 필요하지만 율리아는 안락사를 결코 선택하지 않았다. 그녀는 동물들이 두 발로도 잘 움직일 수 있고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안락사는 최후의 수단으로 사람의 편의를 위한 안락사는 절대 시행하지 않는 것이 그녀의 원칙이다. 그녀 역시 모든 동물을 다 구조 할 수 없기에 애니멀마마는 2~3개월마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길거리 생활을 하고 있는 동물에게 500~700마리의 동물에게 3일에 걸쳐 백신접종, 기생충제거, 광견병 예방접종 등을 시행한다. 또 개체수 조절을 위해 중성화 수술을 시키기도 한다. 그녀는 “이러한 일들이 동물을 위해서도 있지만 더불어 사는 사람들을 위한 일이다”고 말하며 “동물들의 광견병, 기생충 감염은 사람들의 위생에게도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율리아의 보호소가 특별한 것은 입양시스템에 있다. 임시보호기간을 통해 입양하고자 하는 동물과 일주일에서 길게는 한 달 동안 생활해보고 최종 입양을 결정할 수 있다. 이는 반려동물을 맞는다는 단순한 기대에 부풀에 생각하지 못했던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했을 때 입양한 동물이 다시 길거리로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보호소의 입장에서 너무 번거로운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녀는 “어차피 길로 버려지는 동물을 다시 구조하는 것도 우리의 일이다, 반려 동물을 키우는 것은 새로운 가족이 생기는 것과 같은 것으로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보호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악용하는 일부 사람들은 싫증나고 병든 반려 동물들을 율리아에게 보내기도 한다. 그녀는 유기를 막기 위해 동물들을 받아들이지만 속으로 자신들의 가족이 늙고 병들어도 이렇게 버릴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고 한다.
율리아는 한국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입양문의를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녀는 “보호소의 많은 동물들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며 “많은 한국인들이 애니멀마마의 고객으로 온다.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동물들을 사랑하고 지극정성으로 돌보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보호소 방문은 사전에 연락하여 시간약속을 해야 가능하다. 보호소 동물들은 대부분 사람을 좋아하고 따르지만 소형견보다 대형견이 많아 아이들을 동반하고 방문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임시보호기간이 있어 불가피한 상황에 다시 보호소로 입양한 동물을 돌려보내는 것이 가능하지만 입양을 결정하기 전 충분한 고민의 시간과 가족과의 상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유기 동물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람의 이기심으로부터 발생되었다는 것에 우리는 죄책감을 가져야 한다. 그 책임 또한 우리한테 있으며 생명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유기 동물을 입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기 동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을 애니멀마마를 통해 깨닫는다./엄혜정
애니멀마마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theanimalma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