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놈펜 밤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하모니, 캄보디아 최초의 심포니 오케스트라 성황리에 창단 공연을 마치다!

기사입력 : 2019년 09월 09일

#이날 공연 첫곡으로 캄보디아 출신 지휘자 찬 비타로의 지휘 아래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 2악장이 연주됐다.

▲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 2악장을 완벽하게 연주한 캄보디아 최초의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자 찬 비타로

한국인이 설립한 캄보디아 최초의 심포니 교향악단 창단 기념 특별공연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8월 31일 저녁 프놈펜시 짜토목 국립극장에서 개최된 프놈펜 심포니 오케스트라 창단 기념 특별공연은 300개의 객석을 가득 채우고 남은 관객들은 선 채로 관람을 했을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프놈펜국제예술대학교(PPIIA) 재학생 및 졸업생, 현지 전문음악인들로 구성된 프놈펜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이날 한국에서 찾아준 정상급 음악인들과 더불어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내며 도시의 예술적 메마름과 열대야의 무더운 열기를 일소시키는 듯 했다.

소프라노 권성순, 바리톤 김건화, 알토 박혜성, 테너 김형찬 등 내로라하는 국내 정상급 남녀 성악가들과 함께, 양국의 연주자들, 그리고 합창단원 등 약 70여명이 협연에 나서 한국-캄보디아 양국 문화예술 교류사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

이날 공연에는 현지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문화예술부 차관을 비롯한 문화예술계 주요 인사들과 김지민 주캄보디아대사관 총영사, 그리고 각국 주재 외교관들도 프놈펜 심포니 오케스트라 창립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하며 자리를 빛냈다. 캄보디아를 대표하는 최초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창단소식에 바이욘 TV 등 다수 현지 언론들도 참석해 열띤 취재경쟁을 펼쳤다.

실내조명이 꺼지자 소란하던 객석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어둠 속에서 적막만이 맴도는 가운데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캄보디아 지휘자인 찬 비타로가 무대 위로 올랐다. 그의 지휘아래 일치단결된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 2악장을 완벽하게 연주했다. 캄보디아 최초의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프놈펜 심포니 오케스트라 창립 기념 특별 공연 지휘에 나선 한국인 지휘자 윤승업

▲  프놈펜 심포니 오케스트라 창립 기념 특별 공연 지휘에 나선 한국인 지휘자 윤승업

다음으로 국제음악대회에서 수차례의 수상경력을 지닌 한국의 명지휘자 윤승업이 지휘하여 슈베르트의 8번 교향곡 1악장이 연주되었다. 이어서 연주된 ‘차르다시(Czardas)’는 이탈리아 작곡가 비토리오 몬티가 헝가리 무곡을 편곡해 만든 것으로, 이날 바이올리니스트 ‘이아라’와의 완벽한 협주를 통해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자아냈다.

그리고 드디어 프놈펜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준비한 이날 저녁 최고의 하이라이트 무대가 막을 올렸다. 이전 연주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가운데 바리톤 김건화의 낮게 깔리는 저음이 웅장하게 울려 퍼지며 장내를 압도했다.

 

“오 벗이여! 우리들은 더욱 즐거운 기쁨에 찬 노래를 부르지 않으려는가”

 

그의 약력에 걸맞은 완벽하고 무게감 넘치는 목소리였다. 저음으로 가지런히 정렬된 선율 위로 남은 세 명의 남녀 성악가수들의 목소리가 더해지며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며 베토벤 9번 교향곡 4악장의 서막을 알렸다. 뒤이어 50여명으로 구성된 남녀 합창단이 ‘환희의 송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무대를 가득 메운 웅장함에 좀처럼 경험키 어려운 환희를 선사했다. 완벽한 4악장 절정의 순간이었다.

 

#4

▲  소프라노 권성순, 바리톤 김건화, 알토 박혜성, 테너 김형찬이 양국의 연주자들, 그리고 합창단원 등 약 70여ㅕㅇ의 합주에 맞춰 장내를 압도하는 공연을 선보였다.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된다”로 시작된 합창은 절정의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는 “만민들이여! 서로를 껴안아라!”라는 극작가 실러의 멋진 가사로 화려한 대미를 장식했다.

객석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뜨거운 앵콜 요청에 무대에 다시 오른 4명의 남녀 성악가들이 이번에는 갑작스런 왈츠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자아냈다. 그와 동시에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축배의 노래를 부른데, 이어 유명한 성가곡인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마지막 곡으로 순간처럼 짧게 느껴지는 대단원의 막이 내려졌다. 관객들은 연신 ‘브라보’를 외치며 열렬한 기립박수로 연주자들의 열정에 보답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20대의 젊은 캄보디아 음악인들은 성취감과 감격 속에 눈을 빛내며 캄보디아 예술계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2

▲ 이찬해 프놈펜 심포니 오케스트라 단장, 김지민 주캄보디아대한민국대사관 총영사, 캄보디아 문화예술부 차관이 연주자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있다. (사진 박정연)

 프놈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단장 이찬해 프놈펜국립예술대학교 총장은 공연에 앞서 가졌던 인터뷰를 통해 “한국에서 자비와 시간을 들여 참가해준 한국의 성악가들을 비롯해 여러 음악인들의 도움 덕분에 창립 음악회가 마무리 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어서 “프놈펜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앞으로 매년 상·하반기에 걸쳐 정기 연주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캄보디아에서 키워낸 나의 제자들이 음악인으로서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더욱 성장과 발전이 있을 수 있도록, 나의 남은 인생을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무대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며 캄보디아 최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멋진 스타트를 끊었다. 관람한 관객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사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문다슬