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물 이야기] 제9화 무엇이 먹는 물인가? 수질검사편

기사입력 : 2020년 05월 08일

현장에서 직접 뛰는 청년전문가 문동진의

캄보디아  의 모든 이야기

 제 9 화 | 무엇이 먹는 물인가? 수질검사편

지난 회에서는 캄보디아의 우물에 대해 소개하였습니다. 이번 화에서는 ‘먹는 물은 무엇인가’ 그리고 ‘캄보디아 국가가 인정하는 먹는 물의 기준’라는 주제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먹을 수 있는 물’이라 하면 정확히 그 정의, 요건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색깔이나 냄새가 아주 이상하지 않고, 먹고나서 배가 안아프면 먹을 수 있는 물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 그렇게 넘어갈 수 있지만, 정확히 먹는 물을 정의해보라고 한다면 딱히 머리 속에 떠오르는 정의는 없을 것입니다.

또 단순히 먹을 수 있는 물을 넘어서 좋은 물은 무엇일까요? 예전에 제가 렌트해서 살던 집의 주인이 애기를 낳았는데, 자기들은 캄보디아에서 일반적인 물이였던 다사니를 마시는데에 비해 자기 애기를 위해서는 저에게도 구매가 부담스러운 프랑스산 에비앙 생수를 묶음으로 사와 갓난아기용 미음등을 위해 쓰는 것을 봤습니다.

이 집 주인은 그 프랑스산 에비앙이 기타 시중의 보통 물보다 “더 좋은 물” 이라 믿고 있음을 볼 수 있으며 실제로 독자분들중에서도 더 좋은 물이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적어도 일반 시중의 물보다는 에비앙이 좋겠지 하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정말 건강에 더 좋은 물일까요? 보통 또 좋은 물이라 하면, 어떤 기계를 거친 물은 비타민 워터, 알칼리이온수등이 되어 사람의 몸에 흡수도 빠르고 몸 안에 해로운 물질도 제거되는 사례가 생각나 실 수도 있습니다. 정말 먹는 물을 넘어서 사람에게 보편적으로 더 좋은 물이 있을까요? 이번 화에서 알아봅니다

캄물09.한국캄보디아식수비교▲ ‘먹는샘물’을 표기함으로 원수의 종류를 구분하는 한국, 수질 결과와 수원지만 표기하는 캄보디아.

이렇게 까다롭고 엄격하게 관리되는 데에 반해, 캄보디아는 특별히 원수에 대한 분류등은 특별히 하고 있지 않고, 다만 유엔 세계보건기구(UN WHO)에서 지정한 먹는 물의 기준을 들여와 이 기준을 충족하는 물을 먹는 물이라 정의 하고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진행하였던 수질검사 결과를 예시로 이 기준을 파악 할 수 있습니다.

표-01▲ 캄보디아 식수 기준 비교 수질 검사 결과 예시

유엔 세계보건기구는 약 120여가지의 항목을 정해놓고 먹는 물의 정의와 범위를 정해놨습니다. 위의 예시에서는 14개의 항목을 가지고 수질검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위 항목이 캄보디아에서 정수하는데 주로 문제가 되는 항목들이기 때문입니다.

위에서부터 비소, 염소, 불소, 망간, 총용존고형물(쉽게 말하면 물 속에 녹아 있는 물질 정도), 철분, 질소, 암모니아, 황, 경도, 산도, 탁도, 대장균입니다.

이 항목들이 캄보디아에서 주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제가 지난 회들을 통해 각 항목에 맞춰 다뤄왔었습니다. 캄보디아에서는 맨 위에 비소(Arsenic), TDS, 철분(Iron), 경도(Total Hardness), 탁도(Turbidity), 대장균(Coliform Bacteria)가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을 봐왔습니다. 염소가 문제가 되는 사례도 봤지만 이는 드문 사례였습니다.

위 수질검사 결과를 보면 우리가 평소에 중금속이라고 알고 있는 비소, 망간, 황등도 포함되어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소는 특히 몸에 안 좋다는 인식이 있으나, 적당한 비소가 함유되어 있는 물은 건강에 좋습니다. 철분, 망간등의 중금속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미네랄 워터(무기질이 함유된 물)이 좋다고 하는데, 이 무기질들이 다 이런 미네랄들입니다.

결론적으로 위의 항목에서 적합 판정을 받는 물이 마실 수 있는 물의 정의가 될 것입니다. 특히 캄보디아에서는 비소, 철분, 탁도, 대장균 부분에서 기준치를 상회하여 마실 수 없는 물이 많습니다. 시골에서 우물을 개발하여 생활용수로, 또 식수로 사용하고자 할 때 꼭 위와 같은 수질검사를 진행하시고, 이를 토대로 마실지 말지 판단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마실 수 있는 물을 넘어서, 몸에 더 좋은 물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외국의 비싼 물은 좋을 거라는 믿음이 보통있는데 과연 그럴까요?

물이 좋다라는 것은 물 안에 몸 속에 필요한 미네랄, 전해질들이 많다와 같은 정량적 정의, 또 물 맛이 좋다(목넘김이 좋다) 정도의 정성적 정의로 구분할 수 있겠습니다. 보통 물의 맛은 TDS, 그리고 경도(Total Hardness)에서 결정됩니다.

보통 TDS와 경도가 높으면 경수라 하여 물이 다소 센 물이 됩니다. 표에 보시면 에비앙과 쿨렌 과 같은 물은 경도와 TDS가 높고, 삼다수와 같은 물은 낮고, 증류수는 아예 없습니다.

연수가 물이 비교적 부드럽고, 경수는 센 맛이 납니다. 캄보디아 시골 사람들은 지하수를 정수해서 주면 평소에 빗물(증류수)를 마시던 사람들이라 지하수에 미네랄 함량 때문에 물 맛이 이상하여 아무리 깨끗한 물이라 하여도 취흡을 기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미네랄의 차이가 맛을 좌우합니다. 또한, 타 지역에 가서 배탈이 나는 경우, 그 지역에 물이 실제로 대장균이 있을 수도 있지만, 미네랄의 성분 구성 및 함유량이 달라지면 배탈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 TDS, 물 속 석회 함유량이기도 한 Total Hardness가 낮아야 물 맛이 좋아집니다.

그외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칼륨등이 함유량이 높으면 좋은 물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평소에 먹는 음식에 들어있는 양에 비하면 양이 작을 뿐더러, 특히 나트륨을 많이 섭취하는 한국인의 경우 나트륨이 많이 들어간 물을 마시면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캄보디아에서 판매되는 식수들의 성분들을 잘 보시면 자외선, 역삼투압, 오존 살균하여 배포하는 증류수가 많고, 최근에서야 Provida나 Kulen처럼 미네랄물이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증류수보다는 미네랄 물을 마시는게 좋다라는 생각이 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모든 사람에게 좋다고 적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다음 회에서는 제가 진행하였던 현장 수질별 정수 설비 필터 처방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캄보디아 물 이야기] 연재를 시작하며 …

글로리엔텍 및 본인 소개

안녕하세요 저는 글로리엔텍(주)의 캄보디아 지사 책임자 문동진입니다.

글로리엔텍㈜는 물과 에너지가 어려운 개도국에 적합한 기술로 식수와 전기를 제공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는 한국 회사입니다. 식수 설비와 재생에너지 설비 보급 및 관리를 진행합니다.

이 일을 한지 5년차가 되었습니다. 그간의 경험들 중 나눌만한 가치가 있고, 자주 물어보시는 것들을 위주로 묵어 시리즈 물로 연재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저희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걸쳐 수많은 개도국에 정수설비 및 에너지 설비를 보급한 바 있습니다. 캄보디아, 베트남, 미얀마,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에디오피아, 우간다 등입니다.

 

캄보디아 시골지역 소재 공공성 있는 센터에 정수기 무료보급 프로젝트 담당

저희는 ‘글로리엔텍’이라는 이름보다, ‘매년 정수기 무상 후원하는 곳’으로 선교사분들께 많이 알려져 있을 것입니다.

저희는 2016년부터 올해까지 약 120대의 정수기를 무상 공급하였고, 시범기간이였던 2014년부터 진행했던 정수기를 포함하면 약 150대 가량 지원한 바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의 ICOOP 생활협동조합의 ‘세상을 바꾸는 마개’ 프로젝트의 후속 프로젝트입니다. 조합원들로부터 다 쓴 마개를 버리지 않고 모아 판매한 금액을 국경없는 과학 기술자회(이하 국과회)를 통해 후원합니다.

이 후원된 금액으로 개도국 현지인도 유지보수가 쉬우며, 최대한 넓은 범위의 물을 정수하면서 경제적인 정수기를 개발, 조립하여 개도국으로 보급합니다. 저희는 국가회의 후원사이자 파트너사로써, 이 프로젝트를 실행-운영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캄보디아에 중점적으로 보급하고 있고, 그외 미얀마, 몽골등에도 보급한 바 있습니다. 보급 기준은 캄보디아 시골에 공공수도가 들어가있지 않은 지역이며, 현지인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센터, 교회, 마을회관, 학교등에 주로 공급합니다. 이에 프놈펜에 거주하시는 선교사님네 가정집에는 무상제공하지 못함을 안내드린 바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저희가 보급한 정수기 설치 사례 입니다.

2

 

이 시리즈를 연재하는 이유.

캄보디아에는 아무래도 선교사로, 혹은 시골 지역에서 각종 봉사활동을 주로 하는 NGO 관련 자로 오시는 한국 분들이 많습니다. 꼭 봉사 목적이 아니라 하더라도, 시골에 계시는 대부분이 물로 고생하시는 사례를 많이 봅니다. 특별히 프놈펜, 시엠립, 바탐방등 공공수도가 설치되어있는 지역외 정말 시골에서 거주하시는 분들의 삶은 하루 하루 물과의 싸움임을 봅니다.

제가 5년간 캄보디아 물에 대해서 경험했던 바를 나누면, 시골에서 물로 어려움을 겪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부디 유익하시길 바랍니다. 감사드립니다.

 

관련하여 문의 사항이 있으실 경우 아래 연락처로 문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골에서 물과 에너지에 대한 질문, 정수 설비 문의 환영합니다.

또는 기고를 통해 추가로 알고 싶은 부분도 말씀해주시면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 카카오톡 아이디: yeeeahbaby
◆ 캄보디아 로컬 번호: 095811467
◆ 이메일: mr.djmoon@gmail.com

 

문동진

필자 이력:

- 글로리엔텍 캄보디아 지부 책임
- 캄보디아내 23개소 식수공급설비 설치/운영/관리
- 대한민국 환경부, 미래창조고확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다수 ODA 프로젝트 현지파트담당
- 프놈펜왕립대학교 개발학 석사 수료
- 한동대학교 기계제어공학부 / 국제 기업가정신 학사 졸업
- KOTRA 청년창업지원 Global young Businessman 프로그램 선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